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만담 퍼레이드.

─────────────────────────────────────────────

1.

간만에 만나자는 약속을 한 타오와 裏葉(이하 마실트).

서로의 집 가운데 쯤을 약속장소로 잡고 타오는 조금 늦게 집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약속장소에 마실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런 시츄에이션에 당한 적이 많은 타오는 불안한 마음에 마실트에게 문자를 보냈다.

타오: 뭐야? 왜 안나와?

답장은 바로 도착했다.

마실트: 지금 상호네 집 앞이다. 좀만 기다려.

타오: ......


(타오는 그 상호의 집 앞에 서 있던 것이다)


타오는 (순진하게도)'혹시 집 뒤편에 있다던가 하는건가?'하고 이리저리 집근처를 뒤져봤지만 아무도 없었고.

마실트는 5분 후에야 유유자적하게 등장했다.

타오: ...낚였구나. 문자를 보낸건 어디서 였냐?
마실트: 집에서 막 출발했을 때.


2.

그 후 낚시에 관한 화제에 올라 열을 올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두 사람은...

마실트: 그러고보면 보드게임 중 상대방을 낚는 게임이 많잖아?
온라인으로는 안나오는 건가? '낚시왕 강바다'같은 걸로.

타오: 왜? '라이어 게임'(만화)같은?
최고의 낚시왕을 가려내는 거냐?

마실트: 음...
플레이어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 죽도록 헐뜯고 낚는 게임이지.

타오: 그것보다 운영자가 유저를 낚는 게임은 어때?
유저가 멋모르고 게임을 한 순간부터 낚이는 거지. 운영진은 돈먹고 튀고.
그래, 그거 좋겠다. 당장 퍼블리싱하자.

마실트: 검찰에서 찾아오지 않을까?

타오: 걱정 마. 그때 쯤이면 우린 자유의 나라, 미쿡으로 가고 있을 거다.
가슴에는 총 한자루를 품은 채.


3.

마실트: 캡슐파이터를 하다보면 가끔 '나는 캡슐파이터 매니아~'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
나는 처음에 그걸보고 '아, 정말 이 게임을 좋아하는가 보다' 생각했었지.

타오: ...필터링이잖아, 그거.

마실트: ...나중에 내가 말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상호랑 같이 게임하다 보면 그녀석, 욕을 계속 하니깐 필터링이 자꾸 뜬단말야.
그래서 내가 '매니아 타령좀 그만 해. 이 게임 좋아하는 거 세상사람들 다 아니깐' 이라고 해줬는데.

타오: 유연한 대책이군.

마실트: 그러고보면 대대로 내려오던 낚시로 '블리치 5xx화 번역~' 이라고 해놓고선,
들어가보면 싸이월드인 경우가 많지 않나?
그것도 처음 봤을 때는 '왜 없지?'하고 생각했었어.

타오: 네놈도 의외로 순진하게 속는구만.


4.

마실트: 좋아, 낚시의 효용성은 익히 알려졌으니 활용하는 일만 남았어.
이번 시험 과제로 커다란 낚시를 내는거야. 교수가 보고 벙쩌면 성공이다.

타오: 웃기지 마라. 지난 번에 이미 쓴 맛을 봤어.

마실트: 엥? 벌써? 언제?

타오: ...내가 만든 '아침 해가 떴습니다~' 있잖아.


타오는 예전에 학교 시험 과제로 애니메이션... 이라기 보단 움직이는 그림을 만든 적이 있다.
'아침 해가 떴~ 습~ 니다. 자!' ...하는 허무송 애니로 당시에는 인기였다.


마실트: 아아, 그게 왜?

타오: ...교수가 미쿡에서 살다 온 사람이였거든.


...듣기로는 상영했을 때, 학생들은 다 웃는데 교수만 벙쪘었다고.


타오가 '오늘 일을 블로그에 올리면 좋겠군' 이라고 말해서 기껏 올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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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게까지 TV를 보고있던 어느 날.
자정을 넘어 1시인가 2시가 되어가던 때에 재미난 심야방송(...)도 대충 끝나가고,
수많은 케이블 채널에서도 볼 것이 떨어져가던 때에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일본어가 나와서 보게되었는데... 산만한 분위기랄까, 인물이나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배경 전체를 담아내던 화면이 어쩐지 새벽 분위기에 어울려 드러누운채 죽 보게되었죠. 시작부터 본 것은 아니지만 거의 처음부터 봤었습니다. 다만 제목만을 몰랐는데, 키워드만을 가지고 인터넷 검색을 하니 금방 나오더군요. 히로스에 료코의 연애사진(戀愛寫眞)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마추어 영화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제대로 된 영화였군요]


프로 사진가를 꿈꾸는 '마코토'와 그의 연인 '시즈루'.
마코토를 보고 카메라에 흥미를 가진 시즈루는 마코토를 따라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불행히도, 시즈루는 사진에 대해 마코토보다 더 뛰어난 소질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일을 계기로 둘은 헤어지게 되지요. '마코토가 훌륭한 프로가 되는 날, 다시 만나자'라는 약속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 시즈루는 간간히 마코토에게 편지와 사진을 보내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친구로부터 시즈루가 죽었다는 소문을 듣지요. 편지를 받던 마코토는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생각에 뉴욕으로 시즈루를 찾아 갑니다...


헤어진 연인을 찾아 뉴욕으로 간 마코토.
마코토는 시즈루가 남긴 사진을 토대로 그녀를 찾아 헤맵니다.
카메라로 그녀가 찍은 풍경을 찍으며, 그녀와 같은 관점으로 풍경을 바라보게 되지요.
현재 그녀는 그의 곁에 없지만 그녀와 같은 풍경을 보며, 자신과 그녀가 겹쳐지는 느낌을 체험합니다.

이 대목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여기서 '재밌다' 하는 것은 오락적인 의미가 아니라...
뭐랄까요. 완벽하게 전파가 맞았다고 할까요?(웃음)
결국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닙니까.

겨울 풍경이나 빛을 비추는 영상이 새벽의 느낌에 좋았고, 그때는 뭔가 강력한 것보다는 천천히 음미할 것을 원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바랬고 애절한 마음과 극복을 보고싶었죠.
영화를 보며 대충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뛰어났다기 보다는 당시의 감성을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지요. 본디 아무 생각없는 액션영화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런 영화가 남는 것이 더 많은 듯 합니다.

영화 중반의 우연이나 후반의 억지 등, 비판을 받는 구석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 비판의 여지가 없는 궁극의 작품같은 것을 추구하며 사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컴퓨터같은 냉철한 머리로 작품을 이리저리 뜯어 분석하는 것보다,
어떤 사람들에겐 안 좋을지 몰라도 나에게만은 좋았던 작품을 찾아 헤매이는 인생인 것이겠죠.

마지막, 마코토가 오열하던 모습과 그 뒤의 엔딩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한참 전에 본 영화인데도 문득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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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솔리드4의 발매가 결정되면서 다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이젠 실제 예약도 받는다고 하는듯하고, 게임의 종류(일반판이나 스페셜판 등등...)도 공개되었고.
게임이 나온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합니다.
더이상 추가로 공개될 내용은 없어보이니, 나머지는 결국 게임에 달려있군요.

아직 PS3를 가지지못한 사람으로서 눈에 띄는 정보가 하나 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탈기어 솔리드4 PS3 패키지. 아마 발매되는 버젼중 최종 버젼이 아닐까요.
80기가 PS3 본체와 메탈기어 솔리드4 게임, 듀얼쇼크3패드가 동봉으로 그런저럭 합리적인 가격인 47만원...
이 사람이 원하는 물건은 다 이안에 있군요.
부탁이야, 이거라도 정발로 내 줘!!!

친구 "왜 미래도 없는 PS3 따위를 사려는 거야?"

본인 "...난 PS3를 사려는 게 아냐. 메탈기어를 사려는 거지."


──────────────────────────────────────────


어느 날, 친구와 함께 SD건담 캡슐파이터를 하기로 하고 접속했습니다.
캡파에는 소대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4명이 한 팀을 먹고 다른 팀과 싸우는 방식이죠.
이 소대전을 할 생각으로 친구가 '방 만들어서 초대해' 라고 귓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대기하는 동안 친구는 심심하게 대기방을 지켜봤는데...

눈에 띄는 팀이 있었습니다.

팀 이름은 '김일병, 비누 좀 줏어줘'

친구: 푸핫! 뭐냐, 이 제목은. 낄낄낄...
마실트: (귓말)다 됐다. 초대할테니 들어와.

초대를 받고 방으로 들어온 친구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팀 이름을 봤는데...
뭐, 이야기의 흐름상 당연히(웃음) 그 팀이였습니다.

친구: ㅅㅂ....
......
......ㅅㅂ
마실트: 왜 오자마자 욕을 하시나?
친구: 팀 이름봐라.
마실트: 아, 이거? 좋은 팀 이름이 떠오르지 않더라구.
'니파~☆ 팀'이나 '웃디우마우마팀'이나 '범골팀'은 다 해봤잖아.
친구: 이러고 잘도 사람들이 들어오겠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 바로 누군가가 들어왔고, 이름에 대한 대화는 그대로 중단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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