요즘은 영 할 게임이 없어~ 하면서도 꾸준히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방심하면 모바일 게임으로 오토나 돌리면서 유튜브나 보는 잉여생활을 보내게 되거든요.

콘솔 게임을 하는 것조차 기운을 내야 한다니, 얼마나 의욕이 떨어진 건지.ㅎㅎ

 

좀처럼 의욕이 안나서 13기병을 사놓고 안하고 있다가 고오쓰가 발매된 후 이런저런 화제가 되는 것을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만에 들어서 바로 사서 플레이해 봤습니다.

감상은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해주는 게임이었다, 네요.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몽고의 대마도 정벌을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형 액션게임입니다.

뭐, 몽고군이 처 들어오고~ 사무라이 주인공이 이에 맞서고~ 그런 내용이라 예상했고 반은 맞았습니다.

실제 이야기는 이 미증유의 위기에 과연 무사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고찰과 그 갈등이 중심이네요.

 

압도적인 군세와 공포를 이용해 싸우는 몽고군!

이에 사무라이 80여명이 명예롭게 어택땅을 해보지만 당연히 전멸!

간신히 살아남은 주인공은 붙잡힌 숙부를 구하고 몽고군을 몰아내기 위해 홀로 싸움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정정당당' 으로는 싸움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점점 비겁하지만 효율적인 전술을 구사하는데.

 

명예와 효율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갈등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크게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게임 시스템 또한 명예로운 맞대결과 비겁한 암습 두 패턴으로 나눠놓아 주인공의 갈등을 실제 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압권은 배경 비쥬얼.

정말 사람의 감각을 압도하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경치를 보여줍니다.

 

위의 말타는 장면은 오프닝 시퀸스인데, 진짜 초반에 프롤로그 끝난 후 저 장면이 나올 때 그 압도되는 감각은 대단했습니다.

저 장면만이 아니라 이후 대마도 어디를 가도 화려한 색감의 자연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런 자연풍경 사이를 가만히 거닐리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을 했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네요.

 

게임 연출도 좋았습니다.

위에 말했듯이 게임 내 시스템을 연출의 일환으로 잘 섞어 써서 이야기에 몰입을 도왔죠.

야리카와의 성채에서 주인공이 망령으로 각성하는 장면은 별 생각없이 게임을 하다 큰 충격을 받았었고

엔딩 부분의 연출은 단풍을 배경으로 특유의 강렬한 색감을 이용하여 서정적인 느낌을 잘 살렸었죠.

 

게임 플레이 부분은... 칼싸움과 암습을 제외하고 크게 재미가 있진 않았네요.

특히 서브퀘인 여우찾기나 신사찾기가 너무 반복되서 지루해 죽을 거 같았습니다.

초반에 서브퀘만 계속 하다가 게임이 너무 재미 없어서 엔딩만 보고 접자~ 했는데

메인퀘를 진행하니 너무 재밌더군요.(...) 그냥 서브퀘를 못 만든듯.

다만 전투는 간단하면서도 재밌었는데 일본도로 챙챙 거리며 싸우는 욕망을 잘 채워줬습니다.

 

보통 전 게임 엔딩을 본 후 남은 서브퀘를 구태여 다 하려고 하진 않습니다. 귀찮아서.

하지만 이 게임은 지금 서브퀘를 다 깨고 다니고 있는데,

게임이 재밌어서가 아니라 게임 내 경치를 다시 한 번 돌아다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고오쓰가 구현한 대마도의 전경은 현실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서브퀘를 깨느라 말을 타고 달리면서 주변을 살펴보는게 어찌나 즐겁던지.

 

일단 플래티넘 트로피 따는 것을 목표로 몇 일간 더 플레이한 다음에 13기병을 이어서 해봐야 겠네요.

게임불감증 걸린것처럼 콘솔겜 안하고 있다가 고오쓰 재밌게 한 후 의욕이 살아난거 같아 다행입니다.ㅎ

염동력으로 책을 공중부양 시키는 세이라 씨(뻥)

 

 

─최근에 건담을 봤습니다.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었거든요.

지금은 다 보고 제타건담을 이어서 보고 있는데 퍼스트 건담이 역시 재밌더군요.

작화는 제타건담이 나중에 나온 만큼 훨씬 좋았지만 전개는 퍼건 쪽이 훨씬 낫네요.

아무래도 화이트베이스라는 배를 중심으로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험담 형식인게 몰입이 잘된거 같네요.

 

그런데 이 화이트베이스라는 배, 승무원들의 인간관계가 뭔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아무로도 툭하면 이놈 저놈이랑 싸우고 다녔지만,

무엇보다 말이죠, 브릿지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던 놈년들의 사내정치가 어찌나 심하던지 어휴...

 

 

─화이트베이스 브릿지는 브라이트를 중심으로 미라이, 세이라가 서로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었죠.

초반에 서로 틱틱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도 많았고.

그런데 중반에 브라이트가 병으로 빠졌다가 돌아온 이후, 미라이와 브라이트가 붙어먹더니

세이라를 G파이터 파일럿으로 보냄으로서 권력의 중심인 브릿지에서 내쫒더니

나중에는 둘이서 합심해서 세이라만 까더군요.

 

대충 이런 식으로.

 

솔직히 이 장면을 보고 무섭게 느껴지더군요.

 

갑자기 둘의 대화에 끼어들며 엉뚱한 소리를 하는 세이라.

아직도 브릿지에 있냐고 쿠사리주는 브라이트.

(니 할일 남지 않았냐고 지적하는 건 덤)

사과하며 돌아가는 세이라 불러 세우고 왜 그딴 소리 했냐고 따지는 브라이트.

그리고 그 후 둘이서 "쟤 왜저럼?" "겁 먹어서 그래ㅋㅋ" 이러며 뒷담을 까는 두 사람...

 

세이라 씨... 중간까지 브릿지 안에서 막 주도권을 잡기도 하고 미라이에게 충고를 하기도 하고 잘 나갔었는데

한번 권력 싸움에 밀리고 나서는 처참할 정도로 몰락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어쩌면 세이라가 뉴타입에 눈을 뜬 건 권력싸움에서 진 스트레스가 원인이였던게...

 

나중에는 브릿지에서 염동력으로 카이를 들어올리기 까지 하는 세이라 씨(...)

─이런! 러브 코미디 붐이 왔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다양한 러브 코미디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군요.


'우리는 공부를 못해' 라던가 '5등분의 신부',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도 인기에 애니화도 되고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우자키 양', '나가토로 양' 같은 옴니버스 식 만화도 화제를 몰고 있습니다.


이런 러브 코미디 붐 속에서 최근 굉장히 인상깊게 읽은 만화가 있습니다.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 

이 만화는 트위터에서 자주 단편이 올라와서 많이 봤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편을 본 적이 없어서 무슨 내용인지는 몰랐었죠.


트위터에 올라온 단편들은 주로 주인공과 히로인이 꽁냥거리는 내용이였습니다.

히로인이 적극적인 태도이길래 이것도 타카기 양 같이 히로인이 남성을 리드하는 류의 옴니버스식 연애물인가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본편을 읽어보니 완전히 다르더군요. 다른 러브 코미디와 차별되는 독특한 만화였습니다.



주인공은 흔하디 흔한 음침계 중2병 중학생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이하 내마위)은 설정 상 특별한 점이 없습니다.


개성적인 히로인이 잔뜩 나와 히로인 쟁탈전을 벌이지도 않고,

판타지나 SF적인 설정도 없고,

특별한 부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과 히로인 이외에 비중있는 조연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과 히로인이 매번 작품의 메인 소재라 할 수 있는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캐릭터 개성에 특별한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인 이치카와는 음침계 중2병에 찌들었고 히로인인 야마다는 미인에 살짝 4차원끼가 있죠.

중요한 점은 그런 개성이 확 눈에 띈다기 보단 도리어 현실에 있을 법하다고 느껴지게 만든다는 겁니다.



야마다는 '학교에 과자를 가져와 먹는 것' 정도가 특이해 보이는 히로인



작중 에피소드 전개도 특별한 게 아닙니다.

야마다가 이치카와에게 커터칼을 빌린다던가, 패스트푸드 점에 갔다가 우연히 만났다던가 같은 사소한 이야기.

우연적 요소가 적고 흔한 일상같은 에피소드가 진행되죠.


이 만화는 특별한 설정이나 소재에 기대지 않고 담담하면서 정중하게 중학생의 첫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중딩, 어른은 아니지만 어린애도 아닌 사춘기. 그 존재 자체를 특별하게 보고 중학생만이 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보여줍니다.


이치카와는 야마다를 좋아하지만 처음으로 느낀 연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걸 특유의 음침계 중2병 망상과 결부시킵니다. 야마다는 이치카와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이치카와의 배려와 다정함에 끌리기 시작합니다.


첫사랑이기에 자기 감정의 정체도 몰랐고, 그것을 뒤늦게 깨달았어도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 모르는 중딩들.

대화도 나눠본 적 없는 두 사람이 조금씩 거리가 좁혀가는 과정과 그에 따른 감정의 변화가 손에 잡힐듯이 분명하게 표현되는 만화입니다.



만화를 여러 번 되풀이 해 읽으면서 다른 러브 코미디에 비해 이 만화가 왜 와닿았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특별한 설정은 없지만 그래서 현실감이 있었지요.

비중은 엑스트라 수준에 불과하지만 주변 인물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보여주고요.

배경과 소품들의 디테일은 파면 팔수록 깜짝 놀랄 수준이지요.

우연이 없는 전개와 이런 생생한 묘사들이 작품에 대한 감정이입을 매우 간단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내마위를 읽고 충격을 받을 만큼 재밌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비슷한 느낌을 받은 팬들이 많던데 다들 감정이입이 쉽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여하튼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게임을 하든, 애니를 보든, 책을 보든 뭘 하던간에 가슴이 설레는 뭔가를 접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그것 깨닫게 해주는 만화였네요.


요즘 엔간하면 감상은 트위터에 올리고 마는데 굳이 블로그에 적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스팅했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감상 기준점이 되는거 같네요. 블로그에 쓰고 싶을 정도로 좋았는가? 같은.ㅋㅋ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