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사실 6월 8일이 이 사람의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을 맞아 블로그에서 뭔가 해보고 싶었지만 예비군 훈련으로 지나가게 됐네요.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생일 날 아침에 화생방 가스를 먹고 말았습니다.
예비군에게 가스를 먹이다니, 독한 것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모에나 미소녀 같은 얘기를 즐겨하는 이곳에서 아저씨 느낌이 드는 예비군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재밌는 일이 있어서 기념삼아 적어봅니다.
다른게 아니고, 동원훈련을 가서 후임의 후임, 즉 이 사람이 부대를 나가고 대신 들어온 사람을 만났다는 거죠.
그 친구에게서 '강릉, 그 이후' 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게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2008년, 이 사람이 제대할 적에 우리 부대는 상당히 막장으로 달려... 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반쯤은 걱정하고 또 안도하면서 제대했었습니다.
남겨진 후임은 신병이였기 때문에 '잘 되려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대충 제대한 이후의 상황을 들어보니 보통 가관이 아니였더군요.
선임하사와 대장이 바꼈는데, 바뀐 두 사람이 비리와 부정의 온상이었고
게다가 일도 전혀 안했기 때문에 밑에 있던 병사들만 죽어라 고생만 했다는 이야기.
그나마 병사들끼리 서로 뭉쳐서 위기를 잘 헤쳐나갔고,
비리를 저질렀던 두 사람은 그 친구가 제대할 쯤에 잡혀갔다는 권선징악적 결말로 훈훈하게 끝났습니다.(...)


이 사람이 있었을 때는 말이죠, 일이 힘들어도 사람들은 누구나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저런 문제가 없었거든요.
저 이야기를 듣고나니 내가 그나마 인복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그 때는 대장도, 선임하사도 더없이 좋은 사람들이었으니깐.

그러다보니 저 '제대 후 이야기' 는 마치 즐겁게 봤던 애니의 다크한 속편을 듣는 느낌이었습니다.(웃음)
여러모로 운이 좋군요.

일이 생각난 김에 부대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전화나 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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