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에게 볼만한 만화좀 추천해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친구왈, "이 만화 네가 보면 재밌을거다. 난 보지 않았지만."

자기가 보지도 않은 책을 권하는 것도 웃기는 짓이지만,
더 웃기는 것은 정말 재밌었다는 거죠. 아이, 젠장.(...)
만화책으로, 그리고 최근에 애니도 감상한 뱀부 블레이드라는 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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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에 고교 검도부 일동]


'뱀부 블레이드' 라는 제목에서 그로테스크한 뭔가의 느낌을 받았지만, 알고보니 '죽도' 라는 뜻이더군요.
즉, 검도를 소재로 한 스포츠+청춘 만화입니다.
'검도는 베는 것이 아니라 검으로 때리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스포츠로서의 검도를 강조,
거기다 '부활동은 즐거우면 되는 거야' 라는 코지로 선생(주인공)의 사상을 기준으로 하여,
스포츠을 소재로 한 고교 청춘물이라 할 수 있겠네요.

스토리는 의욕없던 검도부 고문 선생, 코지로가 우연한 기회로 '최강의 여자 검도부'를 목표로 삼고,
5명의 검도인을 모으는 데서 시작합니다.

부장으로 모두를 잘 돌봐주는 키리노(옐로), 외모완 달리 너무나도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 사야코(블루), 두 얼굴의 아가씨 미야코(핑크 or 블랙?), 검도만은 잘하는 사토리(그린), 그리고 최강의 타마키(레드).
이 다섯 명의 여성을 중심으로한 무로에 검도부의 이야기가 뱀부 블레이드입니다.
남자는... 3명 밖에 없는데다 활약이 눈물나게 없지요. 비중이 적은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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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 좋지만 애니도 꽤 박력있습니다]


만화 자체는 꽤 코믹한데, 검도는 상당히 진지한 편이네요.
기껏 미소녀들의 검도 이야기인데 내내 보호구를 착용한 모습으로 나온다던가...
또 작가가 '검도는 강한 자가 이긴다' 고 하며 설령 주연일지라도 실력이 부족하면 그냥 지도록 하네요.
5인 중 실력자는 두 명뿐이기 때문에 대회에 나가도 번번히 지는 무로에 검도부.(웃음)
승패에 연연하기 보단 부활동으로 즐겁게 검도를 하는 모습을 그리는게 좋군요.

또 재미있는 점은, 이야기의 중심은 어느 한 캐릭터가 아니라 검도부 자체라는 점입니다.
'무로에 검도부가 겪은 일' 혹은 '무로에 검도부의 시합' 이라는 식으로 검도부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개개인의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치우치지 않아서 좋다고 할까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경우 원작인 만화가 연재 중에 만들어져서 후반에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갔는데요,
거기서 초심자인 미야미야, 숙련자인 타마키, 두 명에게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스토리가 나쁜 것은 아니였는데, 다만 만화책에서 좋아했던 캐릭터인 사야코가 활약이 전무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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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서 나도 키리노에게 갔소. 쳇(...)]

뱀부 블레이드는 현재 만화책으로 8권까지 연재되었고, 애니는 26화로 완결났습니다.
애니 2기가 나올지 모른다고 하지만, 키리노와 사야코가 3학년이라고 은퇴했는데 어찌 이어질 지...

오리지널 스토리였던 애니의 후반부는 좀 미묘한 구석이 있었지만 그런저럭 볼 만했습니다.
여러가지 꼬집을 부분도 있지만, 속편히 웃을 수 있었던 개그 센스나 막판의 키리노 플러그(...)가 강점이였고...
특히 매화, 놓치지 않고 보게 만들었던 '다음 회 예고'의 센스는 높게 평가할 만 하지요.
처음에는 만화 원작과의 (그림체)갭이 커서 거부감이 들었지만 역시나 익숙해지니 뭐...

하지만 역시 아직은 만화책이 더 재미납니다. 애니가 추천이라면 만화책은 강추.
이것저것 재지않고 순수하게 '재밌다' 하고 생각한 몇 안되는 만화네요. 앞으로의 연재가 더욱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애니에서 가장 웃겼던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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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따라 검도부에 들어가게 된 에이가. 하지만 여자 검도부원을 원했던 코지로는 남자는 아무래도 좋았다.
마침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는 에이가가 데리고 오겠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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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로: 에이가의 여자친구라...

키리노: 어떤 애일까요?

유지: 중학교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데요.

코지로: 어떤 애가 올 것 같아?
솔직히 난 존재조차 의심스러워.
녀석의 마음이 만들어낸,
녀석에게 밖에 보이지 않는 애라고.


에이가의 여자친구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을 꺼내놓으며 이야기하던 중에,
코지로의 말이 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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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로: 내 관점으로 보면...
미남 미녀 커플은 보기만 해도 열받아!
그 반대는 오히려 슬퍼지지.

커플은 합쳐서 100점.
즉, 30점 짜리 남자에겐 70점 짜리 여자,
10점의 여자에겐 90점의 남자인 게 세상의 균형에 좋은 법이야.

그러니깐 정말 이런 애일지도 몰라.
(위의 스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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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가: 기다렸지.
미야미야 데리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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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 처음 뵙겠습니다.
미야자키 미야코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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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 마!!!!

만화책에서도 웃겼던 장면이지만 애니에서의 그 압박은...(웃음)
뱀부 최강의 커플인 에이가&미야미야 커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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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영웅의 귀환

메탈기어 솔리드(이하 MGS)1이 나온 것이 1998년 겨울이였다. 솔리드 스네이크를 주인공으로 한 본 게임은 핵테러를 배경으로 한 치열한 싸움을 그렸고 세상을 지켜낸 영웅의 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후의 시리즈인 MGS2, 3에서는 솔리드 스네이크의 활약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MGS2에 스네이크가 등장하지만, 주요 플레이 캐릭터가 라이덴이라는 애송이였던 실정이라 왠지 주역의 느낌이 살지 않았다.

솔직히 그 때의 스네이크를 회상해 보면 전설의 영웅으로서 '언터치어블' 적인 존재라고 할까? 3번이나 세상을 핵의 위기로부터 구해낸 영웅의 이미지가 높디 높은 존재로 그려지고 있었다. MGS2에서는 라이덴의 시점으로 스네이크가 그려졌기 때문이였고, MGS3에선 스네이크가 두 번이나 쓰러뜨린 빅보스가 주인공이였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여하튼 많은 유저들은 솔리드 스네이크의 귀환을 기다렸고 그 바람은 MGS1로부터 10년의 세월이 지나 MGS4에서 이루어 졌다. 다시 돌아온 솔리드 스네이크는 이전의 매력적인 중년남에서 늙디 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올드 스네이크'로서의 귀환. 스네이크의 늙은 모습을 보고 바로 눈치 챘어도 좋을 이야기이다. 바로 여기서, 위대했던 솔리드 스네이크의 전설이 모두 끝이 날 것이라는 것을.


게임과도 같은 영화

잡입액션 게임인 MGS 시리즈에는 원래 '레이더' 가 있었다. 화면 우측 위에 뜨는 레이더를 보며 적의 위치를 찾고, 적들을 피해가는 것이 잠입의 기본이였다. 하지만 MGS3에서 레이더의 존재가 사라지고 주변환경과 동화하는 '카모폴라쥬' 기술을 도입함으로서, 진행이 느리고 귀찮아 졌지만 게임성은 월등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MGS4에서는 이를 한층 더 개선한 '옥토카무' 기술을 도입, 주변 환경에 따라 옷을 일일히 갈아입을 필요없이 알아서 복장이 변하는 신기술을 보여주었다. 이는 미래기술의 발전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자꾸 스타트 버튼을 누를 필요없이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남는다. 그리고 '솔리드 아이' 를 이용하여 적의 위치, 정보 등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전의 레이더에 비해 불편한 시스템이지만, 불편한 만큼 게임으로서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개선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MGS4의 게임성에는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잠입액션으로서 잠입의 묘미가 느껴지는 스테이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큰 아쉬움이고, 전작의 여러 기능이 삭제된 것도 그렇다. 이전 작인 MGS3는 정글에서의 서바이벌의 표방했기 때문에 음식 먹기, 응급치료 등의 요소가 있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아예 없어졌다. '서바이벌이 아니니깐' 이라고 말한다면 별 수 없고, 스네이크의 나노머신이나 슈츠가 그런 역할을 대신해 준다고 한다면 이해가 간다. 대신 다른 재미난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MGS4에서는 민병대들과 같이 싸운다는 것 이외엔 딱히 재미난 점이 없으니 영...(아, 메탈기어 MK2도 있군) 무엇보다 시리즈 대대로 내려오던 재미, '심심하면 무선치기' 가 별 재미를 선사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어차피 무선칠 상대야 두 명밖에 없지만 기대했던 오타콘과의 농담따먹기가 많이 나오질 않으니 그저 MGS1과 2 초반이 그리워질 뿐이다.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무기도 현지조달이 아니라서 초반부터 원하는 무기를 마음껏 얻을 수 있고, 탄환도 부족함이 없다.(오히려 더 많은 무기를 모아서 커스텀하는 재미가 생겼다) 전장을 잠입하다 보니 무기, 아이템 얻기가 너무너무 쉬워져서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할까. 특히 체력 아이템이 큰 문제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회복이 되는데 레이션은 왜이리 많이 나오는지. 체력에 너무 관대하다 보니 보스전에서 두들겨 맞아도 별 걱정이 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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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게임의 가장 큰 논쟁거리는 역시 무비일 것이다.
'영화와도 같은 게임' 이라는 말은 아마 파이널 판타지7부터 나온것 같은데,(게임을 만드는 데에 들인 돈이 영화 한 편과도 같다는 점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 같다) MGS2 이후로 이 말은 MGS 시리즈를 가리켜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MGS1은 (지금으로선)다소 조약한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중간 무비를 새로 만들지 않고 플레이화면 그대로를 이용하여 유저들의 게임몰입에 힘을 썼고 그런 성향은 이후 시리즈에 계속 되었다. MGS2에서는 놀랄 만한 그래픽을 선보여 마침내 진짜 영화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MGS3에서는 작중에 '자신이 직접 인물들을 움직이는 영화' 라는 말이 등장한다. 생각해 볼 것도 없이 MGS를 가르키는 말이다.

그리고 MGS4에 와서는 게임의 반절을 무비가 차지하게 된다. '플레이 시간보다 무비를 보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하는 것이 게이머들의 불만이다.  엔딩 영상이 1시간 반을 육박하니 감탄이 나오면서 동시에 질리기도 한다. MGS4는 시리즈의 주인공이였던 솔리드 스네이크의 마지막 전설, 모든 것을 끝내는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게임성보다 시나리오(무비)를 중시한 점은 조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무비도 단순히 '영화를 만들었다' 고 생각하기엔 힘들다. 코지마 감독이 만든 무비는 위의 말마따라 단순히 '자신이 직접 인물을 움직이는 영화' 가 아니다. (MGS4가 영화라는 시점에서)스네이크라는 주인공을 자신이 직접 움직여서, 적에게 둘러쌓이거나 습격을 당했을 때에 몰입감과 집중도를 강하게 끌어올린다. 영화의 주인공은 알아서 잘 처신해 나가지만, 게임이기에 '내'가 잘 해야만 앞길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다. 후반부, 스네이크가 지친 몸을 이끌고 마이크로파가 흐르는 통로를 지나갈 때에, 영화라면 그저 지켜볼 장면에서 우리는 버튼을 연타하며(...) '일어나! 스네이크!!' 를 외치게되는 것이다.(간만에 손가락 부셔질 뻔 했다)

더군다나 무비 곳곳에서 나타나는 게임적인 요소, 그리고 게임이기에 비로소 표현이 가능한 장면들은 일반 영화에서조차 접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준다. 이런 점을 보면 '영화같은 게임' 이라기보단 '게임같은 영화' 다. '비주얼 노벨' 과 같이 영화와 게임을 접목시켜 새로운 장르를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비주얼 노벨은 게임이 아냐' 라고 말한다면 뭐, 할 말은 없지만. 여하튼 MGS4는 '게임을 즐긴다' 는 관점보다는 '스네이크, 전설의 남자의 마지막 싸움을 지켜본다' 는 관점이 더 강하다. 오랫동안 우상이였던 노영웅의 마지막 싸움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저 모든 것이 용서되는 느낌이다...
아, 게임성이 나쁜 것은 아니다. 분명히 재미는 있다.


최고의 게임이란 이런 것이다!

MGS4가 해외웹진에서 만점행렬을 이어가던 중에 한 웹진이 10점 만점에 8점을 주어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다. 이에 게이머들이 해명을 요구했고, 웹진 관계자는 여러 단점을 들어 8점을 매긴 이유를 설명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MGS4는 욕을 하자면 얼마든지 욕할 수도 있는 게임이다. 가장 큰 논란거리인 무비와 플레이 타임. 그리고 게임성의 문제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여러가지 문제들... 잡지의 리뷰에서는 '좋은 점을 세자면 끝이 없으니 단점만을 얘기한다' 라고 했는데 그 단점이 적잖케 나오는 것을 보면 MGS4는 결코 완벽한 게임일 수는 없다. 그 단점 중에 하나를 꼽아보면 '오직 팬들만을 위한 서비스 게임' 이라는 점이다. 아마 무비와 더불어 MGS4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싶다.

MGS4는 팬이 아닌 유저들에게 극도로 불친절한 게임이다. 시리즈 단 한편이라도 빼먹은 유저에게도 불친절하다.(MGS3에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모든 스토리를 알 수 있게 한 EXISTENCE가 존재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일단 시나리오는 이전 시리즈를 모르면 전혀 이해를 못하게 되어있고, 게임의 명장면은 대부분 이전 시리즈를 아는 사람들만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장치로 만들어져 있다. 이것이 팬들에게는 천국, 새로운 유저들에겐 지옥이 되는데, 과학시간인 마냥 유전자와 나노머신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장면에서 새로운 유저들은 뭔 소리인지 몰라 지겨워 할 때, 팬들은 '과연! 그런 것이였구나!!' 하고 감탄하는 것을 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게임의 일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반에 걸쳐 그렇다. 실로 끔찍할만치 새로운 유저에게 불친절하다 말할 수 있다. 애초에 만들 때에 새로운 유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MGS4는 그런 식으로 극단에 치우처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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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S4는 어중간하기 보단 팬들만을 위하길 바랬다. 그래서 그 재미는 팬들만이 알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것도 단지 전 시리즈를 다 해본 팬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걸쳐 꾸준히 플레이 해 온 팬이 대상이다. 그렇기에 MGS4의 재미와 감동을 100% 느낄 수 있는 대상은 한정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라면 누구라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마지막, 스네이크와 리퀴드와의 최종결전을 지켜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외친 것과 같이.
'젠장, 이것은... 정말 최고다!!'


전설의 영웅, 그 마지막 싸움

광고문구와 같이, MGS4는 솔리드 스네이크의 마지막 싸움을 그리고 있다. 시나리오의 완결편인 동시에 전설의 영웅의 마지막 싸움이다.(게임성을 이은 후속작은 또 나올 수 있다) 시나리오로서 완성도는 좋은 정도라고 할까. 과거의 작품들은 후속작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후속작은 과거의 작품들을 수렴하는 법이다. 그 때문에 과거의 설정이 묘하게 변하거나 억지로 짜 맞추느라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MGS 시리즈는 그 부분을 잘 넘겼다. 작위적인 느낌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그렇군!'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였다. 오히려 문제라면 MGS4의 스토리가 조금 난해하다는 것이다. 엔딩까지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남아있다는게 꺼림직하다. 특히 나오미라던가, 나오미라던가, 나오미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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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것보다 솔리드 스네이크의 귀환과 마지막 활약상은 정말 훌륭했다고 본다. 몇 차례나 국가의 부름을 받고 세상을 구한 영웅. 이제는 노영웅이 되어 마지막 싸움에 나선다. 세계관은 근미래, '전쟁→전쟁고아 발생→고아들이 군인들 손에 길러져서 군인이 됨→전쟁' 과 '전쟁→군수산업 활발→경제 활성화→전쟁' 이라는 두 개의 악순환과 나노머신을 통해 전쟁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애국자들', 그리고 전 세계를 향한 리퀴드의 궐기... 처음부터 좋지 못한 상황에서 시작하여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악화일로를 걷는다. 후반에 가면 스네이크 이외에 모든 희망이 사라지고, 그 희망마저 가망성이 희미하다. 하지만 스네이크는 노로의 몸을 이끌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운다. 몸은 거의 한계에 다달았지만 자신의 싸움을 끝마칠 때까지 결코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안타깝고도 고귀한 싸움을 보면서 게이머들은 '이젠 그만 쉬었으면 좋겠다' 라 생각한다고 한다.

이번 작에는 메탈기어 MK2를 이용하여 스네이크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오타콘, 스스로 절망에 빠져 있으면서 스네이크와 함께 싸우는 라이덴. 스네이크와 인연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인 이 축제는 최후의 싸움으로 적절했다. 음, 무선치기 농담따먹기가 적었던 만큼 스네이크와 오타콘의 얘기가 많이 좋았었는데 특히 본작에 세 번이나 나온 '오타코오오온!!!!!!' 외치는 스네이크가 인상깊었다.(위험해지면 오타콘찾는 스네이크?) 개인적으로 MGS4의 최고 명대사라고 생각하는데(...) 혹자는 라이덴의 '나는 번개, 비의 화신' 이라고 주장한다나 뭐라나.

스네이크와 리퀴드(오셀롯)와의 오랜 인연, 그리고 대망의 결전과 같이 전설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MGS4는 정말 부족함이 없었다. MGS4가 지닌 의의에 충실했다고 본다. 스네이크와 리퀴드의 마지막 결전 동영상은 어떻게든 꼭 볼 만한 희대의 명장면. 꼭 볼 것을 추천한다.


좋은 것이구나...

자연스러운 전작과의 연계, 뛰어난 그래픽과 연출기법, 팬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MGS를 위한 MGS4.
메탈기어 시리즈는 본래 '메탈기어'라 하는 최종병기를 소재로 삼았지만 시대가 지나며 등장하는 인물들과 스토리가 더 커진 작품이였다. 코지마 감독은 MGS4로 점점 커져가던 메탈기어 시리즈에 하나의 막을 내렸다. 엔딩에서 시리즈 전체를 뒤집는 최강의 반전을 선보였던 것을 보면 분명 끝낼 생각이긴 했구나, 싶다. 설령 후속작이 나와도 그건 이 세대가 아닌 새로운 세대일 것이다.

부족함이 없었던 완결편. 참으로 좋은 결과다. 언제나 다음 작품이 기대되었던 것과는 달리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엔딩의 오타콘의 말마따라 솔리드 스네이크의 전설을 지켜본 목격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는 안도감.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지만 전설은 오랫동안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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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트: 이젠 2~3시간만 더 하면 메탈기어 솔리드4도 클리어하는군.

Q: 어서 엔딩을 봐야죠!

마실트: ...그런데 사실은 조금 엔딩 보기가 두렵단 말야.

Q: ??

마실트: 엔딩을 보게되면...
내 안에 있는 메탈기어가 끝나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Q: 그건 듣던 중에 또 헛소리군요.

마실트: 커흑... 하지만 말야!!!
이전 광고에서도 '솔리드 스네이크, 그 전설의 영웅의 마지막을 지켜보라!' 라고 나왔고,
'모든 전설이 여기서 끝난다!' 라고 떠들어 댔단 말야!!

Q: 그래도 인터넷에서 스포일러 당하는 것보단 직접 엔딩을 보는 편이 나을 텐데?

마실트: ...그래, 내가 이상한 거겠지.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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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엔딩 봅니다.


PS.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최고의 엔딩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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