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입니다. 모두 추석 잘 쇠고 계신지.
이번 추석은 왠지 추석같은 추석이란 느낌이 별로 안 드네요. 웬만하면 추석 전에 이런저런 분위기가 살아야 하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갑자기 추석이었습니다, 같은 느낌이여서.

추석이라고 뭐 있나요. 맛난거 먹고 친척들 만나며 추석특집 온라인 게임 이벤트 즐기면 됐죠ㅎ


그보다 간만에 라노베 감상 글입니다. 요즘 라노베를 읽고 느낀 바가 좀 있어서.

 

 

오늘의 기사 미로쿠


─난 이 라노베를 읽고 너무나도 화가 나서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책 읽다가 재미 없다고 집어 던진 적은 있지만 이처럼 분노를 느낀 적은 처음이네요.


─한 마디로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 착한데 왠지 모르게 서로 싸우고 있고,
악역은 단순하기 그지 없는게 답답할 지경이며 등장인물들의 사고방식은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한 마디가 아님)

소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뭔가 복잡한 세계정세와 제국의 역습이 다가오고 있는데
정치를 무슨 소꼽놀이로 하는지 그 단순함과 안이함에 보는 사람이 화가 난다니깐요?
차라리 나루토에서 닌자마을의 수장들이 서로 음모를 꾸미는 모습을 보는게 더 리얼하고 박진감이 있죠.
걔네들은 서로 동맹을 맺으면서도 '이 싸움이 끝나면 누가 세계의 주도권을 쥐는가' 에 대하여 물밑으로 싸우는데
이 소설에 그런거 비슷한게 있나? 그냥 다들 사이가 좋더군요. 하하호호하면서 우리 친하게 지내요 이러고.

미움을 받는다는 설정의 인물이나 악역들도 알고보면 다 한가닥 선한 면이 있으니 세상이 이리도 아름답고 살기 좋구나
는 개뿔, 치가 떨립니다. 다들 어느정도 착한 애들이다 보니 읽다보면 얘들이 왜 싸우는지 모르겠음.


─음, 쓰다보니 감정이 복받쳐서 악담을 주르륵 흘러 놓았군요.
사실 중요한 것은 저런게 아닙니다. 제일 끔찍한 것은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거에요. 아, 취향 탓이겠지만요.

취존중, 이라고 하지만 암만봐도 메인 히로인이 왜 메인 히로인인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주인공은 또 왜 메인 히로인에게 코가 꿰인건지 모르겠고요. 예, 주인공이 히로인 좋아하는 모습이 전혀 동감이 안됩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메인 히로인도 나름 천하의 개X년으로 이름이 높았지만 개인적 견해로 쥬쥬의 아성을 넘지는 못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주인공인 미로쿠가 마조가 아닌 바에야 쥬쥬에게 홀딱 빠지진 않았을 텐데요.

그나마 요즘은 초반에 히로인의 안 좋은 모습을 부각시키고 후반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수법도 사용되지만
어떻게 날이 갈수록 싫어지는지 모르겠네요. 이러다보니 책을 읽다가 히로인이 위기에 처하면 환호성을 지르고
위기에서 탈출하면 책을 집어 던지는 톰과 제리 효과가 일어납니다. 에구, 이러다 스트레스 받아 오래 못 살죠.


─결론은 화가 납니다. 1권 읽고 팬픽을 쓰고 싶은 마음이 격하게 들더군요. 물론 메인 히로인이 죽는 다크물로.
본 감상문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보통 열받은게 아니에요. 그냥 그려려니 받아들이는게 좋을텐데...


 

아이사카 스테키 증후군


─3권 완결. 앨리스마사요시도 3권으로 완결나더니 이것도네요. 근래 재밌게 본 소설들이 다 금방 끝나요.ㅠㅠ


─마을 안에 이상한 패티쉬를 가진 병자들이 속출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한 의술부의 활약... 을 그린 러브 코미디 소설.
'증후군' 이나 그것을 낫게 하기 위한 방법 등 설정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캐릭터들이 나쁘지 않고 일상 이야기도 꽤 재밌어서 즐겁게 봤습니다. 하지만 기본 설정이 워낙 깊히 파고들만한 것이 아니다보니 금방 완결이 났네요.

90년대 후반 즈음에 에로게 히로인들은 개성이라기엔 이상한 특징을 달고 있었는데 이 소설은 그것을 '증후군' 이라는 병이라 부릅니다. 우산 모으는 여자나 밀치기에 집착하는 소녀 같이. 거기에 약간 피 튀고 살 튀는 이야기인데 작가가 원래 그런 소설을 썼다지요? 씨큐브를 보질 않아서.;;;;


─그보다 이 소설 완결에 대해서 말인데요. 잘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한 가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구석이 있습니다.
왜 아이사카 스테키랑 주인공이랑 이어지나욤?

이마리는 3권에 와서 웬지 마부라호의 유우나 같은 느낌이 났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캐릭터였고,
츠이도 본의가 아니게 주인공에게 어필하는 장면이 많아서 좋았고,
3권은 완벽하게 쿠우의 턴! 이여서 이대로 골인하는 줄 알았는데... 결론은 별 이벤트도 없던 스테키 엔딩.

뭐... 게루코는 처음부터 히로인도 아니였으니깐 그렇다 치고.
3권 초중반에 와서 쿠우가 완벽하게 밀어 붙히지 않았나욤? 그런데 왜 스테키 엔딩이에염?
아니, 막판 엔딩 장면이 싫었던 것은 아닌데 쿠우 너무 처절하게 차이지 않았나요? 난 그런 생각이 들던데.

이런 생각을 친구한테 이야기 하니깐 친구가 말하더군요.
"별 하늘에 걸린 다리 라는 애니 있었잖아. 거기서도 메인 히로인이 아무것도 안했는데 승리하잖아..."

과연, 그 말을 듣고 납득 했습니다. 다시말해 스테키는 타이틀에 이름까지 올린 메인 히로인이란 이유로
'아무것도 안하고 뚜... 뚜술! 만 했을 뿐인데 승리!' 라는 거군요.

에... 앞으로 라노베 타이틀에 히로인이 거론되는 작품은 좀 보기가 두려워 지네요. 이후 어떤 서브 캐릭터가 등장하든 노력하든 어필하든 안된다는 얘기잖아요? 그러고보니 캠퍼도 그랬죠. 학생회장 인기를 실컷 끌게 해놓고 작가가 생각해둔 히로인으로 완결지었다고 하던가요. 이런 식이라면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의 엔딩도 불보듯 뻔하네요.


─여하튼 이런 이유로 재밌게 봐놓고 끝내 불평불만이 많았습니다. 두 소설 다 팬픽 써버리고 싶네요.
전자는 다크판타지로, 후자는 쿠우 츤데레 만만세 (에)로맨스 물로.
하여간 라노베 러브 코미디를 읽는데 여러모로 회의가 들어서 안 쓰던 감상문도 썼습니다. 서브 히로인들아! 힘 내!


─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은 타이틀에 히로인 이름 올려도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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