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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뒤에 바로 EP6 최대의 명장면이 펼쳐지죠]

게임이 복잡해진 탓일까요, 텐션이 낮아진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이번에도 기대를 어기지 않고 이 사람을 또 두근두근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이 감각이 나를 되살려준다, 몇 번이라도.(정대만 풍으로)

기껏 배틀러가 게임마스터가 되어 게임판을 주도해가는 역할을 맡았다 싶었는데
이전까지 멋있던 모습은 다 까먹었는지 빌빌대는 모습을 보여주어 참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한편은 '이래야 배틀러지!' 하고 안심이 되었네요.
특히 결혼식 장면에서 에리카의 도S적 모습과 함께 에로틱한 연출(...)이 나온 것을 보면 그냥 쓴웃음이 납니다.
어찌보면 이것이 배틀러라는 인물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맞아요, 이런 빈틈이 있기에 사랑받는 주인공이죠.

하여간 그런 배틀러가 꾸민 판이여서 그런지 재미는 이전 에피소드에 비해 크게 떨어졌습니다.
가장 결정적으로 게임이 말 그대로 체스처럼 되어서, 이전같이 직접대결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죠.
이전에는 배틀러와 베아트리체의 숨김없는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포진을 깔고 물 밑으로 음모를 꾸미는 싸움이 되었죠. 같은 싸움이지만 전자가 더 알아보기 쉽고 싸움에 감정을 맡기기 쉬웠습니다.
특히 괭갈이 배틀연출에 들이는 공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전에는 마음놓고 싸우는 모습을 구경했다고 하면, 이제는 누가 또 어디서 뒤통수를 칠지 조심하면서 봐야하죠. 특히 에리카. 우는 척 좀 그만해.
물론 이쪽의 싸움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전의 재미가 떨어졌지요.

그래도 마지막, 베아트리체의 화려한 부활과 함께 에리카와 대결하는 장면은 여전히 좋았습니다.
이 부분이 게임의 평가의 대부분을 차지한 느낌이 듭니다.

에리카... 후루도 에리카. 처음에는 참 밟아주기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했건만.
유능한 것은 둘째치고, 표정이 일그러지는 모습이 좋아서 플레이어의 S끼를 충족시켜주는 캐릭터로 여겼습니다.
실제로도 그랬지만, 단순히 거기서 멈춘 캐릭터는 아니였지요.
그녀의 대사, '악역은 마지막까지 이래야하지 않으면..!!!!' 에서 작품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엄청난 생명력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호의를 느낄 여지가 조금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좋아지는 것은,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행동하는 인형이 아닌 뜻대로 되지 않는 캐릭터성 때문이 아닌가 싶군요.

그리고 이번 작의 최고의 캐릭터는 베아트리체!!
이전에 캐릭터 열전을 적을 때 츤데레에서 순애보까지 다 아우른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걸 또 뛰어넘었습니다. 대체 어디까지 갈 작정인지. 그놈의 '아버지' 타령과 '언니와 함께 문 열고 다니기' 에서 모에의 지평 그 너머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진짜, 천년의 마녀라는 칭호가 허투가 아닙니다. 천년모에의 마녀.
하지만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베아트리체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은 역시 '그' 모습이죠.
마치 그것을 확신시켜주는 듯 했던 에피소드6의 클라이막스였습니다.


이전 감상문에서 장난삼아 '둘이 결혼하고 끝난다'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됐습니다.
그보다 마지막에 좋은 년, 나쁜 년, 이상한 년 중 나쁜 년이 움직이기 시작했군요.
다음 작은 쓰르라미의 미나고로시편처럼 다 망하는 엔딩이 될지.
(참고로 좋은 년은 람다, 이상한 년은 에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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