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의 결말은 어디에? 에서 이어집니다.

얼마 전에 끝난 '나루토 vs 페인' 관련 글입니다.
보고 좀 감명받은 부분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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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이야는 전설의 세 닌자 중 한 명으로 나뭇잎마을 출신이다.
그는 3대 호카게의 세 제자 중 한 명으로, 어릴 적부터 오로치마루, 츠나데와 같은 동료와 함께였다.
냉정하고 무뚝뚝한 오로치마루에겐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고, 아름다웠던 츠나데에겐 매일 찝적대는 나날...

그 세 사람은 3대 호카게의 밑에서 훌륭히 자라서 뛰어난 닌자가 되었고,
닌자대전에서 크게 활약하여, '전설의 세 닌자' 라고 불리었다.

그런 지라이야에겐 어떤 예언이 있었다.
그가 묘목산에서 두꺼비 선인에게 받은 예언이었는데, 그 예언은 다음과 같았다.

"너는 훌륭한 닌자가 된다, 지라이야. 그리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책을 쓸거다.
너의 제자 또한 뛰어난 닌자가 되는데, 네 제자는 후에 닌자 세계에 큰 번혁을 가져다 줄거다.
그 제자는 이 세계를 부흥케 하거나 멸하게 할텐데, 어느 쪽이 될지는 네 선택에 달렸다."

지라이야는 그 예언을 가슴에 품고 묘목산을 내려왔다.



닌자대전이 한창일 때, 세 닌자는 비 마을에서 전쟁고아 세 명을 만난다.
닌자가 되고 싶다는 그들을 오로치마루나 츠나데의 반대에 불구하고 지라이야는 제자로 삼았다.
자신들이 하는 전쟁때문에 고아들이 생겨난 것이니, 그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지라이야는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술을 가르쳤다.

그 제자 중에 '나가토' 라는 아이가 있었다.
그는 윤회안이라는 특이한 눈동자를 지녔는데 그것은 닌자로서 큰 재능이었다.
지라이야는 나가토를 '예언의 아이' 라 생각하고 올바르게 클 수 있도록 정성껏 지도한다.
사람은 고통을 겪으며 성장한다, 그 가르침에 나가토도 응했다. 자신은 친구들을 지키기위해 노력하겠다고.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믿는 힘이라 말하는 나가토를 보고 지라이야는 아이디어를 얻어, 소설 한 권을 쓰고 떠나는 날에 그들에게 선물한다.


그 후에 많은 일이 있었다.
오로치마루는 금지된 인법을 연구하다 배신자가 되어 나뭇잎마을을 떠났고,
그의 뒤를 쫒듯이 지라이야와 츠나데도 나뭇잎 마을을 떠났다.
나뭇잎 마을에서 키워낸 지라이야의 제자는 4대 호카게가 되었지만, 그는 구미호와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는다.

지라이야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일을 하는 한 편, 소설가가 되어 책을 써갔다.
수많은 닌자들의 삶을 알아가며 지라이야는 문득 생각한다.
닌자는 어떻게 살았느냐보다 어떻게 죽느냐로 그 삶이 판단된다, 자신도 선대의 닌자들처럼 멋진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그는 나이를 먹어가며 후대를 위해 싸울다 죽으리라 마음 먹게 됐다.
"행복 나부랭이는 남자가 추구할 것이 못 돼. 후대를 위할 수 있다면 이 몸이 죽어도 여한은 없어."


그의 나이가 50세가 되었을 때,
스승이었던 3대 호카게가 오로치마루의 손에 죽었고, 지라이야는 나루토를 만난다.
4대 호카게의 아들인 나루토를 보고, 어릴 적의 제자 생각이 나서 지라이야는 다시 나루토를 제자로 삼는다.
아니, 나루토는 4대보다 더 자신을 닮았다!

나루토는 친구이자 라이벌인 사스케가 탈주닌자가 되자 온 힘을 다해 쫒았다.
그 모습은 마치 탈주닌자가 된 오로치마루를 쫒던 지라이야와 같았다.
그는 나루토가 자신과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사스케를 포기하라고 했지만,
오히려 나루토의 굳은 결심을 보고 그를 정식제자로 삼는다.


제자가 된 나루토는 어느 날, 지라이야에게 물었다.
"에로선인은 오로치마루와 어릴 적에 친구였죠? 그런데 왜 그렇게 된거에요?"

지라이야는 책을 쓰던 붓을 놓고 답했다. 자신와 오로치마루의 관계, 증오나 고통을 몰랐던 어릴 적의 자신.
하지만 그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을 증오와 고통을 알게 되었다.
닌자세계의 증오의 연쇄고리는 끊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라이야는 어떻게든 그 고리를 끊고 싶었다.
싸움으로 끊기 힘든 것이기에, 지라이야는 책을 써서 그 증오의 연쇄고리를 끊고자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지라이야는 나루토를 보고 말한다. 만약 내가 잘 안된다면 그 때 너에게 부탁하마.
나루토는 자신있게 알았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지라이야는 안심했다.


3여년의 나루토의 수행이 끝나고, 지라이야는 다시 혼자서 떠났다.
그는 오랜 탐색 끝에 조직 아카츠키의 보스인 페인을 만났다.
놀랍게도, 페인의 정체는 옛 제자인 나가토. 지라이야는 '예언의 아이' 이라 확신했던 제자가 악의 길에 빠진 것에 절망하며 자신의 손으로 나가토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윤회안을 지닌 페인의 힘은 너무나도 강했고, 지라이야는 위기에 처한다.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페인이 나루토를 노리고 있었기에 그대로 물러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계속되는 페인의 공격에 지라이야는 마침내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지라이야는 생각했다. 자신의 삶은 과연 어떠했는가를.
스승도, 제자도 지키지 못했다. 동료였던 오로치마루도 도망쳤고, 좋아했던 츠나데에겐 차이기만 했다.
그리고 지금, 닌자세계에 변혁을 가져다 준다는 제자는 악의 길에 빠졌고, 자신은 그걸 뒤집지도 못했다.
자신의 인생은 정말 실패 뿐이구나, 한심하구나 생각했다.

그 때, 지라이야는 옛 과거의 환상을 본다. 4대 호카게가 된 제자가 지라이야의 책을 극찬했던 과거.
4대는 그 책을 좋아해서, 자신의 아들에게 책의 주인공과 같은 이름-즉 나루토-을 지어주었다.
그래, 내가 그 아이의 이름을 지어줬다. 지라이야는 정신을 차렸다.
선택을 한다면 바로 지금이다. 지라이야는 나루토를 '예언의 아이' 로 '선택' 하고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메시지를 남겼다.
나루토의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 을 스승으로서 본을 보이고자 한거다.

결국, 그 싸움에서 지라이야는 옛제자 나가토에게 목숨을 잃는다.


그 후, 지라이야와 같은 힘을 계승한 나루토와 페인(나가토)과의 싸움이 있었다.
막강한 페인을 상대로 나루토는 최고의 힘을 발휘했다.
중간에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지라이야가 꿈꿨던 이상' 의 실현을 목표로 계속 나아갔다.

마침내 페인을 쓰러뜨리고 나가토와 대면한 나루토.
나가토는 자신이 왜 악의 길에 빠졌는지 말해주며 나루토에게 '답' 을 요구한다.
동료들의 죽음에 절망하고 지라이야의 이상이 틀렸다 여긴 나가토는 그렇게 삐뚤어졌고,
나루토에게 지라이야가 말한 평화는 한낱 이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거기에 나루토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너를 용서할 수 없어... 하지만 에로선인이 나를 믿어줬다면 나도 에로선인의 이상을 믿겠어.
세상에 평화같은게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내가 끝까지 찾아낼거야.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

나가토는 이 말을 듣고 경악한다. 왜냐하면 이 말은, 옛날 나가토가 지라이야에게 해주었던 말이기 때문이다.
지라이야는 나가토의 이 말에 아이디어를 얻어 책을 썼다.
그 책에 감명을 받은 4대 호카게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책의 주인공에서 따왔다.
나루토는 자신과 같은 이름의 주인공이 나오는 그 책에서 지라이야의 이상을 발견하고 책의 대사를 말한 것이다.

결국은, 모든 것이 큰 원을 그리며 나가토에게 돌아온 것이다.
나가토는 다시한번 지라이야의 이상을 믿을 것을 결심하고, 나루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지라이야가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는 책을 써서, 세상을 증오를 끊을 거다."
그의 말대로, 그의 책이 두 제자를 통해 길었던 증오의 연쇄를 끊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살아 생전에 노력한 결과가 그 시점에 다달아서야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닌자 지라이야의 인생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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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보니 엄청 길군요. 이렇게 보면 사람의 삶은 죽는 순간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ps. 아, 그리고 오늘이 제 생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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