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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원작 '학생회의 일존'.
막강한 패러디와 개그가 애니화의 힘을 입어 더욱 강력해진 상태로 방영!(...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애니가 개그에 쏟아부은 열정은 실로 엄청나서 그만큼 웃기기도 하지만,
개그가 딱히 작품의 정체성인 것은 아닙니다.

원작 본래 제목인 '헤키요 고교 학생회 의사록'
마치 '실제로 있을 법한 (오타쿠들의)잡담대화를 기록한 애니' 가 가장 정확한 표현이네요.


─재밌다는 얘기를 듣고 1화를 봤는데, 뭥미? 란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1화가 상당히 막장이라 자칫하면 작품을 오해하기 쉽상입니다.
개그에 힘을 쏟다가 그외 다른 것을 잊었는지 원작을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내용.
나중에 가면 괜찮아지긴 하는데, 모르는 사람은 1화에서 결정된 작품의 이미지때문에 익숙해지는게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1화를 팬들을 위한 서비스일 요량과 작품 특유의 자유로운 느낌을 보여줄 생각이였겠지만...
덕분에 피를 본 것은 캐릭터들이죠. 어버버...

그런데 완결까지 보고나서 1화를 다시 보면 진짜 끝내줍니다.(먼산)


─개그물은 웃겨야하기 때문에 기본설정이 웃기는 쪽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설정, 반응보다는 개그스러운 설정이 있는 법인데 학생회의 일존도 그렇습니다.
등장인물들을 보면 이 '개그를 위해 짜낸 설정'이 쉽게 보이는데,
개그물이라면 당연한 거지만 캐릭터가 의외로 잘 된만큼 '개그 설정' 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회의 일존에서는 기본적으로 보케(엉뚱한짓)→츳코미(태클) 형식의 개그를 보이는데
정확한 역할분담이 없어서, 언제는 엉뚱한 소리만 해댔던 사람이 갑자기 태클만 죽어라 걸기도 하는 등
개성없이 조금은 '개그를 위한 개그' 를 한다는 느낌도 드네요.
자연스레 웃긴 상황을 만드는게 아니라 코미디 프로같은?

또 불만은 일일히 츳코미 한다는 거.
츳코미를 작중 캐릭터가 하는 것보다 보는 시청자가 '그게 아냐!' 하고 받아치게 해주는 형식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학생회 일원들의 보케→츳코미 대화를 계속 듣다보면
일상에서 이 사람이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개성 운운을 했지만, 어쩌면 작품 안에 갇히지 않고 다소 여유있는 분위기가 매력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하여간 패러디와 개그는 최강급. 실제로 생각할 수 있는 패러디를 여과없이 그대로 나타낸 것 같네요.
지나가던 BGM 하나까지 패러디이니.

개그가 아닌 '학생회의 일존' 만의 이야기도 그런저럭 볼 만합니다.
등장 캐릭터들도 나쁘지 않고 알게모르게 속이 깊은 이야기도 나오죠.
그런데 1화부터 애들의 사고가 작품 안밖을 오가고 설정을 만드는 개그를 하는 바람에 캐릭터에게 푹 빠지기가 쉽질 않았던 것은 아쉽네요.
이걸 애니로 먼저 본게 잘못인가?


─뭔가 안 좋았던 부분만 적은거 같은데, 재밌게 봤습니다. 이렇게 기분좋게 웃으면서 본 애니도 오랜만이네요.
위에서 말했듯이 오덕 친구들과의 일상 잡담을 보는 느낌이기에 편안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패러디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대화,
시청자가 아니라 친구와 자신을 웃게 하기 위한 개그,
환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저기 다른 곳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잡담을 과장해서 표현한 애니
...라는 감상.


─아래는 각 캐릭터에 대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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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사키 켄(주인공)

학생회의 청일점.
보통 여자들 뿐이고 남자가 하나면 호구가 되는 법인데, 그렇지 않은 대단한 놈입니다.

첫 인상은 경박하고 수다스런 가벼운 남자지만,
(아니, 첫 인상뿐만이 아니라 주욱...)
말이 많은 만큼 생각과 행동도 뒤따라 준다는 점이 장점... 이라고 할 수 있네요.
상처입고, 타인을 배려하고, 그것을 티내지 않고, 고민하면서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첫 출현인 1화에서 사고가 작품 안과 밖을 마음대로 넘나들었기 때문에(...)
한 명의 캐릭터라기 보단 작가가 마음대로 휘두르는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버려서 좀...
이게 무슨 캐릭터인지 알려주기도 전에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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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노 크림(학생회장)

3학년이면서 로리캐.
생긴 것뿐만이 아니라 하는 행동과 사고방식도 어린애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이 좋다!!!!
그래도 토라도라에서 타이가가 결국엔 류지를 좋아하게 될거라고 눈치챌 정도로는 어른스럽습니다.(...)
목소리가 맹맹했던 것이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네요. 5화 엔딩에서 노래부르는거 듣고 웃었음.

어찌보면 학생회 일원들 중에서 가장 개성이 없습니다? 왠지 그런 느낌.
다 좋은데 이 사람의 로리캐는 사토코가 이미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크림이 비집고 들어올 여유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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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바 치즈루(서기)

모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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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마후유(회계)

설정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병약한 미소녀같은 분위기면서 게임광에 BL에 눈이 먼 동인녀.
그녀와 관련된 개그는 하나같이 게임 이야기와 BL 이야기. 웃기기는 엄청 웃겨요.
저런 미소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오덕 소재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끌리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너무 공감되다 보니 거꾸로 마음이 아파져오는 때가 있습니다.
"친구라면 잔뜩 있어요. 함께 몬스터를 쓰러뜨리러 갔던 choki 씨라든가 attacty 씨라든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도무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미안해, 마후유쨩. 네가 나쁜게 아니라 내가 나쁜 놈이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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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미나츠(부회장)

그녀는 여신이에요.
살다가 또 이런 열혈경파계를 좋아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군요.

학생회 일원 중 가장 상식인이지만 '열혈' 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중증.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뜨겁게 불타오르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남성 못지않은 시원스런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점이 좋아서 그런지, 왠지 데레데레한 모습은 딱히 보고싶지 않네요.
뭔가에 눌려 안절부절하는 모습보다는 항상 밝게 나아가는 모습이 좋습니다.

그녀로 인해 학생회의 일존 평가 점수는 만점.
맘에 드는 캐릭터를 한 명이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그 애니는 무조건 만점입니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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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의 일존 6화에 나온 메탈기어 패러디.
이런데서 잠깐 나온 것만으로 '두근' 한 나는 어쩔 수 없는 빠인가...OTL

사실 목소리가 상당히 닮았었습니다.
다만 스네이크의 콧수염은 그런 형태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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