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역전재판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해서 같이 갔다 왔습니다.
어디서 이런걸 상영하는가 하면 부천 국제 영화제라고...


─그래서 영화가 어쨌냐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보면 개그를 위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제대로 만들려고 했다' 는 점이 놀라웠네요.
실제 제대로 만들어졌는가는 둘째치고.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등장인물 전원이 게임판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흡사 게임에서 현실로 튀어나온 느낌이네요.
특히 나루호도와 야하리, 미츠루기는 2D의 현실화를 일꾸어 냈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행여나 원작의 그림체가 훨씬 기괴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엄청난 재현도를 보여줬네요.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등장할 때마다 영화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영화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아, 그런저럭 재밌게 봤어요.
다만 혼자서 집에서 볼만한 수준은 아니고 '친구들과 놀러와서 낄낄 거리며 보기 좋은 영화' 라는 의미로 좋았습니다.
오락 영화로서 충실하다면 충실했지요.

그보다는 말이죠, 인기있는(?) 영화다보니 엄청 빨리 표가 매진되고 객석이 가득 찼었는데
영화관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조리 덕후들이다 보니 이게 뭐랄까, 굉장히 즐겁더군요.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과 다함께 영화를 보면서 깊은 공감대를 느꼈어요!!

영화 한 장면마다 '아, 저건 저 장면이다!' 라고 누군가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보통 사람'은 절대로 웃지 않을 장면에서, 덕후들만 웃는 장면에서 다같이 웃는다는게 왜이리 행복한지.(...)
친구들과 보러 갔지만 분명 그 상영 시간에는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영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덕심으로 대동단결!
영화가 끝나자 모두들 유쾌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는데 어찌나 즐겁던지.
(사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칙칙한 남자 덕후들보단 밝은(?) 부녀자들이 절반 이상이였기 때문...;;;;;)

영화 거의 막바지에 역전재판 디렉터가 까메오로 등장했다는거 같은데 이 사람은 덕심이 부족했던 터라 잘 못알아 봤습니다.
영화가 끝난 직후에 영화에 대해 떠들다가 앞쪽에 앉아 있던 여성 분이 '타쿠미 슈(디렉터)가 등장했던거 보셨어요?' 라고 말을 걸어주셨는데(예, 그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잘 알지 못했던 관계로 제대로 답해주지 못했었습니다.ㅠㅠ
이 몸의 덕심이 부족해서 호응을 못 해주다니, 수련이 부족해...ㅠㅠ


─여하튼 굉장한 경험이였습니다. 언제나 방구석 오덕이였던 이 사람에게 굉장히 신선한 체험이였어요.
'나는 혼자가 아냐!!!' 라는 것을 깨우친 하루라고 할까요.
세상이, 특히 부녀자(...)들이 이럴진데 이 사람이 덕에 대한 수련을 게을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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