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라노베를 읽다가 적잖게 감동을 받아서 적어보는 라노베 감상문.

로큐브 작가의 신작 소설 '천사의 3P'입니다.
제목에서 심히 범죄의 스멜이 느껴져서 "이건 뭐야! 내 로큐브를 돌려줘!!!" 를 외쳤지만(←로큐브 좋아함)
실제 읽어보니 굉장히 좋네요. 이 작가, 로리 장르에서 벗어나질 않길래 변화없이 안주하는 건가 하는 실망감이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 로리 장르의 거장으로 거듭나려는 거였어...


참고로 제 친구는 로뷰브 1권, 오빠지만 사랑만 있으면 상관없잖아? 1권을 피씨방에 두고 왔다가 되찾으러 갔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의 민망함이란(...)


─로큐브 작가의 새로운 신작! 거기다 일러스트레이터도 그대로입니다.
로큐브와 크게 다른 뭔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죠.

아니나 다를까, 고교생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고, 로리 히로인들이 등장하고, 비슷비슷한 좋은 주변 인물들이 등장해서 유대를 쌓아가며 청춘을 구가한다는 스토리. 뭐,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지만요. 작가가 글을 라노베 작가치곤 잘 쓰는 편이고.

그보다 로큐브와 크게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더군요.


─첫째, 주인공이 히키임.(...)

로큐브 주인공은 초딩에게 학학 거린다는 점만 제외하면 뭐 하나 흠이 없는 완벽한 남주인공이었죠.
성적은 몰라도 농구 우수, 코치 실력 우수, 정신력 우수, 가정도 화목...
하긴 그래서 초딩 여자애들이 남주에게 학학거렸던 거지만요.ㅋ

그에 반해 이번 편의 주인공은 히키코모리군요.
스스로 이대로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 한다는 점에서 가망성이 있긴 하지만요...
결국 어떻게든 사회복귀를 하려고 인터넷에서 자신의 음악 팬을 만나보려고 했는데 그 아이가 여자에 초등학교 5학년(10살)이었다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

여하튼 이런저런 일을 겪어서 초등학교 여자애의 손을 잡고 사회복귀를 노리는(←본작에 나오는 묘사;) 주인공입니다. 뭐, 로큐브의 스바루와 시작이 다르다보니 처음부터 조금 여자애에게 하악하악거리는 면이 있고 그 나이에 걸맞게 웃겨주는 면이 있네요. 스바루는 너무 애늙었죠...


─둘째, 여동생이 나옴.

이게 진짜 최고에요.

사실 1권에서 히로인 삼인방은 각자의 개성어필이 좀 부족합니다. 사이좋은 세 사람의 묘사는 충실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매력어필이 부족하지요.(1권이니깐) 그런데 주인공의 여동생인 쿠루미(10살)는 오히려 1권의 진히로인이라도 되는듯 매력어필이 어마어마합니다!

첫 등장때, 목욕하려고 보니 오빠가 먼저 목욕하고 있다→뭐야, 나 목욕하려고 했더니! 라며 짜증을 냄→그리고 그대로 욕탕에 들어가서 같이 목욕함.

...같은, 같이 목욕하는 심히 뭐시기한 시츄를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어린 동생' 이란 명목으로 실현시키는 미친 진행을 보여주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진짜 이거 보고 뿜었네요. 작가는 천재에요, 로리 소설 쓰면서 이쪽 묘사에 통달한 모습을 이 책 한권으로 아주 잘 보여주네요.

이 여동생 쿠루미가 말이죠, '츤데레이지만 아직 어려서 제대로 츤츤 거리지 못하는' 모습이 기가 막힙니다. "나이 어린 츤데레는 이런 매력이 있다!!!" 라는 작가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가 좋고 걱정되지만 솔직히 표현하긴 부끄럽고, 그렇다고 자기 감정 감추기엔 많이 서투르고 그래서 잘 감춰지지 않는 묘사가 굿.

그러다 그 오빠가 다른 여자애들을 만나는 모습을 길에서 목격하고는...

"하, 하와와와와와와와 오빠가! 오빠가 나 아닌 여자애들한테 둘러싸여서 나 아닌 여자애한테 무릎베개를 해 주고 있어! 터져 나오는 체포의 냄새! 큐어 폴리스!"

이런 대사를 외치며 달려드는데 어찌나 웃기던지.ㅋㅋ


─음, 그리고 로큐브와의 공통점이긴 하지만

이 작가의 소설들을 보면 별 죄책감없이 로리들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이 멋짐.

제목을 보면 천사의 3P지요. 아무리봐도 섹드립이지만 실제 의미는 스리피스, 기타, 베이스, 드럼을 연주하는 3인조 밴드를 의미한다고 하네요.ㅋㅋ

거기다 위에 쓴 것처럼 여동생이랑 같이 목욕한다던가 같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것을 '가족' 이니깐 야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충분히 두근거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이 간격의 조절이 상당히 잘 되어 있어요. 아, 진짜. 목욕탕 안에서 오빠에게 토라져 투덜대는 쿠루미는 최고.

로큐브에 이어 여기서도 초등학생은 최고야 드립이 나오는데, 여기서 인간관계에 상처받고 히키코모리가 되었다가 천사(히로인들)에게 이끌려 사회로 나온 주인공이 그녀들에게 느낀 감정을 정확히 표현해 내지요.

초등학생은 정말 최고구나. 그 순수함으로 나를 비추면, 나도 자신을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살 수 있으니까.

"로리가 뭐가 좋아? 범죄잖아."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로리의 매력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추잡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소설입니다. 아, 저도 한 때 시스프리로 로리콘의 길을 걸었던 몸으로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ㅠ


─뭐, 책이 막 재밌다거나 그런건 아닌데ㅋㅋㅋㅋㅋㅋ

정말 대단해요, 요즘 세상에 로리캐의 매력을 이렇게 표현해내는 작가가 있다는게 신기하고.
로큐브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작가가 그만큼 잘 해주었다고 생각하는 파인지라 한층 더 성장한 작가의 실력에 만족스럽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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