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의 글은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 혹은 비아냥의 의도가 없음을 밝혀둡니다.
NARUTO의 연재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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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심을 갖고 보는 소년만화가 몇가지인가 있다.
그 중 원피스처럼 연재 시작부터 봐왔으면서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작품이 있는 반면,
착실하게 끝을 향해 달려가는 작품들도 있다.
우선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작품인 NARUTO를 보면 마무리의 형태가 대충 잡혀가는 것을 느낀다.
NARUTO는 지금 바야흐로, 최고의 클라이막스를 맞이하고 있다.


'질풍전'이라 불리는 2부에 들어와서 NARUTO는 이런저런 소리를 많이 들어왔지만,
최근에 들어 1부에 못지않는 전개와 소년만화 역사상 길이남을 명장면을 보여줌으로서,
'NARUTO의 가장 큰 전성기는 과거 그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현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들게 해 준다.
무엇보다 연재초부터 가장 큰 기대였던 '사스케 vs 이타치'가 부족함없이 잘 풀어져서 작품내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본다.

하지만 작품외적으로 이 '사스케 vs 이타치'는 생각치도 못한 볼거리를 제공해 줬으니...
그 일화(?)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NARUTO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나뭇잎 마을의 닌자, 우치하 사스케는 어려서 가족과 일족을 친형인 우치하 이타치에게 살해당한 경험이 있다.
존경하던 형이였기에 그 증오가 더욱 강했던 사스케는 인생의 목표를 형에 대한 복수로 잡고 살아왔다.
나뭇잎 마을의 닌자로 살아가면서 동료들과의 우정을 알게 된 사스케. 하지만 우정의 유대보다 형에대한 증오의 유대가 더 강함을 깨달은 사스케는 복수를 위해 동료들을 버리고 탈주닌자가 된다.

가족을 다 죽이면서 동생만은 살려둔 이타치.
냉철하고 침착한 모습의 그이기에 가족을 살해한 의도를 알 수가 없고, 사스케는 그저 형에대한 무조건적인 증오만을 품은 채, 복수의 날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이타치와 대면한 사스케.
싸움이 있기 전, 모든 증오에 앞서 왜 가족을 죽이고 자신만을 살려뒀는가 하는 질문을 형에게 던진다.
이에 이타치는 우치하 일족에 관한 옛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의 눈이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그 빛은 친동생의 눈을 강탈함으로서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즉, 이타치는 동생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동술(瞳術)을 강화시켜 오기만을 기다렸고,
자신은 동생을 죽이고 그 눈을 빼았을 생각이였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스케!! 너는 나의 새로운 빛이다!]


사스케와 이타치의 이야기는 대충 위와 같다.

이 대목이 더없이 재밌어지는 이유는 NARUTO의 팬들이 대부분 사스케와 이타치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특히 동인녀들에게 있어 사스케와 이타치는 결코 싸워서는 안되는 '아름다운 형제'이며,
가족을 살해한 이타치도 '어쩔 수 없는 선역'였던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는 옛날에 코믹월드에서 틀어주던 영상을 잠깐 구경한 적이 있다.
거기서 '강철의 연금술사'의 그 대령이 나온 순간이 있었는데, 당시 그 자리의 수많은 여성들의 환호성을 듣고 놀란 일이 있다. 여성들의 그 사랑은 결코 가벼이 여길것이 아니며, 그중에서 간혹 '극렬'한 이들도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이 나쁘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이런 사실을 이해한다면 이타치의 이야기가 NARUTO의 팬들에게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켰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타치는 틀림없이 선역일꺼야'하고 믿어 의심치않던 이들에게 있어,
위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자체였던 것이다.(...)


글쎄... 선역이기 때문에 그 캐릭터를 좋아했는지,
아니면 좋아하는 캐릭터가 선역이였는지. 나로선 이렇게밖에 구분을 못 짓겠지만...
만약 이타치가 개인의 존재를 떠나 '사스케와 이타치'로서 동인녀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면
사스케와 강렬히 대립되는 존재로서의 이타치는 문제되는 것일지 모르겠다.
(오로치마루가 엄청나게 미움받는 것도 생각하면... 그런데 오로치마루를 왜이리 싫어하는 거야?(웃음))

또 다시 생각해보면 이건 팬들의 반응에 대한 작가의 피드백일지 모르겠다.
작가가 팬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은 분명하고 이타치에 대한 지대한 관심 역시 전해졌을 것이다.
만약 기시모토 마사시 선생이 이타치에 대한 그런 관심을 이용하여 작품에 탄력을 붙이려고 했던 것이라면...
놀랍다는 말 이외에 다른 할 말이 없다.


여하튼 그렇게 시작된 사스케 vs 이타치.
만화 속과 더불어 바깥에서도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만화에 담긴 작가의 의중을 알아내려는 팬들의 싸움이...

어디까지나 이타치가 선역이길 바라는 이들은 몇몇 장면을 들어 '이것은 이타치가 선역임을 암시하는 장면이다'라고 주장하였다.(전혀 근거없는 소리는 아니였다) 그리고 싸움에 관해서는 어느 쪽도 응원하지 않으며 둘다 무사히 생존하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작가도 참으로 지독하게 굴었다.
동인녀들이 싫어하는 소재는 분명히 나눠지는데 본 싸움에서 그 소재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등장한 것이다.
그토록 사스케가 다치지 않기를 바랬지만 눈알이 뽑히는 장면도 나오고,
이타치가 좋은 녀석이길 바랬지만 중간에 조금도 그런 낌새는 보여주지 않고(게다가 죽어버리고),
거기다 나올 일이 없는 오로치마루도 등장했다. 솔직히 이 대목에서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작가의 펜이 휘둘러짐에 따라 팬들의 아우성이 울려퍼졌던 것이다.
이야말로 근래에 봤던 최고의 볼거리였다.


바로 이번 주에, 사스케와 이타치의 싸움이 끝났다.
다행히 작가는 '소년만화'답게 끝을 맺을 모양이지만, 정말 한순간은 정신이 나가지 않았나 의심될 정도로 화려하게 활약하였다. 실제 작가의 의도같은 것은 불확실한 것이지만, 일어난 현상은 분명했다. 인터넷에서 동인녀들의 반응을 살펴보다 작금의 사태가 너무 재밌어서 한번 소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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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활동을 방치해놓고 여러가지로 잘 놀고 있습니다.(웃음)
평소라면 소재거리를 찾아 글을 올리곤 했지만 3월도 되어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근래에 재미있게 플레이 중인 게임이 여럿 있네요.

이런 충만감, 오랜만이야.


-SD건담 캡슐파이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직도 한참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 '아프사라스2'를 만들기 위해 열을 올렸다면 요즘은 빠기체 최강인 '듀얼 건담 어설트 슈라우드'를 뽑기위해 열을 올리고 있네요. 캡슐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 하루에 한번씩은 돌려보고 있습니다.(...)
현질을 하고싶다는 욕망에 시달리는 나날이죠.

아프사라스2로 싸우는 것은 그런저럭 재밌네요. 가끔씩 '저거 핵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들을 정도로 사기적인 능력이 있는 녀석이다 보니.
(한번은 '어깨의 개념스티커 떼라'라는 말도 들었네요. 하하...)
덩치가 커서 상대가 때리는 대로 맞아준다는 것이 좀 열받지만
...덕분에 중장거리가 센 녀석들이 무서워 졌습니다.


-더블제타 건담

애니, 보고있습니다. 실제 캡파에는 더블제타의 기체는 별로 안나오지만요.
이전부터 소문은 살짝 들었지만 처음 봤을 때의 그 황당함이란...
'이것이 정말 우주세기 건담인가?' 의문이 드는 어처구니없는 초반전개는 개그, 그 이외에 어느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개그가 의외로 웃겨서 중반부터 진지노선을 타기시작하자 오히려 지루해 지네요. 아하하...

초반에 마슈마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는데, 안나오고 있으니 심심하네요.
친구왈 '토미노가 술 마시고 만든 건담'이라고 하니 관심이 생기는 분은 한번 보세요.


-메탈기어 솔리드 포터블 웁스

선생님, 메탈기어가 나날히 '잠입액션'에서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잠입액션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이 나오자 메탈기어는 점점 차별화를 시도하는 걸까요? 메탈기어 솔리드3에서 레이더도 없이 숲풀에 숨는, 기존과 다른 재미를 보여주고 애시드에 와서는 '머리로 푸는 잠입액션'을 선보였던 메탈기어는 포터블 웁스에서 또 다른 시스템에 힘을 줬군요.

무려 '아군'을 현지조달합니다.
적을 납치해서, 고문설득하여 같은 편으로 만들어 소대를 짜는 시스템.
이젠 더이상 혼자가 아냐! 외롭지 않아!!

...시간내서 틈틈히 하는데 납치가 의외로 어렵군요. 잠입액션에 감이 떨어진건가.
납치해야 하는 대상이 홀드업을 시켜도 자꾸 비명을 질러서 피곤합니다.(...)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이전에 소개를 보고 흥미를 가지긴 했지만 '이제와서 RPG할 시간도 없고~'해서 포기했던 게임.
넷을 돌아다니다 누군가의 게임평에 '그렇게나 개념작'(...)이라는 소리를 듣고,
오프닝 무비를 한번 본 다음, 견딜 수 없어서 그만 사버렸습니다. 돈은 없으니 싼 베스트판으로.

현재 10시간 플레이 돌파. 지금까지의 느낌을 말하자면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지루하지 않은 진행에 독특한 세계관, 이전에 비해 눈에띄게 좋아진 연출도 그렇지만
최고는 테일즈 시리즈 고유의 시스템에 잘 맞춰져 만들어 졌다는 점이죠.
테일즈 시리즈 10주년 기념작에 어울리는 게임입니다.

스토리는 세상물정 모르고 성격나쁜 귀족가문 외아들이 느닷없이 세상에 던져저 발버둥치는 이야기랄까요.
성격은 나쁘지만 좋은 점도 있고, 무엇보다 순수해서... 17살이나 된 사내 놈이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동료들은 서로 숨기는 것이 있어서 끈끈한 정이 있다기보단 서로 약간 경계하는 태세인데,
그 가운데서 혼자서만 순수하게 투정부리고 화내는 모습이 볼 만합니다.(웃음)

캐릭터들이 정감있고 개성이 넘치다보니 중간의 스크린챗을 통한 회화가 상당히 재밌습니다.
테일즈 시리즈 최대의 장점이 아닌가 싶네요. 이런저런 마을을 돌아다니며 동료들의 회화를 들으면 함께 여행을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살아나는 것 같군요.

[Flash]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48208120080106144427&skinNum=1



이것은 디 어비스 오프닝. 노래는 BUMP OF CHICKEN이 불렀다네요.
오프닝을 보고 샀습니다. 함께 당하자는 의미로 올려봅니다.(...)


여하튼! 이래서 바쁩니다.
너무나 즐겁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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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만담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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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만에 만나자는 약속을 한 타오와 裏葉(이하 마실트).

서로의 집 가운데 쯤을 약속장소로 잡고 타오는 조금 늦게 집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약속장소에 마실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런 시츄에이션에 당한 적이 많은 타오는 불안한 마음에 마실트에게 문자를 보냈다.

타오: 뭐야? 왜 안나와?

답장은 바로 도착했다.

마실트: 지금 상호네 집 앞이다. 좀만 기다려.

타오: ......


(타오는 그 상호의 집 앞에 서 있던 것이다)


타오는 (순진하게도)'혹시 집 뒤편에 있다던가 하는건가?'하고 이리저리 집근처를 뒤져봤지만 아무도 없었고.

마실트는 5분 후에야 유유자적하게 등장했다.

타오: ...낚였구나. 문자를 보낸건 어디서 였냐?
마실트: 집에서 막 출발했을 때.


2.

그 후 낚시에 관한 화제에 올라 열을 올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두 사람은...

마실트: 그러고보면 보드게임 중 상대방을 낚는 게임이 많잖아?
온라인으로는 안나오는 건가? '낚시왕 강바다'같은 걸로.

타오: 왜? '라이어 게임'(만화)같은?
최고의 낚시왕을 가려내는 거냐?

마실트: 음...
플레이어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 죽도록 헐뜯고 낚는 게임이지.

타오: 그것보다 운영자가 유저를 낚는 게임은 어때?
유저가 멋모르고 게임을 한 순간부터 낚이는 거지. 운영진은 돈먹고 튀고.
그래, 그거 좋겠다. 당장 퍼블리싱하자.

마실트: 검찰에서 찾아오지 않을까?

타오: 걱정 마. 그때 쯤이면 우린 자유의 나라, 미쿡으로 가고 있을 거다.
가슴에는 총 한자루를 품은 채.


3.

마실트: 캡슐파이터를 하다보면 가끔 '나는 캡슐파이터 매니아~'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
나는 처음에 그걸보고 '아, 정말 이 게임을 좋아하는가 보다' 생각했었지.

타오: ...필터링이잖아, 그거.

마실트: ...나중에 내가 말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상호랑 같이 게임하다 보면 그녀석, 욕을 계속 하니깐 필터링이 자꾸 뜬단말야.
그래서 내가 '매니아 타령좀 그만 해. 이 게임 좋아하는 거 세상사람들 다 아니깐' 이라고 해줬는데.

타오: 유연한 대책이군.

마실트: 그러고보면 대대로 내려오던 낚시로 '블리치 5xx화 번역~' 이라고 해놓고선,
들어가보면 싸이월드인 경우가 많지 않나?
그것도 처음 봤을 때는 '왜 없지?'하고 생각했었어.

타오: 네놈도 의외로 순진하게 속는구만.


4.

마실트: 좋아, 낚시의 효용성은 익히 알려졌으니 활용하는 일만 남았어.
이번 시험 과제로 커다란 낚시를 내는거야. 교수가 보고 벙쩌면 성공이다.

타오: 웃기지 마라. 지난 번에 이미 쓴 맛을 봤어.

마실트: 엥? 벌써? 언제?

타오: ...내가 만든 '아침 해가 떴습니다~' 있잖아.


타오는 예전에 학교 시험 과제로 애니메이션... 이라기 보단 움직이는 그림을 만든 적이 있다.
'아침 해가 떴~ 습~ 니다. 자!' ...하는 허무송 애니로 당시에는 인기였다.


마실트: 아아, 그게 왜?

타오: ...교수가 미쿡에서 살다 온 사람이였거든.


...듣기로는 상영했을 때, 학생들은 다 웃는데 교수만 벙쪘었다고.


타오가 '오늘 일을 블로그에 올리면 좋겠군' 이라고 말해서 기껏 올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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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게까지 TV를 보고있던 어느 날.
자정을 넘어 1시인가 2시가 되어가던 때에 재미난 심야방송(...)도 대충 끝나가고,
수많은 케이블 채널에서도 볼 것이 떨어져가던 때에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일본어가 나와서 보게되었는데... 산만한 분위기랄까, 인물이나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배경 전체를 담아내던 화면이 어쩐지 새벽 분위기에 어울려 드러누운채 죽 보게되었죠. 시작부터 본 것은 아니지만 거의 처음부터 봤었습니다. 다만 제목만을 몰랐는데, 키워드만을 가지고 인터넷 검색을 하니 금방 나오더군요. 히로스에 료코의 연애사진(戀愛寫眞)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마추어 영화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제대로 된 영화였군요]


프로 사진가를 꿈꾸는 '마코토'와 그의 연인 '시즈루'.
마코토를 보고 카메라에 흥미를 가진 시즈루는 마코토를 따라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불행히도, 시즈루는 사진에 대해 마코토보다 더 뛰어난 소질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일을 계기로 둘은 헤어지게 되지요. '마코토가 훌륭한 프로가 되는 날, 다시 만나자'라는 약속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 시즈루는 간간히 마코토에게 편지와 사진을 보내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친구로부터 시즈루가 죽었다는 소문을 듣지요. 편지를 받던 마코토는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생각에 뉴욕으로 시즈루를 찾아 갑니다...


헤어진 연인을 찾아 뉴욕으로 간 마코토.
마코토는 시즈루가 남긴 사진을 토대로 그녀를 찾아 헤맵니다.
카메라로 그녀가 찍은 풍경을 찍으며, 그녀와 같은 관점으로 풍경을 바라보게 되지요.
현재 그녀는 그의 곁에 없지만 그녀와 같은 풍경을 보며, 자신과 그녀가 겹쳐지는 느낌을 체험합니다.

이 대목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여기서 '재밌다' 하는 것은 오락적인 의미가 아니라...
뭐랄까요. 완벽하게 전파가 맞았다고 할까요?(웃음)
결국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닙니까.

겨울 풍경이나 빛을 비추는 영상이 새벽의 느낌에 좋았고, 그때는 뭔가 강력한 것보다는 천천히 음미할 것을 원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바랬고 애절한 마음과 극복을 보고싶었죠.
영화를 보며 대충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뛰어났다기 보다는 당시의 감성을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지요. 본디 아무 생각없는 액션영화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런 영화가 남는 것이 더 많은 듯 합니다.

영화 중반의 우연이나 후반의 억지 등, 비판을 받는 구석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 비판의 여지가 없는 궁극의 작품같은 것을 추구하며 사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컴퓨터같은 냉철한 머리로 작품을 이리저리 뜯어 분석하는 것보다,
어떤 사람들에겐 안 좋을지 몰라도 나에게만은 좋았던 작품을 찾아 헤매이는 인생인 것이겠죠.

마지막, 마코토가 오열하던 모습과 그 뒤의 엔딩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한참 전에 본 영화인데도 문득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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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솔리드4의 발매가 결정되면서 다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이젠 실제 예약도 받는다고 하는듯하고, 게임의 종류(일반판이나 스페셜판 등등...)도 공개되었고.
게임이 나온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합니다.
더이상 추가로 공개될 내용은 없어보이니, 나머지는 결국 게임에 달려있군요.

아직 PS3를 가지지못한 사람으로서 눈에 띄는 정보가 하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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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솔리드4 PS3 패키지. 아마 발매되는 버젼중 최종 버젼이 아닐까요.
80기가 PS3 본체와 메탈기어 솔리드4 게임, 듀얼쇼크3패드가 동봉으로 그런저럭 합리적인 가격인 47만원...
이 사람이 원하는 물건은 다 이안에 있군요.
부탁이야, 이거라도 정발로 내 줘!!!

친구 "왜 미래도 없는 PS3 따위를 사려는 거야?"

본인 "...난 PS3를 사려는 게 아냐. 메탈기어를 사려는 거지."


──────────────────────────────────────────


어느 날, 친구와 함께 SD건담 캡슐파이터를 하기로 하고 접속했습니다.
캡파에는 소대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4명이 한 팀을 먹고 다른 팀과 싸우는 방식이죠.
이 소대전을 할 생각으로 친구가 '방 만들어서 초대해' 라고 귓말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대기하는 동안 친구는 심심하게 대기방을 지켜봤는데...

눈에 띄는 팀이 있었습니다.

팀 이름은 '김일병, 비누 좀 줏어줘'

친구: 푸핫! 뭐냐, 이 제목은. 낄낄낄...
마실트: (귓말)다 됐다. 초대할테니 들어와.

초대를 받고 방으로 들어온 친구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팀 이름을 봤는데...
뭐, 이야기의 흐름상 당연히(웃음) 그 팀이였습니다.

친구: ㅅㅂ....
......
......ㅅㅂ
마실트: 왜 오자마자 욕을 하시나?
친구: 팀 이름봐라.
마실트: 아, 이거? 좋은 팀 이름이 떠오르지 않더라구.
'니파~☆ 팀'이나 '웃디우마우마팀'이나 '범골팀'은 다 해봤잖아.
친구: 이러고 잘도 사람들이 들어오겠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 바로 누군가가 들어왔고, 이름에 대한 대화는 그대로 중단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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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용 명작게임중 하나이자, 이 사람이 PSP를 산 가장 큰 이유인 메탈기어 애시드2.
잠입액션의 대명사인 메탈기어가 그 기존 시리즈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
카드를 이용한 새로운 게임으로 거듭난 작품입니다.
새로운 게임으로 새로운 재미, 감동을 선사해주는 실로 모범적인 케이스로서
극강의 감동보다는 충분한 즐거움에 훔뻑 젖어드는 느낌이네요.
제작 측에서도 이런 의도였는지, 스토리 모드보다는 파고들기에 힘을 기울여 줬습니다.
에... 개인적으론 스토리가 멋져주길 기대했지만, 이 편이 휴대용 게임기답겠지요?

'카드를 이용하는 메탈기어?'라는 의문은 기존의 팬이라면 누구나가 접하는 것일겁니다.
게임이 나온지 꽤 됐으니 재밌다는 소문이야 파다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미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요.
무엇보다 메탈기어의 참맛은 스피디하고 현장감있는 진행인데, 턴제인 카드게임으로선 그 맛이 충분히 살아난다 할 수 없으니 이전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3에서 가끔씩 스타트 메뉴를 열어야 한다는 것도 스피디하지 않다며 불만이 나온 경우도 있으니.(확실히 그건 이 사람도 좀... 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기존의 시리즈가 아닌, '애시드'라는 새로운 시리즈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뭐, 워낙 다른 시스템이다 보니 그런 불평도 나올 틈이 적어 보이기도 합니다.
정작 문제는 초반, 게임의 시스템을 이해하기 힘들고 재미를 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거죠.
사실은 이 사람도 PSP를 살 때 게임을 같이 샀다가 내팽겨치고 1년 반을 썩혀뒀으니깐요.(...)
한참동안 코스트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일인데, 메뉴얼을 잘 읽어보니 조금은 알겠더군요.
본격적으로 '이거 재밌잖아!'하고 불타오른 것은 히로인인 비너스가 등장한 이후입니다.(웃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탈기어 애시드2의 맵은 기존 메탈기어 시리즈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른 것은 모든 행동이 카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메탈기어 솔리드에서 적의 눈을 피해 걷고, 메달리고, 총을 쏘는 것들이 '카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라는 말은 원하는 카드가 나오지 않으면 자유로운 행동은 불가.
언뜻 보면 불편해 보이지만 제한된 환경에서 오히려 다양한 전략과 긴박감이 탄생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카드에는 '코스트'가 존재하여 코스트가 높은 카드를 쓸 수록 턴이 돌아오는 순서가 늦어집니다.
이 코스트 시스템을 잘 이용하여 적의 눈을 피해 잠입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이죠.
...이 사람의 경우는 귀찮아서 다 죽이고 전진했습니다만.

적과 마주친 절체절명의 위기! 코스트는 내가 더 높기 때문에 이대로 턴을 끝내면 분명 적이 먼저 움직인다!
하지만 여기서 코스트를 줄이는 카드를 쓰거나 행동을 1회 늘린다면 적을 그 턴에 끝낼 수도 있지요.
아니면 강력한 카드로 적을 잠재우거나 함정을 설치하고 도망쳐도 됩니다.
다양한 행동이 가능한 동시에 손안의 카드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은 제한됩니다.
500여장이 넘는 카드 중 자신이 선택한 40장의 카드로 전투를 치른다,
빠른 반사신경보다, 액션게임의 재주보다, 머리로 푸는 잠입액션. 그것이 애시드의 재미입니다.

참고로 카드는 포인트로 구매하는 겁니다.
포인트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얻고요...
처음에는 스테이지를 원활하게 클리어하기 위해 카드를 구입하지만 나중에는 반대가 됩니다.(...)
또 그놈의 카드가 유희왕마냥 팩형식으로 랜덤 3장이기 때문에 뽑다보면 아주 죽을 맛입니다.
언젠간 빅보스 카드를 얻으려고 메탈기어 솔리드3팩을 연속으로 10번 뽑았는데 전부 있는 카드.
내 혼의 외침에 응하지 않는가... 훌쩍.

1회차 클리어여서 레어 카드는 거의 못 얻었지만 일반 카드중 애착이 가는 것은 붉은 부메랑.
명중률 100%에 같은 턴에 연속 공격하면 공격력 100UP.
던지는 모습도, 적에게 박히는 모습도 멋졌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에는 보고 귀엽다는 생각이 든 이번 작의 메탈기어. 하지만 직접 싸웠을 땐, 그 강함에 치를 떨었다]


애시드2는 신 시리즈답게 '솔리드'와는 별 상관없는 스토리로 갑니다.
메탈기어가 나오고, 스네이크가 나올 뿐이죠. 스네이크 설정도 틀리고.
여전히 핵문제에 국가중대사지만 초반 분위기 탓인지 긴박한 느낌이 덜하더군요. 스토리도 생각보다 짧고.
무엇보다 스토리상 스네이크의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이 불만이네요.
막판에는 그런데로 볼 만했지만 메탈기어의 네임밸류를 생각하면 많이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다른 점이 재밌었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히로인인 비너스였습니다.
처음 느낀 이미지와는 달리, 게임 중 등장하는 캐릭터 가운데 가장 생기(?)가 넘친다는 점이 참...
신병도 아니여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침착하면서 약간은 수다스러운 면이 재밌었네요.
무기를 장비시켜 주면 스네이크가 총을 쏠 때, '어쩔 수 없네요'하면서 지원사격을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픽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튀는 점들이 많아서 좀 안좋았습니다. 깔끔한 것을 바랬는데.
사이버틱하게(?) 화려한 색상들이 게임의 인상을 확고하게 해주는군요.
헌데 묘하게도 여성 캐릭터들의 바스트 모핑이 왜이리 심한지...
보다가 잠깐 제작측의 의도를 의심하게 됐습니다.
...뭐, 좋았지만.


이제야 간신히 1회차 클리어입니다. 진짜는 이제부터겠지요.
두고두고 틈틈히 즐길 수 있는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테일즈 오브 더 월드' 이후 성공적으로 플레이 한 PSP용 타이틀이군요.
다음은 '메탈기어 포터블 웁스'가 되려나요...

마지막으로 엔딩을 보고 떠오른 잡상입니다.
사소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그마저 싫으신 분은 피하도록 하세요.
뭐, 좀 엉뚱한 얘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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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또 이런 것을 (재밌게)보고 있습니다.
보게 된 계기라고 한다면 이곳저곳에서 워낙 웃긴 유희왕 매드무비를 본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이전부터 유희왕에 열렬한 팬이였던 친구들이 있었던 탓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 때 같이 봤었어야 했겠지만... 어찌하다 보니 오늘날까지 안보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면서 '재미 없구나...'생각했지만 친구가 추천한 장면부터는 막 재밌어지기 시작하다가
어느 장면에서 감동을 먹고, 또 어느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이후
'안 돼, 이 감동은 애니로 맛보지 않으면!!!'하는 생각에 이제는 뭐, 돌이킬 수 없다고 할까요?

카드게임에 소년만화의 조합인지라 초딩용이란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 전연령 대상이기에 그 이상의 하드한 것은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실제로 '목숨을 건 데스매치'같은 것이 이루어 진다면 그게 더 문제.

하지만 이 사람이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카드게임의 재미보다는
소년만화로서의 감동입니다.

용기없는 한 소년의 성장을 주제로 동료들과의 인연, 결속.
그리고 승리를 향한 집념과 승부사로서의 프라이드 등을
카드게임이라는 소재를 통해 훌륭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카드게임을 하는 듀얼리스트들의 긍지와 동료를 생각하는 따듯한 마음.
그런 것들이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이 사람에게 전달될 만큼 강하게 나타납니다.
물론 그런 연출을 위해서 소년만화답게 '위기 순간에 드로우하면 꼭 필요한 카드가 나온다'
같은 뻔한 장면은 빠지지 않지만,
최소한 다른 소년만화처럼 '근성으로 무조건 승리'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설득력있는 전개가 펼쳐지네요.
만화를 보기 전에는 '중요한 순간에 늘 필요한 카드가 나오고, 혹시 사기치는 거 아냐?' 같은 생각을 해도
지금에 와서는 '그래, 바로 그거야!'를 외치고 있군요.

아마 그런 부분이 유희왕의 진정한 재미가 아닐까 싶은데, 알고보니 이런 게임도 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P용 유희왕GX 태그포스2]


이 게임에서는 위기의 순간에 강력한 혼의 외침으로 자신이 원하는 카드를 뽑을 수 있다네요.(...)


뭐, 아직도 만화를 보며 '이 자식, 사실은 사기치는거 아냐?' 같은 생각은 조금은 하고 있지만...
여하튼 유희왕이 그만한 인기를 누리는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시즈, 마리크 남매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특히 마리크의 그 삐뚤어진 성격이 최고.(웃음)
멋있는 장면은 죄다 죠노우치가 차지하지만, 그래도 마리크의 그 썩은 미소가 유쾌해 죽겠군요.
아직 배틀시티 편을 보고있는데 마리크와 유우기의 듀얼이 너무 기대되네요.

여담으로 친구 둘은 한때 잘 나가던 듀얼리스트.
모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던 친구와 유희왕에 대해 얘기하다가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마실트(...이 사람입니다): 그러고보니 실제 듀얼에서는 라이프포인트가 8000이지?
친구: 응... 만화처럼 라이프포인트가 4000이면 한방에 죽는 수가 있거든.
첫턴에 상대방은 몬스터 카드를 잔뜩 뽑았는데 자기에게는 하나도 없었다, 하면 원턴킬이니깐.
하기사, 그렇게 졌다한들 '몬스터가 너의 외침에 응하지 않았다!'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중략...)
마실트: 그러고보니 이젠 유희왕은 안하시나?
친구: 그만뒀지. 결국엔 깨달았거든.
마실트: 뭘?
친구: 결국 이 게임도... 운이 전부라는 것을 말야.
마실트: 듀얼리스트가 카드를 선택하지만 카드도 듀얼리스트를 선택한다고,
네 혼의 외침에 응하지 않았던거 아냐?

...하니 막 웃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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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D2]모험가를 모집합니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다리를 몬스터 군대에게 점거당해 곤란에 빠진 마을 주민들.
다리의 탈환이라는 중대사를 무려 어중이떠중이 파티원들이 맡게 되었습니다.
'상대는 군대인데 고작 6명이서, 지원군도 없이 싸우란 겁니까~!' 외쳐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라곤,

"하지만 그쪽엔 아서스도, 쿠우가, 스네이크도 있지 않소?"

...해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이들의 힘은 놀~라워서 레벨은 비록 쪼렙이지만 고블린이나 오크같은 적들은 아무리 많이 나와도 상대가 되질 못했지요. 음, 좀 적이 많았던 감도 들지만 선진에 선 3명(아서스;팔라딘, 쿠우가;몽크, Q;소서러... 뭐?)이 남김없이 쓸어버렸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닥에 널부러진 수많은 오크 시체들



미친듯이 오크를 도륙하며 전진, 또 전진합니다.
오크들을 죽이다 보니 잠깐 다리가 아니라 오크 산장으로 가게 됐는데... 어떻습니까. 지나가는 길인데.
마침 지나가던 사제에게 트롤이 훔쳐간 검을 찾아와 달라는 퀘스트도 받았고(같은 방향) 파티는 오크들의 두목을 찾아 목을 딸 기세로 나아갔지요.

결국 겁을 먹은 오크들의 두목은 마을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

"가까이 오면 죽여버리 겠어!"

...같은 (뻔한)위협을 하며 파티원들을 내쫒았습니다.

잠시 파티원들은 의논 끝에("그냥 죽이고 가죠?" "안 돼, 경험치를 못 받잖아.")
'몰래' 적진에 잠입하여 마을 사람들을 구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단은 스네이크가 은신을 통해 적진에 잠입, 적진 뒤에 동굴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하고 파티원을 모았습니다.
문제는 파티원 전원이 은신을 쓸 수 있었지만 모두 능숙한 것은 아니여서 중간에 들키는 인물이 있다는 건데...

"철커덩" "철커덩"
(아서스, 이리에 발각. 처음부터 다시)

이리에: 사... 사부. 제발 우리에게 은신의 노하우를...!
스네이크: ...갑옷 벗어요.

우여곡절이 있던 끝에 동굴에 도달한 파티원들은 동굴 안에 사는 슬라임을 칼로 찔러 보거나 보초를 서던 오크를 난도질하며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의외로 사제의 검을 훔쳐갔다던 트롤을 발견하게 됐는데,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쿠우가가 달려나가 순식간에 넉다운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그 살인 펀치를 맞고도 트롤은 죽지 않았는데...

쿠우가: 이 트롤, 안 죽는데요?(계속 치는 중)
이리에: 트롤은 원래 재생능력이 있으니깐요. 불로 태우거나 산으로 녹여야 할 겁니다.
쿠우가: 그럼 마법사의 차례군요.
Q: ...죄송합니다. 제가 쪼렙이라 아직 불 피우는 마법을 못 익혔습니다.
케이이치: 어? 하지만 분명 '불타는 손' 마법이 레벨 1의...
Q:
못 익혔다고.

보통 마법사는 스크롤에서 마법을 배우고, 하루에 사용할 마법을 골라 메모라이즈하여 사용합니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그날 그날 다른 마법을 익힐 수 있지요. 하지만 Q와 같은 소서러의 경우, 레벨업마다 추가로 마법을 배우고, 배운 마법은 메모라이즈할 필요 없이 전부 사용할 수 있습니다.(물론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횟수제한이 있지요) 소서러는 마법사보다 하루에 더 많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마법사만큼 다양한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불타는 손'같은 마법은 초반에 굳이 배울 필요는 못 느껴서리...

스네이크: 그럼 어쩔 수 없구만. 내가 화염병을 던지지.
Q: 아, 잠깐만. 화염병은...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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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병은 폭발합니다. 주위사람들을 생각하며 씁시다]


여하튼 트롤에게서 검을 찾았습니다. 푸른 빛을 발하는 검을 시험삼아 감정해보니 무려 +2 마법검.
순간 파티원들은 갈등에 빠집니다. 정말 이 검을 돌려줘야 하는가. 우리가 먹으면 안 될까?

잠깐 이해를 위해 마법검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한 척도는 아니지만 대충 이런 개념이라 생각하면 될 겁니다.

+1 마법무기: 일반적인 마법무기입니다.
(아직도 생각나는데, 발더스 게이트에서 롱소드가 5골드, +1 롱소드가 800골드였습니다)

+2 마법무기: 영웅들의 무기입니다.

+3 마법무기: 한 나라의 국보급입니다.

+4 마법무기: 전설의 무기입니다. 엑스칼리버정도?

+5 마법무기: 마법무기의 끝.

물론 찾아보면 +6도 있을지 모르고, 아윈데2가 위 척도를 따르리란 보장은 없지만 여하튼 쪼렙들에게 있어 좋은 물건임은 틀림없지요. '한 마법무기의 가치는 이 우주보다도 크다'던가 '어차피 우리는 게임이 끝나면 사라지는 부평초 인생. 착하게 살아서 뭐해?'와 같은 자기합리화로 그 검은 파티원들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동굴을 뒤져도, 뒤져도 마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결국엔 '이 산이 아닌가?' 의심을 품은 일행은 다시한번 오크 진지를 방문하여 제대로 된 길을 찾아 마을 사람들을 구출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갇혀있는 꼴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 알흠답게 갇혀있습니다]


가운데 폭발 통나무를 보고
"와, 재밌겠다. 화염병 하나 던져보자."
하는 몇몇 파티원을 간신히 뜯어 말리고 마을 사람들을 구출!

그 이후 일어난 일은... 뭐, 오크 두목의 처참한 말로 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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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핸드폰을 새로 구했습니다.
이전에 쓰던 핸드폰은 古物이라 이런저런 것들이 힘들었는데...
모처럼 새 핸드폰이 생겼으니 배경화면이나 벨소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지요.


벨소리 제작이 처음인 이 사람은 '도와줘요! 네이버 지식인'을 외쳤고
관련 프로그램이 있으면 간단히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적당히 알송을 다운받아 모 노래를 벨소리로 제작하려 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싱크 가사가 뜨는 겁니다!!!



왜 여기서 놀라냐 하면, 이런게 존재하는 지 몰랐습니다.
아직 사회에 적응을 못한 전역자라고 생각해 주세요.


신기하게 여긴 이 사람은 보유한 몇 안되는 노래를 재생시켜 가사가 뜨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지요...(먼산)
'마리사는 엄청난 것을 훔쳐갔습니다'도 나오더군요. 이얼산~ 이얼산~(...)

궁금한 것은 어떤 형식으로 노래를 파악하고 가사를 내보내는가 하는 겁니다.
다른 노래들이야 그렇다쳐도... 노래가 워낙 좋아서 동영상 추출을 한
'가면라이더 파이즈 하이퍼배틀 비디오 -세 개의 벨트-'
...도 시험삼아 틀어봤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직접 추출한 노래도 가사가 나옵니다



친구 말로는 음원인가 하는 걸로 찾는 게 아닐까 하던데 말이죠...
그야말로 시대를 뛰어넘는 과학이네요. 이젠 이해도 잘 안됩니다.

과연... 이것이 21세기군요.


참고로 EVER17의 유우 캐릭터 송은 잔뜩 기대하고 재생해 봤지만
...안 뜹니다. 쳇 사실 이걸 제일 기대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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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전에 나름 거금을 치르고 구입한 물건입니다. 엊그제 도착했군요.
구정을 껴서 주문했다고 해도 너무 늦게 오는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크윽, 하마터면 안 오는 줄 알았...

가만히 듣는 건 취향이 아닌지라 오랫동안 드라마CD같은 것은 가까이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쓰르라미 울 적에의 드라마CD는 한결같이 퀄리티가 높다는 평이고 실제로 듣고 굉장히 감동받았습니다. (럭키스타에 나온 말이지만)드라마CD는 귀로 들으며 장면을 상상하는 여지를 만들어 주어 눈을 감고 들으면 거기는 환상의 세계.(웃음)

'쓰르라미 드라마CD는 원작 이상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CD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장면 하나하나의 연출이 훌륭하여 상황이 뚜렷히 상상될 뿐만 아니라 인물의 감정이 잘 전달됩니다. 드라마CD를 많이 들어본 경험은 없지만, 나중에 같은 내용을 게임으로 해서 받은 감동이 덜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음... 아마 애니나 게임에 비해 제한이 자유로운 성우의 연기, 적절한 순간에 템포를 맞춰 나오는 배경음의 연출 등이 감동을 극대화시키지 않았나 싶지만... 문외한이니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드라마CD로 들은 타타리고로시 편 클라이막스의 충격은 강렬한 것이여서 꼭 들려드리고 싶었지만 파일을 잊어버렸군요. 드라마CD인지라 원작의 내용이 생략되었고 장면의 상상이 어긋나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사소한 단점의 차지하고서라도 정말 좋은 물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른 물건이 이번 물건. 원작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앤솔로지 드라마CD입니다.
상관없다고 할까, 내용이 아주 붕 날아가 버립니다.^_^

시디 표지 뒷면을 보면 원작자인 용기사07 님의 코멘트가 짤막하게 적혀있습니다.
1편에는 시나리오를 체크하며 즐거웠다는 간단한 말이였지만 2편을 보면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원작자인 자신에게도 모르는 쓰르라미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어차피 CD를 사야 볼 수 있는 말이니 추천용 멘트는 아닙니다.
그저 들으며 즐겨주길 바란다는 얘기인데, 저 말이 왠지모르게 흥미롭군요.


1편은 쓰르라미의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싸우는 '히나미자와 무투대회'(...)
2편은 마작 이야기하는데 이건 아직 들어보지 못했네요.
앤솔로지인 만큼 듣고 실컷 웃을 생각이였지만 이건 기대 이상으로 대 만족.
특히 1편은 각각 옴니버스이면서도 이야기 템포의 조절이 잘 됐다고 할까요. 성우들의 연기야 언제나처럼 잘 되있고 내용도 과감하게 날라가고, 마무리도 멋지게 지어줍니다.(무투대회 마무리는 납득이 안가긴 하지만;;)
2편도 그저 웃기로는 그런저럭이지만 1편의 재미가 (현재로선)훨씬 낫네요.

아직 좀더 들어봐야 겠습니다.

의외로 쿠마짱의 활약이 돋보이기도 하는데, 그 우는 목소리가 내내 머리속을 맴돌정도로 강력하군요.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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