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실트: 그러고보니 좀 된 이야기지만 말야...
에반게리온이 극장판으로 다시 나오기 시작했지.

Q: ...정말 좀 된 이야기구려.

마실트: 예전에 애니를 본 자로서 새로이 만들어진 극장판은 어느정도 재밌게 볼 수 있었지만 말이야,
그래도 신지가 찌질한 건 여전하더군.

Q: 전부터 생각한건데 왜 신지를 그렇게 못난 놈으로 보는지 모르겠소.
대체 어디가 그렇게 맘에 안드는 건지.

마실트: 맘에 안들잖아!!! 처음부터 끝까지.
기껏 로봇을 조종하게 되었는데 빌빌대는 꼴도 그렇고!
주변환경에 적극적으로 익숙해지려는 태도도 전혀 없어.

Q: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봐바, 신지는 수년만에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찾아갔더니 냅다 괴물을 상대로 싸우라는 명령만 받았어.
싸우다 죽을 지도 모르는데 '싫어! 안 할래요!'라고 말하는게 잘못된 것은 아니잖아?
신지가 어른도 아니고. 고작 14살인데, 싸우라고 말하는 주위 어른들이 정상이 아니지.

그래서 신지가 싸우지 않았나? 아냐, 신지는 용감하게 싸웠어.
생면부지의 여자아이가 다친 모습을 보고 대신 싸웠지.
이정도면 충분히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완수했다고 보는데.

마실트: 네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역시 맘에 안들어.
무엇보다 그 '평범한 14세'가 문제라고.
로봇 애니메이션(...)에 있어 신지의 존재는 죄야.

Q: ...듣던중 희안한 소리를 하는군.
그럼 뭐요? 신지에게 열혈과 근성은 필수요소?
그렇다면 신지가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카미나같은 성격이면 좋았을까?

마실트: 오오, 그거 좋다. 카미나! 로봇 애니라면 그정도는 되야지.
그럼 한번 볼까?


<예문 1>

아버지에게 불려간 신지.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는 신지에게 다짜고짜 에바에 타서 사도와 싸우라 하는데...

겐도: 신지, 에바에 타라.

신지:
좋았~어!!! 이런 걸 기다렸다고!
한번 해보는 거야!!



<예문 2>

4사도(극장판 5사도) 샴시엘과의 전투. 친구들이 위기에 빠지자 에바에 태운 신지.
미사토는 후퇴명령을 내리는데...

미사토: 신지!! 이젠 됐어! 친구들을 데리고 일단 후퇴해!!!

신지: 웃기지 마!!!!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예문 3>

5사도(극장판 6사도) 라미엘과의 전투.
1차 공격을 실패하고 큰 피해를 입은 에바 초호기(와 도시). 초호기를 지키기위해 0호기가 달려오지만...

미사토: 신지, 부탁이야! 전국의 전기가 모두 너에게 집중되어 있어.
반드시 사도를 물리쳐줘!

신지: 크윽... 녀석, 강하구만.
할 수 없지.
레이! 합체다!!!!!


마실트: ......

Q: ......여기서 끝나겠군요.

마실트: 극장판, 2부까지 안가도 되겠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만담의 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을 수 없는 그 미묘함  (14) 2008.07.19
세익스피어는 없다?  (10) 2008.05.08
지금은 놀 때가 아닙니다  (12) 2008.04.04
낚시의 즐거움  (10) 2008.03.10
메탈기어 솔리드4 한토막 반의 잡담  (8) 2008.03.04


프롤로그

괴도의 탑의 생활은 언제나 크게 벌고 돈이 떨어질 때까지 무료히 지내는 나날이였다.
한번의 모험으로 큰 돈을 벌면 다가오는 권태감, 그리고 돈이 떨어져 다시 일을 나가야 할 때의 짜증.
본디 의욕이라고는 찾아볼 수야 없는 Q도 어느정도 이런 생활에 진절머리가 나 있는 상태였다.

마침 그런 때에 마실트가 말을 걸어 왔다.

마실트: 한번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고 돈벌이 나설 생각은 없소? 일하는 데에 익숙해지면 노동에 쪼는 일도 없을 텐데. 자본금은 내가 빌려줄 테니깐.

왠일인지 떡하니 돈을 쥐어주기까지 하는 마실트의 권유에 Q는 기분을 새로이 하고 거리로 나섰다.



중세 인간극장; Q의 이야기(경제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참, 게임은 The Guild2입니다]


Q가 도달한 곳은 바다를 접한 작은 마을이였다.
마을 곳곳에 공터와 빈집이 눈에 띄었던 지라 집을 구하기 적당했지만 좀더 번화한 곳이 좋았던 것을.
다른 마을도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Q는 방황을 포기하고 그 마을에 눌러 앉기로 결심했다.

마을 구석에 작은 오두막을 얻고, 당장 돈벌이를 찾아 나서는 Q.
'지속적인 수입'의 목표를 향해 안정적인 돈벌이를 찾던 끝에 '땅에서 돈을 캐는 무자본 영업' 농사를 하기로 결정했다.(사실 무자본이 아니지만) 마침 성벽 밖에 주인없는 농장이 하나 있었기에 냅다 매입을 하...
...려고 했으나, 어이쿠. 돈이 부족하다네.

Q: ...자본금을 주려면 충분히 주던가. 이 양반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국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


농장을 산다고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좀 큰 돈을 은행에서 빌리게 되었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보관할 창고에 카트도 필요하고 사람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넉넉히 빌렸는데, 아뿔싸. 이자가 저리도 높을 줄이야. 빌릴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후 Q는 불어나는 이자에 피눈물을 흘렸어야만 했다.(...)

어찌됐든 농장을 마련한 Q는 본격적인 돈벌이에 나섰다.
구체적으론 밀을 재배하여 팔기로 했는데, 가장 일반적인 곡물이니 무난한 수입원이 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생각 자체는 틀리지 않아 초반에 그런저럭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Q는 점점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아무리해도 돈이 모이질 않는 것이다. 재배한 밀을 시장에 내다 팔면 순간적으로 큰 돈이 생기지만 날이 지날때마다 그보다 많은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것이 세금+임금+막대한 이자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한참 후의 일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첫 수확의 때. 이때는 행복했지만...]


바야흐로 밀값도 나날히 떨어져서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는데...

Q: 아앗, 이자를 갚는데도 허리가 휘누나! 밀값은 바닥이고, 뭘 어쩌라는 거야!!
도대체 1포대에 27골드하던 밀이 이제와선 10골드도 안 주는거야!!

종업원: ...그야 보스가 밀을 계속 시장에 푸는데 사가는 사람은 그보다 적어서 그렇죠.
시장이 보스가 납품한 밀로 포화상태인데 밀에 좋은 값을 쳐주겠습니까. 차라리 우리도 다른 품목이나 다루죠?

Q: 애시당초 왜 밀같은 곡물이 잘 안팔리는 건데...

종업원: ...이 작은 마을에는 밀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가공업이 발달하지 않았거든요.

그도 그럴것이, 그 마을에는 운영중인 빵집과 술집이 없었다.
기껏 바다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교역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시장은 정체상태를 벗어날 줄 몰랐다.
허생전의 배경이 되기 딱 좋아보였지만, 그럴 자금도 없고 해서 Q는 우선 밀의 생산을 줄이고 사탕무의 생산에 들어갔다. 사탕무 역시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가격이 1/3로 떨어졌지만 밀만을 생산할 때보다는 나았다.

또 어느정도 시장의 추세를 읽다보니 곡물을 시장에 파는 것보다 농장에서 직접 파는 것이 더 좋은 값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거래의 장점은 시장보다 비싸게 팔고, 시장보다 싸게 사는 맛. 농장에 들려 밀을 사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Q의 생활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Q: 이제는 농사일도 익숙해져 한꺼번에 제법 많은 양을 생산하게 되었는데 말이야...
창고는 팔리지않은 밀과 사탕무로 가득하고, 그렇다고 이것들을 시장에 헐값에 넘기기도 좀 그렇고.
차라리 직접 2차 가공업에 뛰어들어 볼까?

밀과 사탕무는 본래 빵과 술의 재료가 된다.
Q는 시장 가까운 곳의 술집을 인수하여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자 했으나...

업자: 예, 2,700골드 되겠습니다.

Q: 뭐... 뭥미? 우째 그렇게 들지? 내가 술집을 새로 만들어도 그보단 적게 든다고!!!

업자: 게다가 Q 님은 아직 시민권이 없으시네요. 지금 이상의 건물은 더 소유하실 수 없으십니다.

Q: 이...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청에서는 다양한 볼 일을 볼 수 있다]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지만, 이미 만들어진 건물은 새로 만드는 건물보다 비싸게 쳐지는 경우가 있다.
아마 좋은 목을 잡고 있다던가, 그 가게를 인수함으로서 경쟁상대를 원천봉쇄한다던가 하는 이유라고 추정되는데... 실제 Q가 인수하고자 했던 술집은 지극히 좋은 목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결국 거금을 치루고 인수하게 되었다.

시민권은...

Q: 세상만사, 돈이면 되더군요. 돈으로 어디까지 작위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수한 술집은 나중에 여관으로 개조했습니다]


동서고금, 사람이 가장 잘 모이는 장소는 시장이다.
그리고 그 시장 바로 앞에 위치한 술집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
하루의 힘든 일과를 마치고 맥주 한 잔을 위해 들리는 손님들은 유쾌한 저녁을 보내며 주머니돈을 내놓는다.
본래 요리를 위해 이런저런 재료가 필요한 장사지만, 중요한 재료는 대부분 농장에서 조달되기 때문에 Q로서는 큰 시름을 던 셈이였다.

술집에서 만들어 파는 요리는 시장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꿈에 그리던 '안정적인 수입'이 이루어졌고,
장사를 성공적으로 해내며 Q의 평판도 크게 올라갔다.
매일같이 북적이는 술집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하여 종업원들은 전원 술과 요리를 만들고 Q가 직접 서빙을 하는 처지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으로 가득 찬 술집과 조리실 풍경]


술집을 운영하며 위기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술집의 명물인 안주 '연어 필레 살' 요리가 있었는데 재료인 연어는 유일하게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재료였다.
(어업에 뛰어든다면 모를까...)

결국 시장에서 물품을 조달했는데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시장이다보니 연어의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종업원: 보스~! 큰일입니다! '연어 필레 살'의 재료인 연어가 다 떨어졌습니다!!
시장에서도 지난번 품절이후 새로 들어온 것이 없다고 합니다!!

Q: 시... 시장(市長)은 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연어는 아주 못 구하는 건가?

종업원: 옆 마을에서 조금 판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손수레 끌고 가기엔 좀체 멀어서.

Q: ...멀어도 할 수 없다. 갔다 와.

종업원: (쿨럭)다녀오겠습니다.


술집이 크게 성공하였지만 농장은 여전히 창고에 물건만 쌓아두는 처지였다.
밀값은 어느정도 평균선을 유지했지만 또 떨어질까봐 두려워 차마 시장에 내다 팔지를 못하고 있던 처지에 어느 날, 신기한 소식이 들려왔다. 저기 머~나먼 런던에서는 밀값을 아주 금값으로 쳐준다는 얘기였는데...

런던은 너무 멀지만, 창고에 쌓아놓은 밀이 너무 많았던 탓에 재고처리도 할 겸, 모든 상품을 런던으로 보내기로 했다. 교역도 안해주는 항구는 내버려두고, 성벽 밖에 새로 교역항과 배를 만들어 열심히 밀을 실었다. 교역품으로 가득 찬 배는 마침내 대박의 꿈을 품고 첫 항해를 떠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품을 실고 서쪽으로 떠나는 배]


Q: 아아, 가렴. 가서 황금을 실고 돌아오는 거다...


마실트: 
뭐하고 있는거냐, 이 멍청아!!!

Q: 마실트? 여긴 또 왠일이요?

마실트: 그냥 지켜보고 있으니 아주 잘 노시는구만. 그래서 결론이 뭐요?
젊었을 때 죽도록 일해 돈을 번 다음 후세에 남기고 죽자?
돈은 개처럼 잘 버셨는데 쓰는 모습은 왜 보이질 않는거야?

Q: 술집 운영하는게 영 바빠서 돈 쓸 시간이 없었어...
아, 그보다 처음 출발할 때 자본금 적게 줬지?!!

마실트: ...하필 많고 많은 장사중 농사는 왜 지었소? 평범하게 빵집으로 시작했으면 그 자본금으로 충분했는데?

Q: NO LISK가 내 신조인지라...

마실트: 친구에게 당신 플레이를 들려주니

"왠지 내가 아는 그 게임같지 않은데? 왜이렇게 건실한 거야?"

...라는 평가가 있었소. 참 재미없다고 생각하지 않소?

Q: 돈벌어 오라고 했으면서 또 무슨 재미 타령인가?

마실트: 지속적인 수입은 좋지만 쓰는 법은 그보다 더 중요한 법이지. 이젠 내가 하는 거나 지켜보시오.
아참, 출발하기 전에 줬던 자본금 돌려주고.

Q: ...그거라면 이자까지 쳐서 줄 수 있어요.


▷중세 인간극장 2부, 정치편에 계속

'게임연구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 어비스]어머니, 용돈 좀...  (14) 2008.04.30
메탈기어 솔리드 포터블 OPS  (2) 2008.04.23
엄청난 것을 뽑았습니다  (6) 2008.03.27
최강의 기체  (8) 2008.03.22
메탈기어 애시드2  (6) 2008.02.29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있을 때에 친구에게서 문자가 날라왔습니다.


"대위님, 출격하셔야 합니다.
전용자쿠2 출격준비 되었습니다!"


(해석: 야, 캡파하러 PC방 가자!)



이 녀석이랑 편을 먹으면 10연승은 가볍기 때문에 자주 PC방에 가서 캡파를 하곤 합니다.
...만, 하필 독서실에서 공부를 할 때 문자를 보내다니.
친구의 말은 독서실은 내팽겨치고 놀러나 가자는 건데, 역시 지겨운 공부는 때려치고 같이 나가 놀고 싶은 유혹은 강하더군요.


하지만 내가 지칠 때,

공부하기 싫을 때,

피곤하고 졸려서 눕고 싶을 때,

세상의 온갖 유혹이 다가올 때,

'이만큼 공부하면 됐지' 생각이 들 때,



그런 때에 계시처럼 다가온 말이 있습니다.
언제나 이 말을 보며 새로이 공부할 맘을 먹곤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y 정글고



......

"중사, 무리다. 후퇴해라!"

'만담의 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을 수 없는 그 미묘함  (14) 2008.07.19
세익스피어는 없다?  (10) 2008.05.08
열혈아 이카리 신지?  (12) 2008.04.11
낚시의 즐거움  (10) 2008.03.10
메탈기어 솔리드4 한토막 반의 잡담  (8) 2008.03.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