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마실트와 Q의 만담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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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헐, 소식 들었나요? 진연희무쌍이 맹장전(萌將傳)이란 이름으로 새로 나온다네요.
무려 진연희무쌍 엔딩 이후의 뒷 이야기.
그렇게 기다리더니 좋으시겠수?

마실트: ......

Q: 왜 그래요? 뭔가 있어보이는 어두운 표정으로.

마실트: 이 게임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Q: 전설따윈 필요없어?

마실트: 아니야, 바보야. 좀더 진지한 얘기란 말야.



마실트: 그것은... 내가 한참 진연희무쌍을 열심히 플레이하던 때에 일어난 일이야.

(회상)

마실트: 본래 나는 삼국지라 하면 촉, 오, 위 순으로 좋아했어.
촉이라는 나라가 딱히 좋았다기 보다는 촉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좋았던 거야. 제갈량이나 조운같이.

반대로 위나라 애들은 싫어하는 편이였어. 어린시절 읽었던 그놈의 촉한정통론 탓도 있지만
하여튼, 조조를 필두로해서 하후돈이나 순욱같은 애들은 암만봐도 좋게 볼 수 없었던 거야.

내가 진연희무쌍을 할 때, 촉 루트를 먼저 플레이하고 오 루트를 클리어한 후
위 루트까지 플레이해야 하나 고민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지.
원판 인물들을 비추어 볼 때, 맘에 드는 캐릭터는 없었으니깐.



그래도 내가 기어코 위 루트를 플레이하게 된 이유는 순욱(케이파) 때문이었어.
오나라인가? 플레이를 하다가 적으로 등장한 케이파의 모습을 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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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얄미운 얼굴로 책략을 쓰는 모습이 왠지 가슴에 큥~♡ 했어.

비록 '적' 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했던 위나라 애들이지만
위 루트를 밟게되면 같은 편이 되는거고, 그러면 그쪽 애들과 새콤달콤한 이벤트(...)를 볼 수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 든거지.

'헤헤헤, 쟤는 어떠 모에모에한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가 갑작스레 부풀어 올랐고
당장에 위 루트를 처음부터 플레이하기 시작했지.

이 진연희무쌍이란 게임은 볼륨이 어마어마하지만 늘 재밌던 것은 아니라
솔직히 하나의 루트만 깨도 지루하다 느낄 법 해서 다음 루트는 건드리기 망설여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플레이했다는 것은, 내가 위나라에 얼마나 큰 기대를 가졌는지에 대한 반증일거야.

특히 저 케이파에게 말이지. 가장 기대했던 캐릭터였어.




오프닝부터 초반부까지, 무난한 재미였지만 역시 지루한 느낌이 들었어.
게임이 지루한게 아니라 내가 지쳐버린거야.
솔직히 플레이 타임이 몇 시간이 됐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지.

그러다 마침내 거점 포인트가 왔고, 나는 잽싸게 케이파의 이벤트부터 감상하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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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시나리오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케이파는 백합녀로 남자, 특히 주인공을 혐오하지.
케이파가 주인공을 대하는 말투는 그야말로 가시투성이.
그건 담당 이벤트에서도 변하지 않았어.
이벤트 내용은 한 마디로 케이파와 주인공이 아웅다웅 싸우는 이야기.


그래도 케이파는 귀엽고, 행동거지도 재밌어서 이벤트는 꽤 볼 만했지.
어떤 때는 케이파가 주인공을 함정에 빠트리고,
어떤 때는 케이파가 곤경에 처해서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도와주는 이야기.

기대했던 새콤달콤은 없었지만 그래도 개그극장을 보는 느낌이 들어 나쁘지 않았지.


하지만 그래도
이벤트를 감상하며 가장 신났던 것은 '요 계집이 언제쯤 떨어질까?'(...) 하는 기대감이었어.
주인공을 싫어하는 히로인. 이건 츤데레잖아?
츤데레의 묘미가 '평소에는 츤츤, 가끔은 데레데레' 에 있다고 한다면
츤데레 시나리오의 묘미는 츤에서 데레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지.

게임이 원체 야겜이니 H씬은 당연히 있을테고,
지금은 건방지게 날뛰어도 결국엔 숨겨졌던 데레가 보일거라고 굳게 믿었지.


게임이 진행되가며 이벤트는 계속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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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젠 슬슬 H씬인데 아직까지 츤이지?
했더니 카린(조조)이

"케이파가 실수했음. 벌로 네가 좀 괴롭히삼. ㅇㅋ?"

...라네. 주인공 입장으로는 완전 하라니 하겠지만 왠지 찝찝하다? 수준.



그 이후에도 이벤트는 계속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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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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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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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




데레가 없어!! 안 나와!!!!
그래도 저 위의 스샷의 대사가 케이파가 주인공에게 마지막에 한 가장 호감성 발언이야. 뭥미? 이거.

결국 케이파는 츤데레 비율 10:0 의 마녀였던 거지.

본래 케이파와 주인공의 관계가 톰과 제리와 같은 형식으로 만들진게 아닌가 싶어.
이유야 어쨌던 난 케이파에게 낚여버렸고,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친구인 G타오에게 연락했어.


"이봐, 케이파가 데레를 안 보여줘!"

"난 순욱이 불쌍해서 못 봐주겠던데. 대체 어디까지 개인거냐?
이제 그만 순욱을 놔 줘. 그만 괴롭히란 말야."
(케이파는 조조에게 하악하악대는 강아지 수준)



Q: 그닥 진지하지도 않네요.

마실트: 후속작이 안온다고? 젠장! 그래봤자 케이파가 데레하는 모습은 평생 볼 수 없을거 아냐?
나오면 내가... 내가...

......큭!

Q: 그래도 일말의 기대는 하고 있군요.

아, 그런데 이 게임. 각 루트 공통 엔딩 이후를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나라 애들은 다 애엄마인 상태로 시작한다네요?

마실트: ......설마 그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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