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리오레를 하던 리모 씨.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으로 그의 멘탈은 물에 젖은 종이처럼 갈기갈기 찢어졌지만 그래도 그는 게임을 시작했다.


마침내 팀매칭이 끝나고 팀원들끼리 캐릭터를 고르는 순간,

누군가가 트롤픽(...정확히는 미드 이블린이였습니다)을 시도한다.
*트롤픽: 이길 목적은 전혀 없고 주로 같은 편을 엿 먹이거나 예능 게임을 하기 위한 캐릭터 선택.

좌우에서 쏟아지는 욕설. 그러나 그는 꿋꿋하게 칼픽을 했고,
이에 질세라, 모두가 트롤픽을 하기 시작. 결국 팀 구성은 엉망이 되고, 이젠 이길래야 이길 수 없는 팀이 완성!


그리고 서서히 게임시작 시간이 다가오는데...

 

리모 씨: (아아... 어떻하지? 이건 확실히 지는 팟인데. 요즘 승률이 아슬아슬해서 1승 1패가 아쉬운 마당에...
            아니야, 나도 트롤픽을 했잖아. 분명 누군가가 닷지를 해 줄꺼야.)

*닷지: 팀 구성 중에 한 명이 게임을 나가는 것. 팀 구성이 맘에 안들면 하는 행위.

하지만 닷지를 하면 5분간 게임을 못하기에 아무도 나서서 하고싶어 하지 않는다. 즉 닷지란 누군가가 총대를 메는 행위다.

리모 씨: (그래, 이런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어. 틀림없이 닷지를 한다.
            그렇다면 내가 나서서 총대를 멜 필요는 없지. 제발 누군가! 닷지해라!

이젠 게임 시작까지 10초, 9초, 8초, 7초...
하지만 아무도 닷지 패널티를 받기 싫었는지 닷지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리모 씨: (오호라? 닷지는 하고 싶은데 자기가 총대 메기는 싫다 이거지? 그럼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 게임은 틀림없이 진다. 아무도 이런 게임 20분 동안 하고싶지는 않을 터.)

리모 씨는 마치 이 상황이 치킨 레이스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벽을 향해 달리는 오토바이. 5명의 라이더가 질주한다. 절벽은 다가오지만 아무도 섣불리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
목숨이 아깝다면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도리이나, 겁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저 질주하는 것이다.

시간은 흘러간다. 6초, 5초, 4초, 3초...
리모 씨의 마우스 커서는 게임창 우측 위의 x박스를 조준하고 있다.

리모 씨: (이놈들...!!!! 어째서 아무도 닷지하지 않는거냐?!! 목숨패배가 아깝지 않다는 거냐!!
            지금 닷지하지 않으면 20분이란 시간을 시궁창에 던져버리게 된다고! 5분이 차라리 낫잖아?!
            제정신인가? 네놈들!!!!!!!)

2초, 1초... 그리고 게임이 시작된다는 메세지가 떴다.
닷지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리모 씨는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클릭하려 했다!!!!

리모 씨: 크... 크윽...!!!! 난... 난 겁쟁이가 아냐!!!!!!!!!!!

그렇게... 트롤팀의 게임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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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됐냐고요? 어떻게 됐을거 같아요? ㅎ

아무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치킨 레이스는 다같이 지옥행일 뿐이죠.


오늘의 교훈: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진정한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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