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유메닛키(夢日記)를 플레이해봤습니다.
2~3년 전에 나온 게임으로 알고있는데 유명해진건 최근인듯 합니다. 아마 보르조이 기획 때문인거 같은데...
보통 이런 게임이 취향이기 때문에 이 게임의 존재를 알고 '어머, 이건 해야해' 라고 생각했지요.
'지금까지 이걸 안하고 난 뭐하고 있던걸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괜찮아요, 무서워서 못해먹겠더군요. 때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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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모르시는 분을 위해 잠깐 게임 설명.

유메닛키(夢日記:꿈의 일기)는 RPG쯔꾸르2003으로 만들어진 개인제작게임입니다.
하지만 RPG가 아니라 어드벤쳐 쪽에 가깝죠.

게임의 주인공인 여자아이는 히키코모리로 자신의 방에서 나가려하지 않습니다.
문으로 데려가면 스스로 고개를 저으며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합니다.

그녀는 그 좁은 방안에서 무엇을 하는 걸까요.
바로 꿈을 꾸고 일기를 쓰는 일입니다.(실제 일기를 적는 장면은 없습니다만. 세이브를 하려면)
그럼 여자아이는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 꿈에서 자신의 환상을 찾고 만족을 얻는 것인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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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꿈이 좋게 보면 몽환적, 나쁘게 보면 그로테스크합니다.
악몽 밖에 안되는 그런 꿈을 꾸지만 여자아이는 현실보다 그쪽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꿈을 돌아다니며 세계관을 마음껏 즐기면 된다' 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엔딩도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꿈을 보고 현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해석' 하는 것이 플레이의 목적처럼 여겨지고 있는듯 합니다.

여자아이가 현실에서 무슨 일을 겪었길래 히키코모리가 됐는가, 그리고 왜 이런 꿈을 꾸는가.
게임을 하는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이 있다고 하네요.


뭐, 하여간...
저런 형식이 왠지 끌려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루만에 때려쳤지요. 이그, 무서워.

이 게임을 소개하는 사람들마다 '이 게임은 정신건강상 무척 안 좋다' 는 경고를 합니다.
흔히 말하는 '임산부나 정신이 약한 사람들' 에게 주는 경고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주는 경고입니다. 10명 중에 8, 9명은 정신적 손상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던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사람도 저 대다수의 인원에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아오오니를 실황중계했던 보르조이 기획에서 이 게임을 다루는 모습을 조금 본 일이 있습니다.
그 때는 저게 무섭다는 생각을 전혀 안했는데, 직접 해보고 얼마나 끔찍하던지.
특히 혼자서 밤에 할 것은 못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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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호러물과 다른 점을 들자면 귀신이나 무서운 존재가 쫓아오는 것이 아니라
이 게임 전체에서 보여주는 상징성들 입니다.

새머리 한 여성, 원숭이같은 인간, 손이 네 개 달린 괴물...
어떻게하면 이런 이미지가 나올 수 있는지, 이것이 현실의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면 불쾌하게 여겨지는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거기다 특유의 음악이 한 몫을 해서.(이 게임의 음악도 말이 많더군요. 사람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고)

게임을 그만둔 뒤에도 오랫동안 저 상징들이 머릿속에 남고, 또 현실에서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었습니다.
호러물을 접하면 한동안 이런 증상이 나오지만, 귀신이 아니라 상징이라... 색다르다면 색다르군요.


개인 고생담은 이쯤하고,
결국 게임은 접었지만 나중에 다시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워낙 인상적이고 빼어난 작품이니.

게임을 하고 궁금해져서 유메닛키 꿈의 해석을 인터넷에서 좀 찾아 봤습니다.
대충 하나의 결론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정착된 모양인데,
그 해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더군요.

예를들면 꿈 속에서 나타나는 설녀나 민둥귀신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은 신호등을 발견할 때 있었던 차에 치인듯한 시체는 현실의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좀더 분명한 해석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들을 다 알기까지는 이 사람에게 있어 유메닛키는 '스포일러' 로도 채워지지 않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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