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하기 전에 미친듯이 플레이해서 엔딩을 봤습니다.
...만, 이건 엔딩에 큰 의의가 있는 게임은 아니죠.
의의가 있다면 2회차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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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임을 하던 간에, 에디트를 써서는 안되는 이유를 말하자면 '게임이 재미없어지기 때문' 입니다.
에디트를 쓰면 게임은 쉬워지지만 그만큼 재미가 없어지죠. 즉, 적당한 난이도는 게임의 재미를 보장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데몬즈 소울의 난이도는 아주 적절합니다.
어느 수준이냐 하면, '깰 수 있을것 같은데 묘하게 깨지 못하는 난이도' 정도.
사람들 말에 '죽어도 자신이 실력없는 것을 탓하게 되지 게임 탓은 안한다' 라고 하니 난이도 책정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미묘하게 어려운 난이도가 플레이어의 도전의식을 꾸준히 자극하는 힘이 있지요.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비유를 통해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어느 날 적당한 장비를 착용하고 던젼에 들어갔다고 칩시다.
던젼 안에는 악마가 되어버린 병사들이 출물하고요.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싸우겠습니까?
진삼국무쌍처럼 다 쓸어버리시겠다고요? 에이, 나이와 몸 상태를 생각해 주세요.
상대는 살아 생전에 훈련받은 병사들. 지금은 악마가 되어 좀 더 강해져 있습니다.

데몬즈 소울은 역대 RPG 중에서 가장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게임입니다.
병사 하나면 적당히 싸울 수 있지만 둘 이상이면 목숨을 걸어야 하죠.
검은 스테미나에 따라, 연속으로 3번 이상 휘두르기 힘듭니다.(초기상태)
갑옷이 없거나 얇다면 적병사의 칼침 두세방에 비명횡사 합니다.
갑옷은 두꺼운 것을 입으면 구르지 못합니다. 아니, 당연히 느립니다.
마법은 쓸만한 것을 익히기 위해 좀 고생을 해야죠.
아, 그 전에 초반에 레벨노가다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첫 스테이지는 반드시 초기 스탯으로 클리어해야 하죠.(먼산)

그러다보니 던젼탐색은 자연스레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되지요.
위와같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어떻게든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 자체는 클리어할 수 있겠끔 만들어 졌지만,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그걸로 알짤없이 끝.
다른 RPG에 비해 '환상' 이 들어간 정도가 적고 최대한의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진짜 본인이 던젼을 탐색한다는 느낌이 든다니깐요.

더군다나 재미있는 것은 싸우는 방식입니다.
조작체계는 지극히 단순하기 짝이 없는데, 어떤 장비를 하느냐에 따라 전투스타일이 갈라집니다.
무기는 어떤 것을 들것인가, 가벼운 갑옷을 입고 뛰어다니느냐, 무거운 갑옷을 입고 기어다니느냐,
마법은 어느정도 쓸 것인가, 기적은 쓸 것인가, 장거리 공격은 어떤 것으로 준비해두나 등등...
무기에 따라 전투스타일을 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전투스타일에 따라 무기를 따로 마련하는 편입니다.

이 사람이 싸우면서 재밌었던 것은 흑기사와의 싸움.
1:1이 좀처럼 쉽지 않은 이 게임에서 초반에 만나는 흑기사는 상당한 강적입니다.
1:1로 대치하게 되면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방패를 앞세워서 접근.
흑기사가 검을 휘두르면 방패로 방어, 바로 칼을 휘둘러 공격하지만 거리가 짧아 실패.
적의 공격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잽싸게 후방 구르기.
자세를 추스리지만 스테미나가 바닥나서 별 다른 행동을 못하고...
뭐, 이런 식으로 싸웁니다. 1:1 싸움의 긴장감을 이처럼 극도로 높힌 게임은 좀처럼 보기 힘들죠.

그리고 이 부분은 나중에 온라인 모드에서 크게 부각됩니다.
온라인 모드로 플레이하게 되면 스테이지를 협력모드로 하여 쉽게 클리어가 가능해지죠.
덕분에 난이도는 많이 떨어지지만, 반대로 노가다가 엄청 즐거워 집니다.
그리고 온라인 모드에서 PK가 가능한데, 본인이 돌고있는 던젼을 다른 유저가 침입해서 살해하는 것이 가능하죠.
짜증날것 같고, 실제로도 짜증이 나지만 나중에는 이것에 재미를 붙여서 헤어나올 수 없게됩니다.
1:1, 혹은 1:2, 1:3으로 싸우게 되는데 유저마다 전투 스타일이 전혀 틀리기 때문에
패턴이 정형화된 NPC와의 싸움보다 훨씬 즐겁죠.
도끼를 휘두르며 덤비는 유저, 단검과 마법으로 공격해오는 유저, 이도류를 쓰는 유저 등등...

이 사람은 승률이 지극히 낮지만 그래도 이겨본 경험이 있긴 합니다.
상대와 대치한 상황에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서서히 탐색전을 벌이는 그 긴장감이 좋았네요.
발리면 슬프지만...


뭐, 게임의 설명을 하려고 적었다기 보단 가장 인상깊었던 점의 감상이 되겠네요.
사실 넷상에 데몬즈 소울에 대한 설명을 완벽하게 해놓은 분이 계셔서 딱히 이 사람이 또 그런걸 적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따라서 링크를 해놓겠습니다. 익살스러운 그림과 함께 게임 설명을 굉장히 재밌게 해놓으셨으니 한번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링크1. 데몬즈 소울 게임에 대하여
링크2. 온라인 모드에 대하여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완전한 새로운 시스템들이 가득한 게임.
거기다 스토리나 설정을 제쳐두고 오직 게임성만으로 재미에 승부를 둔 게임.
그리고 노가다와 난이도가 가져다주는 중독성은 디아블로 이후 가히 최강급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모드 만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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