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친구네 집에서 아컴호러를 플레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엄청 재밌어서, 어떤 플레이가 나왔는지 간략하게 기록을...ㅋㅋㅋㅋㅋ


─파티는 4인 플레이. 4명이서 힘을 합쳐서 아컴을 위협하는 고대의 존재(크툴루)와 맞서 싸우는 게임이죠.

그 중에 친구A는 아주 의욕에 넘쳐 있었는데...
외판원 캐릭터로 시작해서, 다른 캐릭터에게 쓸만한 마법 아이템을 양도받고 싸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만,


─'날아다니는 폴립' 에게 싸움을 검. 하지만 대차게 패배. 아이템 절반을 잃고 정신병원으로 실려감.

─정신병원에서 다른 동료를 만나 다시 아이템을 양도받음. 그런데 날아다니는 폴립이 정신병원 앞까지 쳐들어와서 동료를 버리고 홀로 필사의 탈출.

─탈출한 곳에서 다른 몬스터를 만나서 결국 다시 아이템 절반을 잃고 정신병원 행(...)

─다시 아이템을 양도 받고 다른 데로 떠났지만 가는 곳마다 이벤트로 몬스터와 만나서 정신병원 행(...)

─결국 대량의 아이템을 잃고 동료에게 욕이나 들으면서 정신병원에서 소일거리를 함.

─돈도, 아이템도 없어서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음.

─대출을 받으면 나중에 돈 갚을때 큰 일이 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다 갚음.(...)

─동료에게 차원문 봉인 아이템을 얻고 차원문에 돌입하지만 몬스터를 만나서(...) 당함. 아이템 떨굼.
(이 때 가지고 있던 모든 아이템을 잃음. 본인 왈, 게임하기 싫어졌다고)

─결국 맨 몸 하나로 이곳저곳에서 단서와 아이템을 줏어다 다른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택배업을 시작.

─중간에 또 몬스터 만나서 막 죽어나가면서 막장인생을 찍음.

─이벤트로 강변에 가면 all or nothing으로 단서를 얻거나 죽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옴.
당연히 죽고 새로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강변에 자살하러 감.

─이벤트 성공해버려서 인생 리스타트 실패.(...)

─얻게 된 단서를 나에게 전달. 난 친구가 너무 불쌍한 나머지 음식이랑 마법 걸린 단검 하나를 양도해 줌.

─그거 들고 다른데 가다가 몬스터 만나서 또 당함(...) 음식을 떨굼.

─식당에 갔다가 소매치기를 당함... 그런데 돈이 한 푼도 없어서.(눈물)

─단서를 모으러 과학관에 갔다가 이상한 실험물체 덕분에 축복을 받음!! 이때부터 인생이 피기 시작.

─다른 동네 갔다가 몬스터와 조우. 축복과 마법걸린 단검의 힘으로 드디어 몬스터 퇴치에 성공!!
몬스터 몸 속에서 아이템이 나왔는데, 처음에 잃어버린 마법검을 다시 얻음!

─이 때쯤 게임이 막장으로 흘러가서 크툴루가 지극히 약화된 상태로 부활.

─성공 주사위 10개를 굴리면 이기는 상황.(5~6 나와야 성공. 축복받은 캐릭은 4~6)

─게임 내내 가장 활약했던 내가 선빵을 날렸지만 주사위 8개 굴려서 다 2가 나오는 기적을 체험.(...)

─그리고 막장인생 찍던 친구가 축복과 마법 걸린 단검, 마법검 쌍수 꼬나들고 주사위 11개 굴려서 10개를 성공. 결국 크툴루 퇴치에 성공.


...이런 인생역전 스토리를 게임 중에 찍어내더군요.ㅋㅋㅋㅋㅋㅋ

진짜 재수가 없어도 어떻게 저렇게 없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초반에 잃어버린 마법검, 내가 아무 생각없이 건네준 음식, 강변에 자살하러 갔다가 대량의 단서나 얻고 돌아오는 등 뭔가 복선회수도 충실한 스토리였습니다. 하여간 엄청 웃으면서 플레이 했었네요.

아컴호러는 파티협력 보드게임이고 스토리는 원래 없지만, 이렇게 플레이하다보면 기상천외한 스토리가 튀어나오기 일쑤더군요. 일단 기본 설정들이 세세하다 보니깐요. 오랜만에 플레이해봤더니 이렇게 재밌다니 다음에도 또 해봐야 겠네요.

'요즘의 이것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연말결산~  (2) 2016.12.31
2015년 연말결산  (4) 2015.12.31
내일 모레면 어느새 2015년  (2) 2014.12.30
타마코 휴우증이 큼..ㅋㅋ  (2) 2014.10.07
맨덤의 던전, 마마마 OST  (6) 2014.09.02

─메탈기어 라이징, 클리어 했습니다.
듣던대로 게임 볼륨은 작은 편이었지만... 오랜만에 하는 게임이여서 그런지 짧은지도 모르고 재밌게 했네요.
살짝 게임이 질리려는 타이밍에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ㅎㅎ

일단 감상이나 적어볼까 합니다.

 

─한 마디로 잘 만든 칼부림 액션 게임.
원래 이런 액션 게임은 잘 안하지만 메탈기어라서 했습니다. 메탈기어라서...

그렇다고 이 게임이 메탈기어 시리즈의 재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골판지 상자도 나옵니다. 무선통신의 재미도 충분하죠. 보스로 메탈기어가 나오고, 메탈기어 잡은 후 라스보스와 1대1 대결도 등장합니다. 설정도, 스토리도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지요.

하지만 원래 메탈기어 시리즈의 재미는 좀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뭐,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실테지요.
그저 눈 앞에 적들을 하나하나 쓰러뜨려 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과 적들을 고려하며 싸워가는 재미.
스파이 첩보물답게 전투가 진행되가며 끊임없이 바뀌는 스토리, 거기에 영향을 받는 게임성.
깊은 고찰을 하게 해주는 내용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연출 등등.

메탈기어 라이징은 기존의 메탈기어 시리즈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메탈기어 시리즈를 하며 자주 등장했던 '사이보그 닌자' 를 직접 조종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주인공이 초인이 된 만큼 인간의 힘(?)으로 온갖 난관들을 헤쳐나가는 재미는 없어졌지요.

그래도 의외로 말이죠, 이 라이징에서 메탈기어 솔리드4에서 이어지는 설정이나 스토리가 많았단 말이죠.
애국자들의 이야기나 솔리더스 스네이크(죠지 시어스)의 영향도 그렇고.
특히 설정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로 자세했습니다. 그 박사에게 무전을 때릴 때마다 쏟아져나오는 사이보그에 대한 과학 지식에 기가 막혔지요.

메탈기어 시리즈의 설정, 스토리를 계승하는 것 같으면서 계승 안하는 듯한 이 감각.
마치 메탈기어 시리즈의 동인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한 문장으로 표현한 이 게임의 감상.
아주 잘 만들어진 동인 게임. 정식 시리즈라 생각하긴 힘들어도, 충분히 재밌게 즐겼었네요.


─게임성은 그런저럭 괜찮았습니다.
사실 제가 액션 게임에 별다른 조예가 없기에 평가를 내리긴 힘들지만, 싸우는게 꽤 재밌었네요.
특히 칼을 휘두르다 적의 공격을 막는 패링 시스템은 전투의 흐름을 끊지 않고 편하게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게임 하다보면 적 공격 막 하다가 방어를 잊어서 맞고 짜증나기 일쑤인데, 여기선 방어가 우선 발동되니.ㅎ

그 외에 적 등에 몰래 다가가서 죽이는 닌자킬이나 적의 전지(?)를 뺏는 참탈 시스템, 스킬을 늘려서 전투를 보다 다양하게 즐기는 등 재미난 부분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재밌었던 것은 보스전!
기존의 액션 게임은 적이 죽을때까지 패야하는데, 이 게임은 툭하면 별별 이벤트나 연출이 일어나서 정신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전 꽤 좋아해요.
처음 라이덴이 메탈기어 레이랑 싸우다가 미사일 밟고 뛰어가는 장면에서 뿜었네요. 요즘 게임은 이러는군요.


─게임을 하면서 역시 잊기 어려운 것은 라스보스.(...)

아니, 원래 메탈기어 시리즈가 좀 진지한 작품이다 보니 보스들도 진지하기 짝이 없었고
사실 라이징에서도 지금까지의 진행으로 봐서 뭔가 흑막다운 흑막이 등장했어야 했는데 정작 등장한 것은 이 뭐..
메탈기어 솔리드2에서 전직 미국 대통령이 나와 쌍칼을 들고 라이덴과 칼무를 췄던 경력이 있었죠. 그거가지고 욕좀 먹었다 들었는데. 이번에는 상원의원이 나와서 나노머신으로 강철연의 그리드가 되어서 나타났네요.ㅋㅋㅋㅋ

그나마 솔리더스는 진지하고 이상이 높기라도 했지. 이번 라스보스는 완전 개그.
아니, 어쩌면 괜히 진지하게 굴어서 욕 먹었던 건가? 오히려 이러면 경파한 느낌이 들어서 시원시원 하더군요.
다만 그 데스페라도인가 뭔가들은 이 녀석의 뭘 보고 목숨을 바친건지 전혀 모르겠...;;

하여간 웃겨서 전 좋았습니다. 양복 잘 차려입은 상원의원이 보스길래 실망했는데
메탈기어에서 내린 이후에 너무 엄청난 모습을 보여줘서 크게 웃었네요.
베스트씬은 역시 "알아주는 건가!!" 하고 기뻐하며 라이덴 일으켜 세워주고 먼지 털어주는 모습... 음.


─하여간 메탈기어 시리즈라고 부르기 힘들었지만 메탈기어 시리즈였기에 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이 훌륭하고 어땠고를 떠나서 라이덴이 꽤 좋아졌네요.ㅎ

아래 영상은 이번 E3에 공개된 메탈기어 솔리드5의 영상. 영상미가 어마어마합니다.
원래 메탈기어 시리즈 분위기는 이렇다고요!!! 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좀 고어하니깐 주의!

 

─아컴 호러

 

아컴호러라는 보드게임을 사서 친구들이랑 해봤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크툴루 신화 관련 게임.

원래는 크툴루의 부름이라는 TRPG가 있는데, 그것을 간략화한 것이 이 아컴호러입니다.
TRPG의 간략화이기 때문에 TRPG보다 하기 쉽고, 일반 보드게임보단 어렵다고 할까요.
규칙 외우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뭐든 그렇듯이 익숙해지면 그만입니다.ㅋ

플레이어들은 아컴이란 도시에서 괴물들과 싸우며 차원문을 봉인하면 됩니다.
차원문이 너무 많이 열리면 고대의 존재가 눈을 뜨고 이기기 힘든 싸움이 시작되죠.
냐루코도, 하스터도 나오네요.ㅋ 쿠우코는 확장팩에서 나온다고 하고.

사실 크툴루 신화 TRPG를 해보고 싶었는데 그걸 할 수가 없으니 이걸 한 겁니다.
일본에서는 크툴루 TRPG가 제법 유명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그야말로 별세계 이야기이니...
언젠간 일본판이라도 구해서 친구들이랑 해보고 싶네요.

아컴호러는 한 판만 해봤는데 팀웍이 도무지 안 맞아서 하스타 강림을 막지 못하고
첫 턴에 전멸하고 말았습니다. 하스터 무섭다능...

'게임연구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권은 내다버리는 것  (2) 2013.08.17
보드게임 좋아하시나요  (4) 2013.07.17
메탈기어 스토리  (4) 2013.06.11
크리티카 하고 있습니다  (2) 2013.03.26
카드는 주웠다  (0) 2013.02.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