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아버지와 단 둘이 식사를 하고 있었을 때입니다.
여느 집안과 마찬가지로 아버지는 자식을 앉혀놓고 술을 드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길 좋아하시는데...


아버지:
아, 맞아. 지금 해둬야 할 얘기가 있지!

이 사람: ???

아버지: 혹시 나중에 모르는 일이니깐, 잘 들어둬라.
나도 늙었고, 엄마도 이젠 나이도 많으니깐 앞으로 몇 십년이 있으면 쓰러질 거란 말야.

이 사람: 오래 사셔야죠.

아버지: 언젠간 죽잖아.
여하튼, 나중에 몸이 아파 드러눕게 되어서 데리고 살기 힘들어 질 때 말이다.
보호원이나 요양소가 있잖냐.

이 사람: (홀짝─물 마시는 중)

아버지: 나이 든 부모를 그런 데에 보내는 일에 거부감이 들거나, 미안하게 생각 할 필요 없어.
보호원같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병을 봐주는 데에 더 전문가들이라구.
괜히 모시고 살겠답시고 치매걸린 부모를 방 안에 가두고 하는게 진짜 못할 짓이지.
부모에게나, 자식에게나, 그런 곳으로 보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이 사람: ......

아버지: 그러니깐,
나중에 치매나 중풍에 걸려서 몸 제대로 가눌 수 없게되면 괜히 죄책감 가지지 말고 보호원 같은 곳에...

이 사람: (홀짝)




아버지: 엄마를 보내.

이 사람: (푸읍~!!!)


p.s:

이 사람: 아빠는요?

아버지: 나? 난 좀 편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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