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재밌게 한 모바게 스토리 감상을 좀 풀어볼까 해서 블로그에 적습니다.

트위터에 적으면 스포일러를 가리기 어렵고 나중에 찾아보기 힘들고...

페그오와 에픽세븐 이야기에요!

 

 

 

─페그오 2부 5장은 유례없는 전후편으로 나눠져서 스토리가 개방되었지요.

 

솔직히 전편은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무엇이 재밌었는고 하면 소위 말하는 빌드업이 매우 잘 되었었죠.

처음에 적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고(근데 페그오 스토리는 언제나 이 시작부분이 원패턴인게;;)

이를 이겨내기 위한 수단이 제시되면서, 동료들이 모이고

치열한 접전 끝에 그야말로 간신히 승리를 움켜쥐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전기물의 모범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편의 아르고노츠 뽕맛이 아주 죽여줬죠...

 

전편이 이렇게 재밌다보니 후편도 당연히 엄청 기대가 됐었죠.

어제 막 클리어 했는데... 음...

재미가 없던 것은 아닌데 이야기에 아쉬운 점이 지나치게 크게 느껴집니다.

 

 

─먼저 무사시의 사무라이뽕 푸쉬가 너무 심했죠.

무사시는 1.5부 3장 주인공도 했었고 그 이후로도 심심찮게 등장했는데 이번에도 내내 등장합니다.

이렇게 자주 등장했다면 적어도 큰 역할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이렇다할 역할이 없습니다.

설정 상 성장이 다 끝난 캐릭터라 그런지 고뇌나 고난, 혹은 이를 뛰어넘는 모습이 전혀 없어서

서사에 굴곡을 전혀 주지 못하고 무사시가 나오는 장면은 뭔가 계속 평탄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 카오스전이 볼거리인데,

이게 빌드업이 약해서 그런지 너무 허풍이 심한 장면같기만 하고 사무라이 일뽕이 짜증만 나더군요.

사실 카오스 등장하는 그 장면은 이야기에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무사시 멋진 장면 챙겨주려는 것 뿐이었죠.

 

 

─또 맘에 안 들었던 부분이 5장 후편의 협력자로 나온 쌍둥이입니다.

페그오 2부에 들어서 중요한 설정은 이 모험이 '세상을 구한다' 가 아니라

자신의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른 세상을 멸한다, 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칼데아 일행은 다른 세계를 하나 둘 멸망시키면서도

그나마, 그래도 자신들이 죽이는 세계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합니다.

그런 자세가 이문대를 멸망시키면서도 그곳의 사람들을 구하려는 태도를 정당화시켜 줬죠.

 

그런데 이번 이문대는 사람들이 모두 칼데아를 거부하는 상황이었고,

결국 적대적 관계가 되어 맞서 싸우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 그건 좋은데...

현지주민인 쌍둥이가 나와 "우린 너무 오래 살았는데 이렇게 사는 건 아닌거 같다" 하면서

자기네 세상을 멸망시키자고 하며 주인공 일행과 협력합니다.

 

...쌍둥이의 결론은 너무 오래 살아서 나온 것인데, 그러면 아직 오래 살지 않은 그곳 주민들은 뭔 죄지 싶고,

오늘과 다른 내일 운운하지만 걔네들이 벌이는 짓은 그 내일조차 송두리째 빼앗기는 거고,

거기에 주인공 일행은 동조해서 "그래요 차라리 죽는게 낫겠어요" 같은 태도를 취하고...

 

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알겠는데 위처럼 지적할 부분이 너무 많이 튀어나와서 도무지 몰입을 못하겠더군요.

작가도 무리수를 좀 아는지 쌍둥이들이 자기들더러 대악당이라고 자조하는 장면을 넣었지만,

연출이 그렇지 않은걸...

 

 

─일단 재밌게 하긴 했습니다. 남들이 다 욕하는 막판의 지구국가총독도 좋았어요.

사람들의 머리 위를 뛰어다니는 이런 정신 나간 전개여야 볼 맛이 나죠.

보통 시나리오를 보고 재밌었다고 느끼면, 그 후 아쉬운 점은 애정어린 비판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 5장 후편의 아쉬움은 그 정도가 아니였네요. 몰입이 안될 정도였으니.

뭐 그거 말고도 헤파이토스나 무라마사 설정도 갑자기 바뀌는거 같아서 또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고.

 

 

 

─에픽세븐 1부 스토리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너무 평이한 이야기라 기억나는게 없거든요.

 

하지만 2부 스토리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재밌더군요!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난잡해지기 쉬운 이야기가 나름 깔끔하게 전개되다 종료되었다는 점입니다.

5개의 국가와 여러 등장인물들이 얽히고 설켜서 때론 정치물을 찍고 때론 연애물을 찍다가

결국 최후의 무대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마지막 장은 우주마왕(...) 파스뭐시기랑 싸우는 부분이었는데

주요 등장인물들이 힘을 합쳐서 싸우는 이야기일까 싶었는데, 마지막 장의 절반 이상을 각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완결을 위해 할당하는 것입니다.

 

보통 서사를 위해 캐릭터를 희생하거나, 캐릭터성을 띄우기 위해 서사를 희생하고는 하는데

이 마지막 장의 이야기가 이 서사와 캐릭터의 균형을 잘 지키는 것 같아서 감탄스러웠습니다.

 

일본겜 스토리에서 느끼기 힘든, 문장에서 한국산 스토리라는 것이 묘하게 느껴지는 센스들도 잼났고요.

 

아, 그리고 전투가 적당히 어려워서 좋았습니다.

마침 페그오가 시나리오상 지는 전투는 그냥 대놓고 못 이기게하고, 전투 난이도 올리겠다고 마슈와 프렌드 강제하는 꼬라지를 보다보니 평범하게 전투 밸런스 조절해서 이기기 힘들게 하는 것이 되게 뛰어난 기술처럼 느껴지더군요ㅋㅋㅋ 이런 점도 몰입감에 큰 영향을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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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업뎃 후 메인 화면. 신규 업뎃 보상 신청을 잘못해서 SS랭 공짜로 주는거 못 먹었다 흐규흐규

 

지난 번에 이어서 최근 정말 재밌게 하고 있는 그랜드체이스 이야기입니다.

본래 콘솔이나 피씨 게임을 즐기던 사람이라 스마트폰 게임을 붙잡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건 재밌네요.

 

생각해보면 해본 스마트폰 게임은 손으로 헤아릴 수 있을 만큼 적은거 같습니다.

확밀아, 드리프트 걸즈(...), 크루세이더 퀘스트, 페그오... 이 정도?

손만 댄 게임은 꽤 있지만 2주 이상 한 게임은 저것들 뿐인거 같네요.

 

사실 스마트폰 게임 트렌드들이 저에게 잘 맞는거 같지 않습니다. 오토라던가, 과금이라던가.

특히 오토는 오늘 날 게임에 반드시 들어간 기능인데 전 아직도 이 기능의 유용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편하지만 재미가 없잖아요?

 

그랜드체이스 포 카카오(이하 그카오)도 오토 기능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게임이 좀 어려워서

오토만으로는 깨기가 힘들어서 이것저것 조작을 해줘야 하죠. 그 점이 재밌더군요.

 

 

게임은 파티를 꾸려서 던전을 진행하고, 스킬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서 승리해 나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런 게임들이 늘 그렇듯이 캐릭터들 마다 스킬 등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파티를 꾸리는 재미가 있네요.

 

오토로 잘 진행할 수 있을것같지만... 난이도가 좀 되는 게임이다 보니 조작을 해줘야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주로 바닥 피하기나 적들 예쁘게 모아서 광역공격으로 지지기 같은 조작이죠.

적들 한 자리에 모아서 광역으로 딜을 퍼부으면 타격감도 좋아서 기분이 상큼해 지죠.(...)

 

 

 

캐릭터는 B등급~SS등급이 있습니다. 솔직히 B~A는 그다지 쓸모 없지만...

SS등급은 물론이고 S듭급도 상당히 쓸 만해서 종류별로 키우는 재미가 납니다.

특히 SS등급은 세지만 수급이 힘들기 때문에 주로 S등급을 육성하게 되는데,

하나 육성하는게 그렇게 빡세지 않아서 다양하게 육성하게 되지요.

 

게임이 같은 던전을 계속 돌아도 보상이 거의 없어서 자연스레 노가다가 적고(대신 육성이 쉬움)

미션과 난이도 높은 던전에 도전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 붙잡을 필요 없이

하루에 짬짬히 시간을 내서 플레이해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길드나 대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페그오마냥 혼자서 즐기는 게임이라 타인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게임 내 단점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이 재밌다보니 그런저럭 감안할 수준은 되는거 같네요.

 

스토리 진행은 이런 식. 유치하지만 귀엽다

 

다만 게임에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암만봐도 유저 수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본래 그랜드체이스는 PC용 온라인 게임으로 초딩들이 많이 했다고 해서 급식겜이라고 불렸죠.

그러다보니 저처럼 당시 게임을 안했던 사람들은 아무래도 접근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당시 그체를 했던 유저들도 너무 달라진 게임성때문에 실망하고 안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거기다 악명높은 카카오 이름이 붙다보니 사람들이 자연스레 믿고 거르는 사태도 발생하고

광고를 안하는 것은 아닌데 광고를 해도 "그카오 나왔어요 뿌움~" 정도만 하고

이게 무슨 게임인지, 어떤 점이 재밌는지 전혀 설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최소한 게임하는 영상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 있다면 좀더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좋았을 텐데요.

 

그런 주제에 이 게임, 과금 구조가 유저친화적인 부분이 있는게 지금 되려 문제입니다(...)

일단 가챠 말인데요, SS등급 가챠 확률이 페그오와 같은 1%로 심히 창렬하지만

 

천장이 있습니다.

게다가 천장 도달하는게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과금을 하려고 해도 적당히 지르다보면 천장에 도달해서 원하는 것을 반드시 먹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계속 지를 이유가 없어지죠.

심지어는 벼라별 이벤트로 SS등급 영웅을 막 퍼줍니다.

 

그렇다고 가챠 이외에 다른 패키지 상품들이 과금할 만한가 하면, 제 생각에는 별로.

그렇게 돈을 내서라도 꼭 가지고 싶은 상품들이 보이질 않아요.

 

그러다보니 무과금 유저들도 만족스럽게 게임을 하고, 과금 유저들도 헤비 과금러가 나오기 힘들어서

1인당 과금액이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유저 수 자체가 또 적어 보이니

게임 매출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건가 걱정이 되네요.

 

으으... 내가 게임을 즐기면서 왜 회사가 돈을 잘 버는지 걱정해야 하는데!! 같은 생각이 들지만...

패키지 게임이면 이런 걱정을 안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은 매출 문제로 망해버린 게임들을 워낙 많이 봐왔기에 이런 걸 신경쓸 수 밖에 없네요.

실적이 안나오면 무리하게 실적을 내려다가 게임 망가지는 것은 한 순간이니깐요.

 

그나마 희망은 게임이 잘 만들어 졌으니 해외에 진출해서 인기끌기를 기대하는 정도일까요.

국내에서는 그체나 카카오에 워낙 선입견이 강한 사람들이 많아서 유저 끌기가 좀 힘들었으니깐요.

 

하여간 요즘은 매일 그카오만 하면서 미션이랑 던전 다 깨고 "더 할 거 없나?" 하고 아쉬워하는 나날입니다.

이 게임, 같은 던전 또 깨면 진짜 아무것도 안줘서요.ㅋㅋ

 

 

*참고로 보는 페그오의 창렬함!

 

그카오: SS등급 캐릭터 가챠 확률 1%

페그오: 5성 서번트 가챠 확률 1%

 

그카오: 확정픽업의 경우 SS등급 캐릭터 출현시 반드시 확정

페그오: 확정픽업의 경우 5성 서번트 출현시 70% 확률로 나옴

 

그카오: 천장 있음. 뽑기 누적 200번 당 원하는 SS등급 캐릭터 선택!

페그오: ...특수소환을 천장이라 봐야 하나?

 

그카오: 이벤트로 SS등급 캐릭터를 품

페그오: 그랬던 역사가 없음

 

그카오: 각성을 위해 같은 캐릭터 두 개가 필요. 단 육성이 끝난 낮은 단계 캐릭터로 대체 가능

페그오: 보구 레벨 상승을 위해 반드시 같은 서번트가 필요. 대체재는 없음

 

...하지만 매출이 페그오가 월등히 높습니다. 이 바닥은 쓰레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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