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린 시절에 탔던 미끄럼틀이라고 하면 이 사람에겐 대충 이런 이미지가 있습니다.
아니, 이런 이미지 정도가 아니라 바로 이거네요. 집 앞 놀이터 미끄럼틀 사진이에요. 20년 정도 지났는데 아직 그대로죠.
이 미끄럼틀은 제법 튼튼한지 20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이 놀이터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만...
사실 대부분의 놀이터 기구들이 안전문제로 바뀌었죠. 지금은 보고 싶어도 기억으로 밖에 떠올릴 수 없다는 것이 아쉽네요.

─사실은 동네에서 친구(타오)와 대화를 하다가 놀이터를 지나가게 됐는데 타오가 저 미끄럼틀을 슈웅~ 타더군요.
그때 마침 생각난 것이 있었습니다.

나: 요즘 동네 미끄럼틀을 보면 다 저렇게 원통형이지 않냐? 우리 때 미끄럼틀은 하나같이 노출형(?)이었는데.
그러고보니 저기 좀 걸어가면 엄청 큰 미끄럼틀이 있는데 함 가볼래?

타오: 왠 커다란 미끄럼틀? 그거 타러 먼데로 가자고?

나: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구.

...해서 두 사람은 커다란 미끄럼틀을 타기 위한 여행을 떠났던 것입니다.(두둥~)


─목표로 한 미끄럼틀이 있는 곳은 큰 도로를 두 번 건너야 나왔습니다.
타오는 투덜거리며 찾아간 미끄럼틀이 맘에 안들면 날 머리부터 박아넣겠다고 으름장을 피우고...

동네에 워낙 놀이터가 많다보니 이런저런 미끄럼틀이 눈에 띕니다.

나: 그러고보니 우리가 어렸을 때는 전부 통나무로 만든 놀이기구였는데 요즘은 다 저런 플라스틱이란 말야?

타오: 뭐, 낡았으니깐. 손잡이 파이프를 잡으면 고정되어있지 않아서 빙글빙글 돌아갔고,
통나무는 낡아서 속이 다 썩어 들어가서 발밑이 늘 불안했고...

나: 그래도 요즘 놀이기구들은 하나같이 안전에만 치중한 거 같아서 재미가 없어 보인단 말이지.
저래선 요즘 애들이 훌륭한 닌자로 성장하길 기대하긴 어렵겠어...

타오: 그래.. 우리가 어렸을 때는 거친 밧줄에 매달려 공중을 가르고, 썩은 통나무 외길을 걸으며 균형을 잡았었지...

그러고보면 요즘은 모래밭도 잘 안 보입니다. 바로 집 앞에 있긴 하지만.
그래도 몇몇 모래밭은 일부로 저런 타일로 메워버렸더군요. 벌써 꽤 된 일이지만요.

하여간 도로 건너고, 도로를 또 건너 목적지인 놀이터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 상아탑처럼 우뚝 자리잡은 미끄럼틀의 위용.

 

2층 바닥 높이가 성인의 키보다 약간 낮다고 보면 됩니다

타오: 허, 허, 허, 허, 허, 허...

나: 어때? 쩔지?

타오: 제길, 왜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이런 미끄럼틀이 없었지?
...아니, 그보다 저거 너무 높지 않아?

그 미끄럼틀은 동네 애들용이라 보기엔 너무나 크고 거대해서,
보통 놀이터에는 '성인의 이용은 삼가해 주십시오' 라고 적혀있는데 이건 마치 '일정 키 이하는 사용 불가' 판정이라도 받을 거 같았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밑에서 직접 보는게 더 엄청나요!

타오: 이건 뭐, 동네 최고의 미끄럼틀을 목표로 했나? 왜 이런걸 만든거야? 우리 동네에도 하나 만들어 주지.

타보고 싶었지만 역시 동네 사람들 눈이 있었기 때문에 보류.
차마 애들 노는데 들어가서 타기 무섭더군요. 사실 저런 기구 성인이 타는 것은 안전 상 이런저런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해서 새벽 1시, 아무도 없을 때 와서 타봤습니다. 신나더군요!!!!!!!←

농담이 아니라 첫 회전 부분에서 각도와 경사가 너무 가파름. '흐이익~' 비명이 나오는 레벨.

 

─동네 놀이터의 추억이 참 무궁무진합니다. 에, 어린 시절부터 죽 살았다면요.
이 사람이 형과 친구들과 뛰어다닌 동네 상가나, 지금은 출입통제된 인조언덕 등 재미난 곳이 많았지요.
특히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다면 단순한 아이들은 와와 거리며 올라가기 바빴고... 그것만으로 재밌는 놀이였죠.

지금 찾아보니 그 시절에 벽에 붙였던 디노(...였나?) 껌스티커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더군요. 아하하...
여하튼 저 미끄럼틀은 동네 명물인거 같습니다. 나중에 저기서 놀던 아이들은 무슨 추억을 하고 지낼지.

 

*추가


요즘 너무 재밌게 보는 윳쿠리 게임실황 동영상.
시작은 업로더가 새해에 게임가게에서 복꾸러미를 샀는데 거기 세가새펀용 고지라 게임이 2개 들어있던 것입니다.
이건 운명이야! 라고 생각했다나, 그래서 실황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이게 가면 갈수록 엄청 재밌어 집니다.

특히 이 고지라 열도침략 1화에는 '전설의 시작' 이라는 태그가 붙어 있는데,
이 1화로 인해 업로더는 게임영상 랭킹에 오르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죠. 영상투고 1개월도 안 되는 신인인데!!!

고지라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과(사실 이게 메인임) 상황극을 펼치는 센스가 압권입니다.
사실 이 1화에서 제일 웃긴 부분은 중반 이후, 안기라스 설명이 끝나고 나서입니다. 소리내어 웃을 수 있는건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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