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비아란 잡학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좀 생소한 단어지만 일본에서는 이 이름으로 유명한 프로가 있었다고...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이 사람이 2005년 무렵부터 꾸준히, 조금씩 해오고 있는 게임입니다.
2010년 경인가, 무료화가 되었을 때 새캐를 다시 키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그런저럭 초보티 벗어난 항해자지요.

이 대항온은 컨텐츠가 방대한 게임이다 보니 하다보면 벼라별 일들이 다 발생하곤 하는데요,
가끔씩 친구들과 대항온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을 두고 이야기하며 웃곤 합니다.
몇가지 소개해 볼까요.

 

 

1. 주류 온라인

대항온에서 상인 직업을 하다보면 가끔 생산직에 종사할 때가 있습니다.
아니, 게임을 하다보면 뭐든간에 생산 하나 정도는 파게 되요.

그 중에 '공예'라는 생산스킬이 있는데, 이 스킬을 초반에 올리려면 술 만들어 파는게 짱입니다.

곡류와 과일을 대량으로 매입하여 각종 술을 만들어 팔면 스킬도 쑥쑥 오르고 돈도 꽤 벌리죠.
이 벌이가 제법 괜찮아서 초반에 많은 유저들이 술장사에 매진하게 됩니다. 이것이 이른바 주류 온라인.

럼주, 리큐르. 브랜디, 쉐리 같이 각 지방의 가지각색의 술을 만들어서
아르긴(아프리카 서쪽)에 가져다 파는 것이 주류 온라인의 플레이 방법!
왜 아르긴이냐 하면 술 값을 좋게 쳐주는데다 몇몇 술은 다른 지방 명상품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르긴에서 술장사한지 꽤 되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ㅎㅎ

 

 

 

2. 땅그지 온라인

리스본의 은행에 가면 언제나 사람이 넘칩니다.(리스본은 언제나 사람이 넘치지만...)

그런데 이 은행 앞에 사람들이 짐정리를 하다 필요없어진 물건들을 버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런 경우, '탐색' 스킬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이 버린 물건을 줏을 수 있지요. 물론 확률은 랜덤.

리스본은 넓지만 사람도 정말 많기 때문에 땅바닥을 잘 흩어보면 상당한 떼돈을 벌 수 있습니다.
솔직히 교역하는 것보다 리스본 은행 앞 바닥을 기는게 더 많이 벌리는 경우가 있어요.(...)

이것이 땅거지 온라인... 소문에 의하면 누군가는 엑스칼리버도 줏어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탐색 스킬은 원래 유적 파내는 스킬(...)

 

3. 벨벳 온라인

'봉제' 생산스킬을 익히면 벨벳을 만들 수 있는데, 이 벨벳은 북유럽 명산품입니다.

그런데 이 벨벳의 재료를 인도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인도에서 재료를 사서 벨벳을 만들고
바로 인도에 팔아서 명산품 보너스를 받는 플레이가 과거에 엄청난 곽광을 받았죠. 이것이 벨벳 온라인.

 

4. 인도로 가는 택시 강도

초보 항해자에게 인도로의 여정은 매우 험난하고 고된 길입니다.
물론 숙련된 항해자라도 유럽에서 인도까지 간다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죠.

이 게임은 런던에서 이스탄불까지 간다고 하면 '헐, 멀리도 가네!!' 소리가 나올 정도로 세계가 꽤 넓습니다.
인도에서 후추를 팜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떠날 맘이 안 생기죠.

그래도 언젠간 가야할 일이 꼭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때에 귀찮은 사람들은 택시를 이용합니다. "인도까지 끌어주실 분 찾아요! 사례 드림!" 이렇게.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인도까지 가는데 만나는 해적도 짜증나고, 배 속도도 느리면 더 짜증나니깐
차라리 수수료를 주고 인도행 택시를 타는겁니다. 어차피 갔다 오면 이득은 확실하니깐.

문제는 택시강도를 만날 때죠.
별 거 없습니다. 인도까지 끌어주는 도중, 택시 주인이 갑자기 파티를 풀고 전투를 겁니다.
"야, 돈 내놔!" "예?" "돈 내놓으라고!" ←이렇게.(...)

 

5. welcome to pirate!

 유저해적(통칭 유해)는 공공의 적이죠. 뭐, 그들도 나름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고, 이 게임의 컨텐츠 중 하나지만.
그래도 실제로 당해보면 온갖 짜증이 다 몰려옵니다. 재네들은 멀쩡한 밥먹고 왜 저러냐...

당연히 유해들도 유저인지라 "하이여, 방가방가~" 하며 놀지만 실상 하는 짓은 악탈이죠.
(걔들은 영업이라 부릅니다;)

영업 방법도 가지각색인데 그 중에 가장 악랄한 짓이 초보유저 털어먹는 저 택시강도...
대서양 한 가운데서 믿고 있던 파티장이 돌변하는 모습이란;; 전 저거 무서워서 택시 이용도 못해봤네요ㅋ

그 중에 또 악랄한 소문을 들었는데 이런 짓도 한답니다.
초보유저를 털어먹은 해적! 유저는 게임을 접고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자 그 해적이 친절하게 접근해서는...

"ㅎㅎ 님 죄송요, 악명치 올리는 중이라서요. 항구까지 제가 끌어다 드릴께요~"
(↑해적 중에 털어먹고 돈이나 필요없는 아이템은 돌려주는 유저도 분명 있습니다. 초보 털어서 뭐 하겠냐만;)

저 친절한 문구에 당한 유저는 해적과 파티를 맺고 망가진 배를 해적의 배에 묶어서 그 뒤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 해적은... 그 상태로 다시 다른 유저를 털어 먹습니다.(...)

다른 유저를 공격하면 그 순간 해적이 됩니다. 당연히 파티를 맺고 있던 피해자는 해적과 한패가 되어버리고.
초보 때에 이 수작에 걸리면 다른 수 없습니다. 게임을 접던가, 새캐 키우던가, 악명 지우는 캐쉬템을 사거나(...)

참고로 해적들이 자주 영업하는 장소는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리 항로를 변경한다고 해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해역에서 영업을 하지요.
주로 희망봉 앞바다, 카리브 해역, 동남아시아 지역... 왜 그 일대가 악명높은 해역인지 실감할 수 있죠orz

 

6. 유령선

이런 직접 경험한 괴담.

인도에 가는데 배 적재량이 부족해서 친구 아이디로 부캐를 만들고 멀티로 게임을 돌렸습니다.
부캐에게는 큰 배에 선원 한 명만 태우고 본캐 배에 메달아서 끌고 다녔죠.
이런 식으로 하면 선원이 한 명인 배도 본캐의 배와 같은 속도로 움직입니다. 다시말해 움직이는 창고!

그런데 선원 한 명을 태운 것이 역시 독이 되었지요.
중간에 해적을 만나서 도망치는데, 본캐는 무사히 도망쳤지만 부캐의 배는 붙잡혀서 하나 뿐인 선원이 사망.
어쩔 수 없이 난파된 배에 '구조' 스킬을 걸었습니다.
구조 스킬은 죽은 선원을 회복하거나 배를 최소한 고치는 효과가 있지요.

이 경우에는 선원이 죽어서 난파됐으니 선원이 살아나야 하는데...

...두 사람이 살아나는 겁니다.(...)
한 명은 누구냐?

비슷한 또 다른 일로, 배에 선원 한 명만 태우고 가다보면 선원이 불만이 쌓여서 적재를 도둑질한다고 합니다.
"누군가 적재품을 도둑질 했습니다!" 라고 하지만 선원이 한 명뿐인데... 범인은 이 중에 있다!!!!!!!ㅋㅋ

 

7. 보험사기단의 몰락

대항온의 특징 중 하나는 보험이 있다는 겁니다.
배 타다보면 보험 탈 일 정말 많아요. 보험이 원래 항해와 관련되서 처음 생겼다고 하지요.

대항온에서 한 번 난파되면 피해가 꽤 큰 편입니다. 게임 접고 싶어질 정도로.
실제로 저는 예전에 한 번 잘못 난파해서 게임을 접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평소에 꾸준히 보험을 들어두어야 합니다.
돈은 매일 빠져 나가지만 진짜 난파는 생각치도 못하게 찾아오기 때문에 들어두지 않으면 안되죠.

이 보험이라는 시스템을 본 수많은 유저들은 순간 머릿속에 '보험사기!' 를 떠올렸다고 하지만
결국 모두 실패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음, 원래 시스템상 보험사기는 불가능하게 되어 있어요;

 

뭐, 이러니저러니해도 로망이 있는 게임입니다. 재밌어요, 대항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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