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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루 님 이글루에서 가져왔습니다.

이글루스의 유명한 번역 블로그 주인장이신 엘라이스 님이 탈덕을 선언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개인 아마추어 번역가로서 가장 유명한 분이 아닌가 싶던 만큼,
갑작스런 블로그 폐쇄 선언이 마치 골드 로저의 최후를 연상케 하네요.


이 사람에게 있어서도 엘라이스 님 블로그 폐쇄 소식은 충격이 큽니다.
하루하루 인터넷 공간에서 재미를 붙이는 사이트가 줄어가는 와중에,
인터넷을 키면 하루에 한 번, 꼭 체크하는 사이트는 두 군데 밖에 없어졌죠. 와우메카와 엘라이스 님 블로그.
그런데 그 중에 하나가 문을 닫아버리니 이젠 진짜 인터넷을 킨다 한들 뭘 할까요.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엘라이스 님 블로그의 폐쇄 소식은 같은 의미가 있지 않나 싶네요.
흔히들 '이젠 니코니코의 동영상은 어디서 보나요?' '이런건 누가 번역해 주나요' 같은 말을 하지만
니코동 매니아나 웹코믹을 찾는 사람들 같이 한정된 사람들만 찾아가던 블로그가 아닙니다.
보컬로이드를 좋아하는 사람, 매드 무비를 찾는 사람, 애니를 좋아하던 사람과 같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었죠.
그런 만큼 '이젠 니코니코의 동영상을 보기 힘들다' 라는 한정적 의견보다는, '엘라이스 님의 블로그가 사라졌다' 는, 보다 큰 의미의 상실감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을 겁니다.

그만큼 엘라이스 님의 블로그는 영향이 컸고, 또 좋은 블로그였지요.
개인이 운영하면서 그 자료의 양이 적지 않았고, 중구난방한 느낌이 없었으며,
꾸준했고, 작업의 퀄리티가 나쁘지도 않았죠.
또 개인이 운영하는 것 치고는 취향이 편중되지 않았습니다. 다수가 모인 사이트에도 취향이 편중된 경향이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엘라이스 님은 유명하거나 인기있는 작품, 혹은 자신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작업함으로서 어느정도의 보편성을 유지했지요.
쿈코나 사이모에 토너먼트 같은 일도 있고, 팬들의 과격(?)한 행동에 문제가 되던 일도 있지만 엘라이스 님이 어느정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단점이 있어도 이런저런 좋은 점이 더 기억되는 블로그입니다.
아쉬워할 점은 번역가를 잃었다, 기 보단 좋은 블로그를 잃었다, 가 되겠군요.


생각해보면, 엘라이스 님의 블로그는 번역 블로그로서 굉장히 뛰어났습니다.
올라오는 번역물에 대한 반응도 좋았고, 유명한 작품위주로 올라와 취향을 크게 타지 않았고,
무엇보다 엘라이스 님이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좋았죠.
아마추어 번역 활동은 본디 자신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과정이라 봅니다.
엘라이스 님이 자신이 재밌다고 생각한 것을 타인과 공감하고자 했다면 그건 대성공이었고,
팬들의 반응이 피드백되어 엘라이스 님이 다음 작업에 착수할 수 있는 힘이 되었겠지요.


...문제는 역시 현실(공부)에 충실할 수 없었던 걸까요.
천천히 자연스레 쇠퇴한 것이 아니라 갑작스런 폐쇠 선언에 넷상에 큰 공백이 생겼습니다.
사람이 죽은 것은 아니지만 '오덕계에 큰 별이 졌다' 가 맞는 말이죠.
아닌게 아니라 '대 번역 시대의 시작' 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것 같습니다.

그래도 위와 같은 이유로, 훌륭한 번역가나 사이트가 나와도 엘라이스 님의 블로그와 같은 재미를 가져다 주기에는 힘들겁니다. 그 블로그에는 그 재미, 다른 블로그에는 다른 재미. 뭐, 이건 사실 모든 블로그가 마찬가지지만.

정보를 찾는 인터넷 유목민들은 또 어느 장소로 이동할까요?
여하튼 공백이 생겼습니다. 타오야, 우리도 뭐좀 하자. 너와 내가 손잡으면 지구는 우리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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