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기어 시리즈라고 하면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합니다.
뭐, 이 사람도 한참 유명해지는 그 시기에 게임을 접해, 푹 빠진 당사자지요.
정확히는 메탈기어 솔리드1이 나온 당시였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1이라고 하지만, 사실 첫번째 작품이 아니였습니다. 아주 오래 전, 발매된 전작이 있었지요.
하지만 두 게임은 그렇게 큰 스토리줄기를 지니지 못했고, 때문에 적당히 내용을 아는 것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메탈기어 솔리드2서 부터는, 전작의 내용을 모른채 스토리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했고
이는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더욱 심해졌지요.

따라서 이 게임이 매니아들의 전유물이 되어야 했던 것은 타당한 이치... 였으나
워낙 뛰어난 게임성과 수많은 팬을 보유한 덕분에 이토록 유명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좀더 대중성을 띠었다면 더 유명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는 사람은 알듯이 시리즈물로서의 이 게임의 매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였지요. 이는 후에 스토리 진행을 위한 게임처럼 변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지만, 어찌보면 감수해야 했던 단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메탈기어 시리즈의 정식 순서는 메탈기어→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메탈기어 솔리드1→메탈기어 솔리드2→메탈기어 솔리드3→메탈기어 솔리드 포터블 웁스→메탈기어 솔리드4로 지금은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가 막을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메탈기어' 라는 타이틀을 들고 나온 게임이, '솔리드 스네이크' 의 퇴장으로 한 막을 내렸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네요.

메탈기어와 솔리드 스네이크. 이 두 소재로 진행되 왔던 게임을, 팬의 입장에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전문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기분이 풀릴 때까지 그냥.(웃음) 어차피 전문적인 글은 넷에 널리고 널렸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르는 사람을 위한 소개글 형식으로 적을 생각입니다. 메탈기어 시리즈를 모르시던 분들에게 새로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메탈기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95년. 남아프리카 오지. 갈츠버그의 북쪽 200km에 위치한 무장요새 아우터 헤븐(OUTER HEAVEN).
서방국가는 이 아우터 헤븐에 전사(戰史)를 바꿔 놓을만한 살상병기가 개발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하이테크 부정규전부대 '폭스하운드(FOEHOUND)' 에게 출동을 요청했다. 이에 폭스하운드 총사령관 빅보스(BIG BOSS)는 최강의 FOX칭호를 가진 남자, 그레이 폭스를 파견한다.
그러나 수일후, '메탈기어...' 라는 연락을 최후로 그레이 폭스는 소식이 끊겨버린다. 사태를 심각하게 본 서방국가는 폭스하운드에게 재출동을 요청하고 빅보스는 신병인 솔리드 스네이크를 공작원으로 지명하여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 작전명, OPERATION INTRUDE N313. 주어진 임무는 행방불명된 그레이 폭스와 접촉, 메탈기어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이다.

아우터 헤븐에 단독잠입한 스네이크는 현지의 레지스탕스와 접촉, 그들의 협력 하에 체포되었던 그레이 폭스를 구출해 낸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레이 폭스에게 듣게된 것은 실로 무서운 것이었다.
메탈기어. 그것은 핵탑재이족보행전차의 개발명이었다. 전차조차 운행할 수 없는 험악한 길도 그 두발로 주차하고, 발칸포, 대전차 미사일 등, 독자의 무장에 의해 단독으로 국지전을 수행, 지상의 어떤 곳에서나 전세계로 핵공격이 가능한 신형병기. 아우터 헤븐은 이 핵병기를 가지고 전세계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확립하려고 했던 것이다.

스네이크는 메탈기어를 파괴하기 위해 아우터 헤븐에 잡혀있던 메탈기어 개발자 페트로비치 박사와, 그의 딸 에렌을 구출, 박사로부터 메탈기어의 파괴방법을 듣는다. 그러나 격해지는 싸움 속에서 레지스탕스의 리더였던 슈타이너도 적의 손에 떨어지고, 스네이크 자신도 용병들과의 사투속에서 상처 입어간다. 그러나 스네이크의 불굴의 의지는 그를 메탈기어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비밀기지, 지하 100층으로 인도하고, 마침내 메탈기어의 파괴에 성공한다. 임무를 완수하고 아우터 헤븐으로부터 탈출하려 하는 스네이크의 앞에 한 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폭스하운드 총사령관 빅보스. 빅보스는 폭스하운드의 사령관인 동시에 용병시대의 인맥과 돈을 이용하여 용병 파견회사를 운영해 왔다. 그리고 그것을 모체로 한 군사집단의 설립을 계획, 그 기점으로서 아우터 헤븐을 건설한 것이다. 신입대원인 스네이크를 아우터 헤븐에 투입한 것은 서방세계에 대한 정보교란이 목적이었는데, 그가 여기까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메탈기어를 잃은 빅보스는 지하기지의 자폭장치를 기동시킨다. 파멸로 향하는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빅보스의 외침이 허공에 울려퍼진다.
'너는 지나쳤다. 너무나 지나쳤던 것이다!'
지하 100층에서 펼쳐진 두 남자의 싸움. 빅보스를 쓰러뜨린 스네이크는 불타오르는 아우터 헤븐을 뒤로 하였다.

'메탈기어' 는 MSX용으로 발매된 최초의 메탈기어 시리즈입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집에 몰래 숨어 든 적이 있습니까?' 라는 도발적인 광고카피가 인상적인데, 말마따라 이 게임의 컨셉은 숨어 드는 스파이 게임이었지요. 당시의 게임들이 죄다 때려부수는 것이었음을 생각한다면 메탈기어의 특이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또 그냥 총이라는 무기를 쥐어준 것이 아니라 핸드건, 서브 머신건과 같은 정확한 명칭, 그리고 각종 무기의 사용방법을 명확히 제시한 부분은 게이머들의 흥미를 끌었고 이후 각종 아이템을 이용하는 진행이라는 아이디어로 이어졌지요.

게임성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니 이쯤하겠습니다.(직접 해보지도 못했고) 그보다 관심의 스토리.
당시에 딱히 후속작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개발되었던 게임이고, 옛날 게임이다 보니 세세한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록 마지막에 빅보스가 살아있다는 떡밥이 있긴 했지만 그것뿐. 전 게임을 통튼 스토리가 위의 글처럼 간단히 정리되고, 저 위에 더 추가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시리즈 최초였던 이 게임은 '상징적인' 의미로 굉장히 중요해지지요. 게임 초반을 상징하는 인물, 빅보스. 사망 후에 끊임없이 회상되는 그레이 폭스. 한 시리즈를 대표한 영웅, 솔리드 스네이크. 점차 비중이 약해지지만 빼놓을 수 없는 떡밥 '메탈기어'. 그리고 시리즈 전체를 지배하는 악몽, '아우터 헤븐' 이 있었습니다.

위에 말했듯이 '메탈기어' 의 스토리는 전체적인 가지만 잡혔을 뿐 세세하지 못합니다. 게임 내에 스네이크의 대사가 두어 마디라는 것만 봐도 그렇죠.(주위 사람들만 줄기차게 말하고 주인공은 말을 안하는 스타일의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후속작에서 스네이크의 성격이 점차 매력적으로 드러난 것과 같이, 이 게임의 세세한 설정도 뒤늦게 밝혀지게 됩니다.(구체적으로 메탈기어 솔리드3와 연계되어) 이 사건─통칭 '아우터 헤븐 봉기'가 메탈기어 시리즈에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지요. 그런 식으로 '메탈기어' 는 시리즈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품으로 남게되지만, 독립적인 한 작품으로 봐서 스토리에서 그렇게 건질 것이 있나, 하는 것이 이 사람의 생각입니다.

물론 고전 게임으로서 당시로선 나은 수준에 속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속작에서 두고두고 거론되는 것에 비해, 후속작을 플레이하기 위해 꼭 해볼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 적은 정도만 알면 됐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리퀴드와 솔리더스가 그렇게 '아우터 헤븐' 에 집착하는 이유도, 역사에 남은 빅보스의 위대함도, 이 게임을 해봤자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적당히 다이제스트로 읽었을 때에 상상을 통한 감성이 생길 수 있지요. 아쉬운 일이지만, 이것은 후속작인 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에서도 이어집니다. 나아지긴 했지만.


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99년. 세계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석유가 예상이상으로 빨리 고갈될 것은 명백했지만, 그 대책은 서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 사태를 한 번에 바꿔놓은 것이 체코의 천재 생물학자, 키오 마르프 박사의 오일릭스였다. 하지만 세계의 주목을 받은 마르프 박사는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행방불명 되었고, 이는 곧 군사정권 '잔지바란드' 의 짓임이 밝혀진다.
수많은 강력한 용병들을 가진 철벽의 군사요새국가. 게다가 최신의 정보에 의하면 핵무장까지 갖추었다고 한다. 사태를 파악한 합중국은 하이테크 부정규전부대 '폭스하운드' 의 총사령관 로이 켐밸에게 마르프 박사의 구출을 명령했다. 켐밸은 전 폭스하운드 대원으로, 4년전 무장요새 아우터 헤븐을 단 혼자의 몸으로 함락시킨 남자, 솔리드 스네이크를 불러 마르프 박사와 오일릭스의 탈환을 의뢰한다.

잔지바란드에 잠입한 스네이크는 아우터 헤븐에서 메탈기어 개발에 종사한 페트로비치 박사와 재회한다. 그역시 잔지바란드에 납치되어 메탈기어의 개발을 강요받고 있었다. 그리고 스네이크는 페트로비치 박사에게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된다.
빅보스. 옛날 스네이크가 아우터 헤븐에서 쓰러뜨렸던 그 남자야말로 잔지바란드의 총지휘관이라는 것이다.

스네이크는 마르프 박사의 호위인 나타샤와 협력하여 박사를 구출하나, 구름다리를 건너다 메탈기어의 공격을 받아 페트로비치를 빼앗기고 나타샤는 사망하고 만다. 메탈기어를 조종하는 것은 그레이 폭스. 아우터 헤븐 함략후, 빅보스의 뒤를 쫒아 소식이 끊긴 폭스하운드 최고의 전사다.

나타샤를 잃은 절망을 넘어서고, 마르프 박사의 죽음과 페트로비치 박사의 배신을 지나 마침내 메탈기어와 마주한 스네이크. 그레이 폭스가 조종하는 메탈기어는 결국 스네이크의 손에 의해 파괴된다. 그러나 그레이 폭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스네이크에게 최후의 싸움을 걸어온다. 지뢰밭 한가운데에서 자신의 육체만을 무기로 싸워나가는 폭스와 스네이크. 적의도 살의도 원한도 없는 맨손의 싸움. 스네이크는 그레이 폭스와의 격하고도 순수한 싸움을 제압한다. 그의 죽음을 뒤로 하고, 마지막 싸움을 위해 빅보스를 찾아가는 스네이크.

빅보스는 말한다. 전투의 긴장감을 맛본 자는 두 번 다시 전장에서 떠나지 못한다고. 나는 너희들이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것, '전쟁' 을 맛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오만하게 이야기하는 빅보스에게 스네이크가 외친다.
'나의 싸움은 단 하나. 너로부터 자유롭게 되기 위해.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 ...빅보스, 너를 쓰러뜨리겠다!'

오일릭스의 설계도를 가지고 잔지바란드를 탈출한 스네이크. 세계는 그의 손에 구원받았다. 그러나 그에게 미소는 없었다. 빅보스가 남긴 최후의 말이 스네이크의 머리속에 메아리친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우리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패자는 전장에서 해방되지만, 승자는 남는다.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전사로서 인생을 완수해야하는 것이다.'

메탈기어가 처음부터 시리즈물로 갈것이라는 계산은 없었습니다.
'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 의 개발도 다소 우연한 것이였는데, 엉터리 후속작을 만들었던 한 개발자가 전철에서 코지마 감독을 만나 그 일을 말하며 '코지마가 만든 진짜 후속작을 보고 싶다' 라는 말을 한게 동기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만들어진 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이하 MGSS)는 전작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게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칭찬하고 싶은 것은 게임에 차용된 '센스' 인데, 이 때의 센스를 후속작에서 여러 번 우려먹었을 정도(...)로 뛰어났지요. 주어진 아이템을 이리저리 이용하는 모습은 어딘가 어드벤쳐 게임같은 느낌도 듭니다.

메탈기어 시리즈는 이 MGSS에서 그 틀이 완성되었다, 라고들 하는데 게임성의 면에서도 스토리의 면에서도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연출적인 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MGS1서부터 너무 뛰어나졌으니)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게임 시스템이 대부분 여기서 나왔다고 하니깐요. 특히 스토리를 보자면 냉전이라는 소재가 던져주는 묵직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스토리텔링이 압권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캐릭터, 그 진행이 그제나 이제나 비슷비슷합니다.(좋은 의미로)

사실 빅보스, 라고 하지만요...
이 MGSS에서의 빅보스는 라스트보스로서 등장할 뿐, 그 외에 존재감이 없습니다. 막상 마지막에 등장해놓고 전쟁광다운 소리만을 늘어놓는데 여기에 대체 무슨 카리스마가 있다는 건지. 전편과 마찬가지로 '빅보스 전설' 을 관람하기에 역부족인 작품이었죠.
다만 그레이 폭스에 대해서는 틀립니다. 스네이크와 그레이 폭스, 이 둘이 폭스하운드에서 어떤 관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게임에서 나온 둘의 분위기는 비장하고 뜨겁습니다. 서로에 대한 존경은 있을지언정 증오는 없다, 하지만 둘 다 군인인 이상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각오가 물씬 풍겨오는 두 사람의 모습은 남자의 마초적인 감성을 자극하지요. 둘 다 완성된 인격체로서, 망설임없이 싸우는 모습과 그 후의 대화는, 빅보스의 경우와는 틀리게 동감을 불러옵니다.

그래서 일까요, 이후 후속작에서 잔지바란드 사건이 언급되는 일은 그레이 폭스에 대한 회상에서 뿐입니다.
그 이외에 딱히 의의를 지니지 못했다는 식으로. 굳이 말하자면 '빅보스가 죽었다' 라는 사실도 있겠군요.
빅보스의 죽음으로서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진행방향이 결정되었으니, 그정도의 의의는 있겠습니다.

─────────────────────────────────────────────

다음은 메탈기어 솔리드1서 부터군요. 사실 위의 두 게임은 안해보거나, 다 못해봤습니다.
그러니깐 진짜 이야기는 다음부터가 되겠는데...
오늘같이 귀찮니즘에 밀리지 않는 날이 와야 할텐데요.(웃음)

'게임연구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 연희무쌍  (10) 2009.02.05
메카닉 FPS  (4) 2009.01.21
괭이갈매기 울 적에 EP4  (2) 2009.01.04
괭이갈매기 울 적에 EP4. 발매!!  (4) 2008.12.29
기대하는 게임  (2) 2008.12.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