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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생, 물어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요.

마실트: 호오, 뭔데 그래?

Q: 슈퍼파워2는 세계를 지배하는 '게임' 이잖아요.
하지만 그 게임과 실제 세계를 지배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거죠?

마실트: 뭐?

Q: 그러니깐... 이를테면 세계정복이 꿈인 사람이 있다고 쳐요.
하지만 게임에서 세계를 정복하나, 현실에서 세계를 정복하나 매 마찬가지 아닐까요?
'세계정복' 이란 의미는 똑같잖아요.

마실트: ......그렇게 치면 말야,
야겜을 하니깐 현실의 연애는 필요없다, 고 말할 수 있어?

Q: 과연!

마실트: 싱겁기는.

Q: 하지만 그건 나의, 아니 우리들의 수련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실트: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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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컨드라이프에 대해 알고 계세요?
온라인 가상세계로서 사람들은 그곳에서 제 2의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듯 하지만, 해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네요.

이 세컨드라이프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죠? 바로 '가상현실이 현실을 대체한다' 는 거에요.

마실트: 그래서, 가상현실에서 지존이 되면 현실에서 히키코모리여도 괜찮다는 거야?

Q: 뭐, 일단 세컨드라이프 이야기는 제쳐두고.

마실트: 제쳐 두는거냐...

Q: 가수가 꿈인 한 소녀가 있어요.
그 소녀는 열심히 노력해서 자신의 꿈을 이뤄냈지요.

하지만 그 소녀가 사는 세계가 사실 매트릭스와 같은 세계라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한 사람이 심심풀이로 쓰는 콩트 속 세계일지도 몰라요.
결국 그 소녀는 자신의 꿈을 가상현실에서 이뤄낸 것이죠.

마실트: 그런 얘기가 어딨냐...

Q: 여하튼, 본인이 현실이라고 인지하고 있기에 별 문제가 안될거에요.
바로 그게 중요합니다. 요는, 우리가 하나의 사물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냐 하는 것에 있지요.
소녀는 비록 가상현실이였지만 이를 완전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 꿈을 이뤄냈습니다.

마실트: ......

Q: 가상현실이 현실을 대체한다...
이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문제라기 보단, 사물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달린 문제지요.
2차원에 모에를 해도, 결국 현실의 이성(혹은 동성???)을 쫓게되는 이유는
2차원을 현실로 받아들일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분명 그 경지는 존재할겁니다.
2차원의 모에 캐릭터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지.
'모에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 ─ 저는 그 존재를 '완전체' 라고 부릅니다.

마실트: ......

Q: 사람이 완전체가 된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모든 꿈을 이뤘다고 할 수 있죠.
그것이 어떤 꿈이든!!!

슈퍼파워2를 하면서 정말로 세계를 지배하는 만족감을 누리고,
야겜을 하면서 한치의 부족함없는 완전한 행복을 누리며,
FPS게임을 하면서 실제 전쟁에 나간 것과 같은 긴박감을 맛보고,
추리소설을 읽으며 범인을 지목할 때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죠.

세컨드라이프의 등장으로 현실과 가상의 구분은 재정의되었죠.
나아가 우리의 '현실' 의 정의도 다시 내려야 할 겁니다.

마실트: (사이비 종교같아...)

Q: 세계는 이미 '완전체' 로의 진화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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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실에서 하면 되는 낚시를 굳태여 온라인 게임으로 한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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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접 차몰고 운전하면 될 것을 레이싱 게임으로 즐긴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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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접 사냥나가면 될 것을 게임으로 플레이한다던가!!

마실트: ...아무리 그래도 마지막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Q: 현실에서 즐겨도 될 것은 가상에서 즐긴다는 말은,
가상에서 이미 현실에서 주는 만큼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잖아요.
세계는 바야흐로 '완전체' 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거죠.

마실트: 아,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기다려 봐.
나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말이야.

RPG나 판타지 소설의 악당들이 자주 내놓는 주장에 이런 게 있지 않았나?

Q: ...설마.

마실트: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마땅히 반박할 말이 안 떠오르네.
확실히 이건 아닌것 같은데 말야.

게임과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뭐라고 주장하면서 악당들을 쳐부셨더라?
...안 돼, 기억이 안나.

Q: 아하하, 그렇다면 좋은 방법이 있어요.

마실트: 뭔데?

Q: 우리가 악의 조직을 결성해서 완전체의 탄생을 위해 활약하는 거에요.
그러면 우리를 막기 위해 정의의 용사들이 우리 앞에 나타나겠죠?
그럼 그 때 그네들이 뭐라고 하는지 물어보죠.

마실트: 그러고 결국엔 쓰러지면서 '과연, 나는 잘못되었단 말인가...' 하는 역할?
그런데 그네들 주장이 틀린 주장이나 억지면 어떡하지?

Q: 그 때야 말로 완전체의 탄생을 축하해야 할 때죠.

마실트: 과연, 어느 쪽이든 정답은 나온다는 말이군.

Q: 자, 그럼 오늘부로 발족합니다.
'모에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 통칭 '완전체' 의 탄생과 전인류의 완전체화를 위한 악의 비밀결사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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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콩트는 이 사람의 주장과 다소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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